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19 14:53

가족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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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6 - 가족처럼(?)


‘애프터 서비스’의 줄임말인 ‘A/S’라는 말을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있지만 영어권에서는 이 말이 조금 달리 이해된다는 사실을 최근 우연히 본 영상을 통해 알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위 ‘콩글리쉬’가 외국인들에게는 어떻게 들릴지 테스트를 해 보았더니 상당수 저속어 내지는 차마 말을 할 수 없는 성적(性的) 표현을 상기하는 것들도 상당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각설하고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일들이 실상과 내막을 들여다보면 많은 애로와 웃지 못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서비스업이 많이 늘어나다 보니 어디를 가나 이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만나게 된다. 간단한 물건을 사는 일에서부터 식당이나 은행이나 여행과 가게 마트 등등 우리 주변 모든 경제활동 구역에는 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속으로야 돈을 벌려고 그런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디 다른 이의 주머니에서 돈이 그냥 나오는 것은 아닐 터 오장육보가 뒤틀리는 일이 있어도 자세를 흐트리지 않으려는 모습들은 보통 신경쓰이는 일이 아닐 것이다. 눈에 보이는 서비스 업 뿐 아니라 전화서비스 등을 하는 이들은 더더욱 얼굴을 안보이지만 사근사근한 목소리에 끝까지 ‘고갱님 고갱님(고객님)~’하면서 화도 내지 않고 고객을 응대한다.


단정하게 옷을 입고 언제나 미소띤 얼굴에 상냥한 말투와 공손한 자세로 임하는 이들을 만나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주는 대로 받는 것처럼 받는 대로 또 응대하기 마련이지만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당사자들의 애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한다. 하여 주기적인 쉼과 정신과적 치료에 임하지 않고서는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엉뚱한 곳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고 한다. ’한번 웃기 위해서는 그 사람 안에서 열번은 울음을 삼켜야 한다고 하지 않던가? 그래서 ‘일노일노( 一怒一老) 일소일소(一笑一少)’하는 말이 서비스업 종사자들에게는 무색해 진다. 한번 화를 내면 문제가 되고 결국 늙어가는 일보다 자신의 직을 상실하게 된다. 하여 한번 웃기 위해서는 오히려 속 사람은 오만가지 스크레스가 이만저만한게 아닐테다.


사실 장사하는 이들에게 이러한 서비스직은 이제 필수불가결한 일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더 철저하게 교육하여 손님들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대하고 심지어 어떤 곳은 이들에 대한 평가마저 손님으로부터 내려 달라고 해서 그에 따른 성과들을 바로 적용하기에 이들에 대한 수준은 거의 다른 나라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요즘엔 손님이 아니라 손님에게 쓰는 언어도 이상한 ‘존칭’까지 사용된다. 하여 손님뿐 아니라 손님에게 주는 물건이나 ‘말’까지도 과한 ‘존칭’을 사용하여 문법에도 맞지 않아 듣기 민망할 정도다. 한 두 번 고치다가 괜한 진상 손님으로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줄까봐 더이상 언급하지 않는다.


그런데 실제 정말 웃는 얼굴 속에는 피눈물을 흘리는 일들이 많다고 한다. 그 원인은 자체 내에서 서비스를 잘하라는 상관의 지시에도 스크레스를 받겠지만 그런 이들을 대하는 ‘손님’의 수준에서 정말 웃지 못할 일들이 많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손님들을 통상 ‘진상 손님’이라 표현한다. ‘손님은 왕이라’고 대하라는 종사자들의 자세에 진짜 자신이 왕인것처럼 군림하려 드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종종 포털 사이트에서 소개되는 이런 진상 손님들에 대한 사례를 들어보면 정말 저런 사람들이 있을까 싶지만 종일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는 실제로 일하는 육체적인 노동이나 여타의 문제들보다 이런 손님들을 만나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막무가내로 불법내지 편법과 부당한 요구들, 그리고 특권 의식과 새치기에 배려는 눈꼽만치도 없이 이기적인 모습으로 서비스를 요구하는 이들이 그들이다.

서비스직에 대해서 막 대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두 ‘나랑 상관없다’는 생각 때문으로 보인다. 만일 그런 일을 하는 이들이 내 자식, 내 조카, 내 손주가 그런 일을 한다고 하면서 그런 대접을 받는다면 길길이 날뛰면서 난리를 칠게 뻔하다. 결국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하는 너무도 이기적인 모습들이 ‘나랑 상관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부터 온갖 횡포와 진상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가족처럼’대한다고 해서 오늘날 가족 간에도 함부로 대하는 일들이 있기에 유일한 답이 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거칠어진 마음들에 더위까지 기승을 부려서 불쾌지수가 높아 배려와 양심이 설 자리가 좁아지긴 하겠지만, 그래도 온갖 휴가지에서 이런 일들을 하는 많은 이들을 만날 터인데 그 때 한번 더 생각하고 배려해서 서비스에 임하는 이들을 향하여 ‘가족처럼’ 생각하면서 서로 대한다면 서로가 함께 즐겁지 않을까?


웃는사람 라종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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