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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 12:1-6 기쁨의 두레박

샬롬! 오늘은 이사야 12장 1절에서 6절까지 말씀으로 '기쁨의 두레박'이라는 제목으로 묵상에세이를 나누겠습니다.

온전한 신앙이란 진노 너머에서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위로를 미리 믿어, 눈물의 한복판에서도 감사의 두레박을 구원의 우물 깊이 내리는 생명 사건입니다.

칠월의 마지막 날, 가마솥처럼 끓어오르는 뙤약볕이 온 산하를 달구고 있습니다.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아득하게 피어오르고, 짙은 녹음 속 매미들은 타는 갈증을 호소하듯 쟁쟁한 울음을 쏟아 놓는 한여름의 한복판입니다. 가만히 서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이 계절, 쉼 없이 돌아가는 세상의 쳇바퀴 속에서 영혼의 지독한 목마름을 안고 서성이다가, 아무리 애를 써도 해갈되지 않는 삶의 부조리 앞에서 남몰래 눈물짓고 계신 모든 분의 심령 위에, 존재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나는 주님의 다사로운 평화가 깃들기를 소망합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린 시절 여름날, 마을 어귀 우물가의 풍경을 기억하시는지요. 두레박이 어둡고 깊은 우물 속으로 내려가 한참을 출렁이다 올라오면, 그 안에는 한겨울 얼음장 같은 물이 찰랑찰랑 담겨 있었습니다. 신기한 것은 그 우물이 가장 뜨거운 가뭄의 계절에도 마르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눈에 보이는 땅은 쩍쩍 갈라져도, 땅속 깊은 곳에는 사람의 눈이 닿지 않는 수맥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사야 12장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노래가 바로 이 우물가의 노래입니다.

이사야 12장은 1장부터 11장까지 이어져 온 심판과 회복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는 감사 찬송입니다. 놀랍게도 이 노래는 아직 포로의 사슬이 풀리기도 전에, 심판의 먹구름이 걷히기도 전에 미리 부르는 노래입니다. "여호와여 주께서 전에는 내게 노하셨사오나 이제는 주의 진노가 돌아섰고 또 주께서 나를 안위하시오니 내가 주께 감사하겠나이다"(사 12:1). 선지자는 하나님의 진노의 심판을 구원의 단절이 아니라 구원의 출발점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뼈아픈 징계조차 우리 영혼에 낀 교만과 탐욕의 더께를 씻어 내고 기어코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께로 돌이키시려는 애끓는 자비의 과정임을 알았기에, 그는 환난의 한복판에서 두려움 없이 고백합니다.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며 나의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심이라"(사 12:2). 그리고 이 고백 위에 저 눈부신 약속이 주어집니다. "그러므로 너희가 기쁨으로 구원의 우물들에서 물을 길으리로다"(사 12:3).

우리는 저마다 내 힘으로 인생의 갈증을 해결해 보려고 욕망의 웅덩이를 팝니다. 돈과 성공과 평판이라는 물을 채워 영혼의 목마름을 달래 보려 안간힘을 쓰지만, 그 웅덩이는 번번이 터져 물을 가두지 못합니다. 프랑스의 사상가 시몬 베유는 『중력과 은총』에서 "은총은 빈 곳으로만 들어간다"고 썼습니다. 내 손으로 움켜쥔 것들로 가득 찬 마음에는 은총이 스며들 자리가 없습니다. 스스로 구원자가 되려던 그 피로한 움켜쥠을 내려놓고 빈 두레박처럼 주님 앞에 엎드릴 때, 비로소 우리는 인간의 노력으로는 닿을 수 없는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수맥을 만납니다. 갈보리 언덕에서 옆구리가 찢기시며 생수의 강을 여신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죄와 절망으로 타들어 가던 인류의 영혼을 영원히 적시는 가장 깊고 맑은 구원의 우물이십니다(요 7:37).

참된 묵상이란 바로 이 우물가에 날마다 나아가는 일입니다. 내 욕망을 종교적으로 포장하여 하나님을 내 웅덩이 채우는 일꾼으로 부리려는 기만을 멈추고, 텅 빈 마음의 두레박을 말씀의 깊은 우물 속으로 잠잠히 내려보내는 거룩한 안식입니다. 그렇게 어둠 속에서 길어 올린 감사의 물이야말로 우리 영혼의 무기력을 몰아내고 하늘의 명랑함을 회복시켜 줍니다. 그리고 그 기쁨은 결코 혼자만의 것으로 머물지 않습니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의 행하심을 만국 중에 선포하며"(사 12:4). 우물가의 노래는 담장을 넘어 만국으로 흘러가고, 구원받은 이들은 목말라 헐떡이는 이웃에게 시원한 생수 한 바가지를 건네는 환대의 사람으로 변모합니다.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가 우리 가운데 크시기 때문입니다(사 12:6).

폭염이 대지를 삼킬 듯한 이 여름의 끝자락, 남의 몫을 빼앗아 내 웅덩이를 채우라는 세상의 무정한 문법을 미련 없이 거절하십시오. 그저 내 텅 빈 영혼의 두레박을 들고 주님의 우물가에 고요히 머무는 묵상의 자리로 나아가, 값없이 길어 올린 은혜의 생수로 내 곁에 지치고 목마른 이웃들의 시린 목을 다정하게 축여 주는 찬란한 평화의 순례자가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모든 성도가 매일성경으로 매일 묵상하는 광양사랑의교회 평화의길벗_라종렬 목사였습니다. 묵상의 여정에 있는 여러분의 오늘 하루도 주님의 평화가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평화의길벗_라종렬

유튜브에서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8_jNmQV8p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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