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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5:31-47 사랑이 없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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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신앙은 문자에 갇힌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하나님의 사랑을 모셔 들여 그분의 음성을 삶으로 번역해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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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지금 당신의 정체성을 의심하며 날 선 비난을 퍼붓는 이들 앞에 서 계십니다. 그들은 성경을 달달 외우고 율법의 세칙을 철저히 지키는 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생명의 실체이신 예수께서 눈앞에 계심에도 그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주님은 그 이유를 가슴 아픈 문장으로 짚어내십니다. "다만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너희 속에 없음을 알았노라."(요 5:42)

지식은 사람을 교만하게 만들기 쉽지만, 사랑은 사람을 겸허하게 만듭니다. 유대 지도자들은 성경에서 영생을 얻으려 부단히 애를 썼으나, 정작 성경이 가리키는 '사랑의 실체'에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파스칼은 "하나님에 관한 지식은 사랑 없이는 도달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마음의 눈이 사랑으로 씻기지 않으면, 진리는 그저 딱딱한 화석이나 박제된 문자에 머물 뿐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오래 하고도 여전히 누군가를 정죄하고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우리 속에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뜨거운 엔진이 꺼져 있기 때문은 아닌지요.

오늘날 신앙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이들은 대개 교리적 모순이 아니라, 신앙인들의 삶에서 '사랑의 부재'를 목격할 때 절망하곤 합니다. 주님은 서로 영광을 취하느라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영광은 구하지 않는 종교인들의 허영을 꾸짖으십니다. 적극적인 신앙이란 남보다 더 많은 지식을 쌓거나 화려한 종교적 경력을 쌓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 안에 도사린 명예욕과 자기중심성을 비워내고, 그 빈 자리에 연약한 이웃을 향한 하나님의 긍휼을 채우는 일입니다.

광양사랑의교회 성도 여러분, 하나님은 우리에게 대단한 신학적 해답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우리가 '말씀의 거울' 앞에 서서 우리 마음의 완악함을 돌아보길 원하십니다. 성경을 읽는 목적은 정보를 얻기 위함이 아니라, 말씀을 통해 우리 영혼이 하나님과 깊이 사귀기 위함입니다. 그 사귐이 깊어질 때, 비로소 우리는 나사렛 예수라는 통로를 통해 흐르는 하나님의 생명을 맛보게 됩니다.

연약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가 그분을 사랑하기 훨씬 이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 사랑이 우리 안에 거할 때, 비로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증오가 있던 자리에 연민이 싹트고, 정죄가 있던 자리에 용서의 꽃이 피어납니다. 문자에 갇힌 신앙을 넘어, 오늘 내 곁에 있는 작은 이의 신음 속에서 주님의 음성을 듣는 '사랑의 사람'으로 살아갑시다. 그때 우리는 비로소 성경이 증언하는 그 생명의 길 위에 서게 될 것입니다.

평화의길벗_라종렬


***


요한복음 5:31-47 서로의 시선에 갇힌 감옥을 넘어, 하나님의 '눈맞춤'으로 나아가는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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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은 텍스트를 분석하여 영생을 소유하려는 지적 탐욕이 아니라, 사람들의 칭찬과 인정에 목매는 욕망의 질주를 멈추고(Stop), 우리를 향해 끙끙 앓으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내 마음을 '조율'하여 그분과 눈을 맞추는 인격적 사건입니다.

*

무채색의 일상 속에서도 간간이 비치는 햇살이 반가운 계절입니다. 저마다의 고단한 짐을 지고 오늘이라는 시간의 강을 건너오신 광양사랑의교회 성도 여러분, 그리고 삶의 모호함 속에서 여전히 길을 찾고 계신 모든 분께 주님의 평화를 전합니다.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세상은 ‘인정 투쟁’의 전장과도 같습니다. 남들에게 내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증명해야 하고, 박수갈채를 받아야만 비로소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이 피로한 삶의 구조 속에서, 오늘 우리가 마주한 요한복음 5장의 말씀은 우리 폐부를 찌르는 서늘한 질문을 던집니다.

