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19 14:56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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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30 - 트라우마


두려움과 공포, 충격에 대한 트라우마는 남은 평생에 영향을 미친다. 할 수만 있다면 이러한 일들을 겪고 싶지 않겠지만 살다보면 본의 아니게 이런 두려움과 공포를 당하거나 휩쓸리는 경우들이 국가 사회  지역 공동체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폭력을 당하는 일에서부터 부모의 싸움과 전쟁등의 충격은 모두 본인의 선택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것들이다. 특히나 그것이 어린아이일 경우에는 충격이 훨씬 더 클 수 밖에 없다. 지금도 전세계 곳곳에서는 내전으로 인해 어린아이들이 이러한 충격에 무방비로 노출 되는 수가 부지기 수라 한다. 철없는 어른들의 탐욕으로 인해 무고한 생명들의 희생을 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전쟁과 평화의 비율에 있어서 평화보다 전쟁이 훨씬 많게 느껴지는 것도 그 충격의 여파가 일평생 가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전쟁이 끝나더라도 그 후유증으로 인한 질병과 트라우마는 일평생 가기 때문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금 우리사회의 많은 부분들은 여전히 전쟁의 후유증을 겪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전쟁의 개념을 물리적인 전쟁에서 좀 더 확대해 보면 심지어 삶이 전쟁이라는 표현으로 까지 확대된다. 그렇게 본다면 한 사람의 인격과 사회의 성격은 철저하게 전쟁의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고향에 계신 어머니는 지금도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고 계신다. 큰 소리가 나거나 놀라는 일이 생기면 금새 민감한 반응을 보이신다. 지금 팔순 중반쯤이시니 일제강점기를 비롯하여 여순사건과 한국전쟁등을 가장 민감한 10대때 경험하신 것이다. 여느 어르신들처럼 완고하실 수 밖에 없고 전쟁에 대해서 두려움을 갖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시간이 지나 많이 완화되긴 하셨지만 불쑥불쑥 본의 아니게 발생하는 사건들과 여러 매체들을 통해서 전해지는 전쟁에 대한 이야기들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칠순이 넘으신 어른들 외에는 대부분 전쟁 후 세대라 한다. 그 중에서도 월남 파병이나 중동지역으로 파병되어 전쟁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일부의 사람들 외에는 대부분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가 약하거나 거의 없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 지금 휴전상태다. 그래서 혹자는 통일이전에 휴전의 상태가 종전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다 보니 전쟁에 대한 간접 경험을 우리네 모든 남성들과 자원입대하는 일부 여성들은 군에 입대하여 경험하게 된다. 아주 작은 모의 전쟁훈련에서부터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전쟁에 대한 간접경험을 부득이하게 받으며 살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노소를 막론하고 전쟁과 군대이야기 하면 날이 새는 것도 모를 정도로 열을 내고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서 또 군에 가지 않는 이들에게도 전해진다. 물론 그 강도와 충격은 미미한 수준이겠지만 결국 국민 모두가 휴전상태의 트라우마에 노출된 것이나 진배없다. 그래서 전쟁은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크나큰 트라우마다.

이런 민감한 사안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세력이 있다. 정치와 소위 기업하는 이로부터 크고 작은 이기적인 집단, 심지어 종교마저도 이런 트라우마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거나 유지하는 것이다. 그 속내는 다 간파할 수 없겠지만 분명 전쟁에 대한 공포를 가진 이들에게는 아주 미미한 수준의 충격만으로도 크나큰 두려움의 기억들을 떠올려 공포에 떨게하고 이성과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이 어처구니 없는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북풍이라고 하는 이슈는 보수세력의 결집과 트라우마를 가진 이들을 꼭두각시처럼 만들어 버린다.

이 트라우마를 이용하면 한 인간과 한 사회를 얼마든지 쥐락펴락하고 좌지우지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소위 병주고 약주는 형태로 조삼모사하면서 길들인다. 입소문만으로도 가능했던 일을 빠른 소통의 도구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시청각으로 분위기를 조성해 가는데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교묘하다. 그런 현실을 깨우친 이들에겐 그 교활함을 보면서 치를 떨 일이다.

또 한 차례 전쟁의 공포정치가 진행 중이다. 귀를 닫고 눈을 가리고 입을 막는다. 생각도 저항도 외침도 옮음도 그치라 한다. 그러면서 애써 위장된 평화를 간사하게 맛보게 한다. 그렇게 또 길들여져 간다. 지금 우리가 사는 나라의 한 단면이다. 언제고 이런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서 위장된 평화가 아닌 참 평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광복이 있는 달을 마무리 하면서 진정한 광복을 위해 각 분야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평화와 사랑을 전하는 종교이면서 오늘날 가장 큰 공포를 조장하는 기독교 국가를 이해할 수 없는 눈으로 바라보면서...


웃는사람 라종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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