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19 14:55

작은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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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2 - 작은 우주


우주의 크기를 보여주는 영상을 접한 적이 있다. 한 사람으로 부터 시작하여 마치 카메라 앵글로 잡아 주는 것처럼 보여주면서 점점 범위를 확대해 간다. 금새 지구가 한눈에 들어오고 지구 주위의 행성들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태양계가 눈에 들어온다. 이어서 태양계 전체를 보면 가장 큰 목성의 크기는 지구보다 수 백배 이상 큰 행성에 놀라지만 이런 모든 태양계의 행성을 다 합쳐도 태양의 크기에는 미미할 분이었다. 태양계를 벗어나면서부터 나타나는 성운과 그보다 더 큰 행성들의 크기는 태양의 속도로 측정하는 ‘광년’으로 우리가 가늠할 수 있는 수의 한계를 벗어난다. 그렇게 끝도 없이 수 많은 성운과 성단을 지나 은하에까지 이르면 지구는 한낮 티끌로도 표현하기 힘든 크기다. 은하군과 은하단을 넘어 초 은하단까지 이르면 이 모든 것을 묶어 표현하는 크기로 말하고, 그 보다 더 큰 우주의 묶음은 멀티버스, 제노버스, 옴니버스까지 이른다. 이렇게 우주가 넓고 크다니…


영상은 이제 반대로 돌아간다. 그 광할한 우주에서 다시 지구로 돌아온 앵글은 사람에게 집중된다. 그리고 다시 사람의 신체 내부를 확대해 간다. 사람의 내부를 확대해 가기 시작하면서 다시금 우주의 태양계와 같은 세포와 핵 그리고 더 확대 해 가는 작은 우주가 끝도 없이 확대되어간다. 광할한 우주만큼 인간도 작은 우주임을 이내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니 우주도 인간도 ‘신비’라는 단어로 신묘막측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우주의 기원을 연구하는 일이나 인간의 몸을 연구하는 일이나 알면 알 수록 그 오묘한 신비 앞에 그저 겸손해 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인간을 아는 것이 우주를 아는 것이고, 우주를 아는 것이 인간을 아는 것이라는 결론으로 비약할 수 있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그러하다. 부부 부자 형제 친척을 비롯한 가정에서의 관계가 결국 이웃과의 관계와 연결되어 있다. 친구와의 관계에서부터 학연 직장 사회 정치적인 관계까지 한 인간과 이웃과의 관계는 아죽 작은 단위의 관계에서부터 시작한다 할 수 있다. 결국 이것이 확대된 공동체와의 관계 즉 국가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그 안에는 인간과의 관계와 유사한 관계의 법칙들이 그대로 적용된다. 한 사람의 인격과 세계관 그리고 그의 관계에 대한 법칙은 결국 이웃에게 그리고 공동체와 국가, 더 나아가 더 많은 세상과의 관계로까지 영향을 미치고 역으로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간다.


이렇게 본다면 결국 한 사람의 인격은 좋든 싫든 우주의 아주 미미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존재의 이유가 없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무슨 거창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뭉뚱그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성이 건강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어려서 부터 건강한 관계를 보고 배우고 맺으며 살아가는 것이 성장해 가면서 만나는 많은 이들과의 관계도 원만하고 건강하며 생산적인 방향으로 성숙해져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서 일어나는 관계의 갈등들은 결국 가정과 학교에서 배운 건강한 관계 개선 법칙들이 몸에 밴 대로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하는 일들은 결국 쌓이고 확대되어서 더 큰 공동체 내지 사회와 국가와의 관계까지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가정과 직장 그리고 어떤 조직과 공동체 더 나아가 국가를 이끌어가는 지도자의 위치에 모든 인간은 서게 된다. 자기 자신을 리드하는 일도 역시 지도력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더 큰 조직을 이끄는 데에 다른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어려서부터 어떤 환경에서 배우고 자랐는지, 그 사회가 어떤 것을 지향하는 지에 따라 좌우된다. 물론 그 가운데는 혼자가 아니라 돕는 사람이나 전통이 있어서 그것으로 유지되는 경우들도 있지만 그래도 지도자의 역량이 결국 공동체의 방향과 분위기 내지 모든 것을 좌우하게 된다. 그만큼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무엇을 알고 있는지 분수와 주제를 아는 일은 조직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운명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지금 우리가 사는 우주는 건강한가?하는 질문은 작은 우주인 각 개인 개인이 건강한가?라는 질문과도 같다. 그것은 국가 간의 관계에도 마찬가지다. 이미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또 풀어갈 수 있는 길과 지혜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자신의 부족함과 분수를 알고 사람 사이의 관계를 풀어가고 이어가듯이 소 공동체와 지역 그리고 국가간의 관계도 그렇게 풀어갈 수 있길 바란다. 폭력과 이기 그리고 독재와 위협이 아닌 더불어 상생하는 평화적 방법으로 말이다. 이 광할한 우주에서 미미한 지구별의 한 구성원으로서 민폐를 끼치는 오염원이 아니라 평화를 만드는 작은 우주의 별처럼 살아가길 바란다.


웃는사람 라종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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