유대인들은 성경을 열심히 연구했습니다. 그들은 성경 속에 영생이 있다고 믿었고, 율법의 문자 하나하나를 치열하게 파고들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을 향해 탄식하십니다.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연구하거니와… 너희가 영생을 얻기 위하여 내게 오기를 원하지 아니하는도다” (요 5:39-40).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 아닙니까? 하나님을 알기 위해 성경을 읽는데, 정작 하나님이 보내신 예수님은 배척합니다. 송민원 교수는 그의 책 『지혜란 무엇인가』에서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 이미 알고 있는 모범답안을 확인하려 하거나, 내가 듣고 싶은 말만 골라 들으려는 욕망을 비워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유대인들은 텍스트(문자)에는 해박했을지 몰라도, 그 텍스트가 가리키는 실체이신 예수님의 가슴, 그 펄떡이는 사랑과 만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그들의 가슴속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요 5:42)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없으면 지식은 교만이 되고, 신앙은 타인을 정죄하는 흉기가 됩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근본적인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십니다. “너희가 서로 영광을 취하고 유일하신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영광은 구하지 아니하니 어찌 나를 믿을 수 있느냐” (요 5:44).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말하지만, 실상은 ‘서로의 영광’을 구하며 살 때가 많습니다. 사람들 사이의 평판, 교회 안에서의 지위, “믿음 좋다”는 칭찬에 목을 맵니다. 이것은 일종의 ‘거울 감옥’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비추어주며 그 안에서 만족을 얻으려 하지만, 그곳에는 생명이 없습니다. 이기주 작가는 “말은 나름의 귀소 본능을 지닌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의 칭찬을 얻으려고 뱉은 화려한 종교적 언어들은 결국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우리 영혼을 더 헛헛하게 만들 뿐입니다.

이 지독한 자기애와 인정 욕구의 감옥에서 탈출하기 위해 우리에게 절실한 것이 바로 ‘묵상’입니다. 묵상은 세상의 흐름을 거스르는 ‘저항(Resistance)’이며, 하나님의 역사에 대한 ‘참여(Participation)’입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더 높아져라, 더 유명해져라”라고 속삭입니다. 묵상은 그 욕망의 질주를 멈추고(Stop), “아니요”라고 말하는 거룩한 저항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이 아닌 하나님의 시선 앞에 머무르며, 그분의 역사에 내 삶을 포개어 넣는 적극적인 참여입니다.

우리가 말씀을 깊이 묵상할 때, 우리는 세례 요한처럼 자신을 태워 빛을 비추는 ‘등불’(요 5:35)이 되기를 자처하게 됩니다. 등불은 자신이 주목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둠 속에 있는 이들이 길을 찾도록 돕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리고 날이 밝아오면 조용히 꺼져야 합니다. 이것이 참된 사명자의 태도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때로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내 안에 기쁨이 없고, 남들의 시선 때문에 자유롭지 못해 회의가 들 때가 있습니까? 더 적극적으로 헌신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이 초라해 보일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낙심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우리의 화려한 성취나 사람들의 박수갈채를 원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안식일에 병자를 고치신 것 때문에 핍박을 받으시면서도 멈추지 않으셨던 이유는, 율법 조항보다 생명을 더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그 하나님의 ‘아픈 사랑’, ‘끙끙 앓으시는 사랑’이 오늘 우리를 붙들고 있습니다.

이제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는 조바심을 내려놓고, 그저 주님을 바라봅시다. “나는 사람에게서 증언을 취하지 아니하노라”(요 5:34) 하신 예수님의 당당함을 배웁시다. 우리가 서로의 시선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 때, 우리의 삶은 비로소 자유로워집니다. 이번 한 주간, 세상의 헛된 영광을 구하는 마음을 비워내고, 그 빈자리에 하나님의 사랑을 채우는 묵상의 여정을 걸어가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평화의길벗_라종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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