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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4 - 미움받을 용기


알프레드 아들러의 심리학을 ‘용기의 심리학’이라 할 수 있다. 그는 트라우마를 부정하라 한다. 보통은 지금의 처지에 대해서 조상탓 과거의 상처와 문제가 원인이라고 말하면서 비관한다.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며, 그럴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별 뾰족한 수가 없기에 그냥 이렇게 산다고 말한다. 아들러는 그런 이들을 향하여 "자네가 불행한 것은 과거의 환경 탓이 아니네. 그렇다고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자네에게는 그저 '용기'가 부족한 것뿐이야."라고 말한다. (그래서 기시미 이치로가 아들러의 심리학을 분석하면서 내어놓은 책의 원제는 “행복해질 용기”라고 한다)


내가 선택할 수 없었던 것이 있었다. 하지만 선택할 수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것은 대부분 나의 선택으로 인한 것이다. 무엇이 주어지든 이제는 내가 선택하고 내가 고쳐가고 내가 주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 변하지 않겠다는 것은 ‘스스로 변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이들을 바꾸려 하지 말고 먼저 자신을 바꾸라 한다. 회피하거나 미루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변화 내지 성숙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중 상당수는 ‘타인의 과제’에 따라 끌려가는 인생을 산다. ‘타인의 과제’라 함은 나를 향한 다른 이들의 기대 내지 아들러는 그런 타인의 과제를 버리라 한다. 남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든 마음에 두지 않고, 남이 나를 싫어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인정받지 못한다는 대가를 치르지 않는 한 자신의 뜻대로 살 수 없다. 그러니 행복해 지려면 이 과제를 버리고 '미움받을 용기'도 있어야 한다. 그런 용기가 생겼을 때, 많은 관계가 달라지게 된다.


진실을 감추려는 자, 거짓을 말하려는 자, 진실을 밝히려는 자, 진실을 감추는 일에 부역하는 자, 거짓을 조장하며 세뇌하고 강요하는 자, 진실을 밝히려는 자와 함께 위증자들과 싸우는 자… 이들 모두 국정농단의 진상을 밝혀보고자 열린 청문회에서 볼 수 있는 자들이다. 지난 수일동안 오래도록 고질병처럼 암적 존재로 자라온 생채기가 드러나 수술을 단행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러 묘한 도박사건 하나로부터 시작된 일이 나비효과처럼 정치, 경제, 문화, 종교, 교육등에 오래도록 가려진 거짓을 들춰내게 했다. 급기야 온 나라가 경악하고 황당케하여 결국 수백만명의 사람들을 거리로 나서게 했다.


오래도록 함께한 혈연, 지연, 학연등으로 이어진 이들과 지내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 그런 부분들을 말하거나 멈추게 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때로는 자신이 오래도록 쌓아온 관계와 명예등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릴 수도 있음을 또한 각오해야 하고, 급기야는 생명까지도 잃을 수 있고, 자신 뿐 아니라 함께 한 이들에게도 자신 때문에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역시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내부 고발자들, 진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놓은 이들, 명예를 위해서 기꺼이 감봉과 정직과 제적을 감수하는 이들, 처벌을 기꺼이 감수하고서 은폐된 진실을 파헤치고 고발하는 이들, 이러한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 뉴스를 보도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런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서 촛불을 들고 거리로 광장으로 나온 이들 모두 결코 쉽지 않은 일을 결행한 이들이다.


이들은 모두 ‘미움받을 용기’를 가지고 결행한 것이다. 타인의 과제와 관계때문에 어찌할 수 없었다고 핑계하지 않고,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지 않고,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넘기지 않고, 용서해야 한다고 쉽게 말하지 않고, 좋은게 좋은 거라 대충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노래하면서 기꺼이 미움받을 용기를 갖고 촛불을 든 것이다. 이들의 용기는 충분히 ‘행복해질 용기’라 할만하고, 꼭 그렇게 되어야 한다.


시대가 악하다고 한탄하지 말자, 언제인들 악하지 않은 시대가 있었던가? 먹고 살기 힘들다고 불평하지 말자, 항상 경기가 좋지 않다고 불평을 하지만 실은 욕망을 채우지 못함에 대한 불평이다. 언제인들 먹고살기 편할 때가 있었던가? 금년 한 해도 다사다난 했다. 특별히 대통령 탄핵으로 연말이 매우 시끄럽다. 그런데 언제인들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해가 있었던가? 세월도, 역사도, 우리도 흘러간다. 흐르는 모든 것들이 굴곡없고, 마디 없는 것이 있던가? 그 굴곡과 마디가 결국 흐르는 것을 정화하고 성숙하게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한편으로 보면 즐거울 수도, 행복할 수도, 소망을 품을 수도 없는 핑계들이 넘치고 넘친다. 시대와 현실과 상황과 여타의 것들을 핑계로 얼마든지 비관적, 소극적으로 움츠려 들 수 있다. 하지만 용기를 갖자. 미움받을 용기, 아니 행복해질 용기 말이다. 그래야 변한다. 그래야 싸울 수 있고, 달려드는 불행을 저항하고, 부정한 현실을 개혁하고, 굽어진 것들을 곧게 할 수 있으며, 부패의 사슬을 끊고, 즐겁고 행복한 소망을 꿈꾸며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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