조회 수 60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1017 - 역사를 알면 책 읽기를 멈출 수 없습니다


25년 동안 6번이나 왕이 바뀐다. 그것도 각종 정변을 통해서 정권이 바뀌고 어떤 왕은 1년 내지 6개월 만에 바뀌기도 했다. 그 시작에 있던 왕은 그 어느 때보다 경제적 부흥을 이룬 왕이었다. 당대 주변 열강이 다른 나라와의 싸움으로 이 나라를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기에 유래 없이 영토를 확장하고 대외 교역을 통해 경제적인 부를 축적한다. 하지만 번영의 혜택은 지배 층에 한정되었다. 그들은 축적된 부와 권력을 이용하여 향락과 사치를 즐기며 곤경에 빠진 이웃을 착취한다. 그런 탐욕과 부패는 많은 국민을 소작농이나 일용직 노동자로 농노로 전락하게 했다. 왕이 죽고 난 후에 거듭된 정변으로 정치적인 혼란에 빠진다. 거기다 주변 열강의 제국주의적 팽창 정책은 이 나라를 위협한다. 친제국주의와 반제국주의 사이의 정파간 반목은 정변의 주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정변의 과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피해를 보는 이들은 백성들이었다. 기득권층의 부의 축적을 위해서 백성의 고혈을 착취하는 것은 물론이고 도덕적으로 부패해져 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백성의 먹고 사는 일을 책임지고 보장해주고 지켜야 할 국가는 오히려 그들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만다. 시간이 지날수록 빈부의 격차는 커지고 권력과 자본층은 결탁하게 되어 독재국가의 병패가 그대로 드러나고 폭정과 부패는 걷잡을 수 없이 사회를 혼란과 분열에 빠지게 된다. 이런 국가를 향해 제동을 걸고 망국적인 행위라고 비판한 이들은 국가의 폭력으로 묻혀간다. 그러나 결국 자신들의 안녕을 보장해 주리라 줄을 섰던 바로 그 제국에 의해 나라가 멸망하고 만다. 이것은 BC 722년 북쪽 이스라엘의 이야기다.


거년의 가슴아픈 사건으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발생한 어처구니 없는 정치, 경제, 사회, 종교 등의 상황은 국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재고하게 한다. 유시민씨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고민을 동일 제목의 책에서 피력하고 있다. 개인보다 국가를 중시하는 국가주의,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자유주의, 국가를 계급지배의 도구로 보는 마르크스의 국가론, 선을 실현해야 하는 목적론적 국가등을 말한다. 국가주의자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을 지도자로 선호하고 자유주의자는 잘 소통하는 사람을 선호한다. 국가는 애국심을 요구하는데 국가주의 성향을 가진 이들은 이를 당연하게 여기고 반대편에서는 사악한 감정이라 한다. 그 사이에 무조건적 충성을 요하는 애국심이 아니라 공공의 안녕을 위해 함께 히려는 의지로서의 애국심은 그대도 좀 나은 편이다. 국가의 잘못에 대하여 혁명적인 방법은 국가를 근본적으로 고치긴 했지만 과정은 엄청난 폭력과 학살을 동반했고 결과 또한 또 다른 억압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점진적 개혁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국가가 반드시 실현해야 하는 선(善)은 ‘정의’다. 그래서 국가는 시민들이 마땅히 가져야 할 것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치인에게는 반드시 ‘책임윤리’가 요구된다. 그래서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 하면 무책임한 신념으로 전쟁도 불사하는 무책임한 사람이 된다.


“"내가 바라는 국가는 사람들 사이에 정의를 수립하는 국가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하는 국가이다. 국민을 국민이기 이전에 인간으로 존중하는 국가이다. 부당한 특권과 반칙을 용납하거나 방관하지 않으며 선량한 시민 한 사람이라도 절망 속에 내버려두지 않는 국가이다. 나는 그런 국가에서 살고 싶다." 유시민씨가 쓴 <국가란 무엇인가>의 표지에 나와 있는 그가 꿈꾸는 나라의 모습이다.


가장 번영했던 시기 이면에 자리하고 있으나 가려진 부패와 독재 그리고 극심한 빈부의 격차는 결국 곪을 대로 곪아지다가 망국의 길로 간 북이스라엘의 이야기는 역사 이래 많은 나라들의 흥망성쇠에 반복되어서 나타났다. 작금의 정치 현실은 국가주의나 독재국가 내지는 군자와 왕정의 폐해를 어느 것 하나 버리지 않고 고스란히 안고 가는 모습이다. 비판의 목소리들은 가차없는 폭력으로 족쇄를 채운다. 국민을 위한 국가가 아니라 국가를 위한 국민 교육 헌장과 애국심을 고취시키며 무책임한 정책을 남발한다. 모든 것은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서다. 그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 피폐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남은 고혈마저 온갖 명목으로 쥐어짜서 마르게 한다.


역사를 배우는 것은 오늘의 현실을 바로 보기 위함이다. 그리고 내일을 준비하면서 지금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를 결정하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무지한 운명론에 빠진다. 심지어 그것이 왜곡되어 국가에 의해 지배 된다면 국민은 수단이 되고 기득권만을 위한 나라가 되고 만다. 그런 절대 권력은 부패하여 결국 망조에 빠질 것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한다. 탐욕은 끝이 없으므로. 작금의 현실 앞에서 점진적 개혁을 위한 책읽기를 제안하고 싶다. 물론 이마저도 국가는 억압하고 싶겠지만 그럴 경우 급진적 사회 혁명으로 혼란케 될 뿐이다.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일과 동시에 오래 걸리는 개혁의 길을 위해서 깨어 있는 시민으로 깨워가는 시민으로 함께 가는 시민으로 이 나라를 만들고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다시 역사를 배우는 그 책읽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웃는사람 라종렬

광양시민신문 쉴만한물가 기고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 20161224 - 미움받을 용기 웃는사람 2017.01.07 649
44 20151213 - 뒷모습엔 살아온 삶의 흔적이 남아 있다. file 웃는사람 2016.12.16 663
43 20160625 - 전원 오프(OFF) 웃는사람 2016.06.26 624
42 우리의 시선이 머무는 곳 - 181호 웃는사람 2015.11.22 715
41 책읽기의 혁명 - 180호 웃는사람 2015.11.15 692
40 광인(狂人)이 되어야 사는 세상 _ 179호 웃는사람 2015.11.08 621
39 프레임(Frame) 전쟁 _ 178호 웃는사람 2015.11.08 571
38 역사는 ‘우연’이 아닌 ‘필연’의 연속이다. _ 177호 웃는사람 2015.11.08 574
» 역사를 알면 책 읽기를 멈출 수 없습니다 - 176호 웃는사람 2015.10.18 600
36 가을의 이름들 - 쉴만한물가_172호 웃는사람 2015.09.20 603
35 자식 농사(農事) - 쉴만한물가 171호 웃는사람 2015.09.19 648
34 가을 앞에서 웃는사람 2015.09.19 551
33 트라우마 웃는사람 2015.09.19 479
32 작은 우주 웃는사람 2015.09.19 565
31 메기의 추억 웃는사람 2015.09.19 991
30 고비에서 웃는사람 2015.09.19 524
29 가족처럼(?) 웃는사람 2015.09.19 499
28 소수의견과 극비수사 웃는사람 2015.09.19 499
27 민본애민(民本愛民) 웃는사람 2015.09.19 509
26 20150705 - 대주는 것 웃는사람 2015.09.19 613
Board Pagination Prev 1 2 ... 3 Next
/ 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