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 6:13-22 왕의 칙령으로 완성된 성전의 봉헌과 정결함 속에서 누리는 유월절의 충만한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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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오 왕의 조서가 전달되자, 유프라테스 서쪽 지방 총독 닷드내와 동료 관리들은 왕의 명령을 신속하게 준행하며 성전 건축을 지원했습니다. 선지자 학개와 스가랴의 독려에 힘입어, 유다 장로들은 하나님의 명령과 페르시아 세 왕(고레스, 다리오, 아닥사스다)의 칙령을 따라 다리오 왕 6년 아달월 3일에 성전 건축을 마쳤습니다. 백성들은 기쁨으로 성전 봉헌식을 거행하고, 온 이스라엘 지파의 수대로 숫염소 열두 마리를 속죄제물로 바치며 거룩함을 회복했습니다. 이어서 모세의 책에 기록된 대로 제사장과 레위인의 직무를 정비하고, 이방인의 더러움을 피한 채 유월절과 무교절을 지켰습니다. 이 모든 일이 하나님께서 페르시아 왕의 마음을 돌이켜 돕게 하신 결과임을 깨닫고 충만한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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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15절 신속한 순종을 통해 완성된 하나님의 사역

하나님은 당신의 거룩한 칙령이 세상 권력의 신속한 순종을 통해 마침내 성취되도록 이끄시며, 당신의 사역을 완성하시는 신실한 건축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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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프라테스 서쪽 지방의 총독 닷드내와 동료 관리들은 다리오 왕이 내린 조서에 따라 지시된 대로 성전 건축을 신속하게 처리하였습니다. 선지자 학개와 스가랴의 독려와, 유다 장로들의 노력이 더해져, 이 성전 건축은 이스라엘 하나님의 명과 더불어 페르시아 왕 고레스다리우스아닥사스다의 칙령을 따라서, 다리오 왕 육년 아달월 삼일에 마침내 완료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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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성취와 합법성의 확보 : 성전 건축이 완성된 배경에는 하나님의 명령선지자들의 독려가 있었지만, 세속 제국의 합법적인 칙령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다리오 왕의 조서 발견 이후, 이방 총독 닷드내는 악의적인 방해자(4장)의 역할에서 벗어나 왕의 조서를 신속하게 준행하는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섭리가 세상의 시스템과 권력을 통해 당신의 뜻을 이루어 가시며, 그분의 일은 세상의 어떤 권력이나 모함으로도 완전히 꺾이지 않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지체와 완성 : 에스라 기자가 이 건축의 완성을 단순히 유다 백성의 노력뿐 아니라 세 왕의 칙령을 따라 이루어졌음을 강조하는 것은, 하나님의 사역이 법적 정당성 위에 서 있음을 재차 확인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일은 훼방으로 인해 지체될 수 있을 뿐, 결코 중단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인내의 시간을 통해 백성을 연단시키시고, 정확하고 절묘한 '하나님의 때'에 사역을 완성하시는 신실하신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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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님의 일을 할 때 환경과 상황을 탓하며 순종을 미루는 불신앙을 경계해야 합니다. 일이 멈춰 선 듯 보일 때, 이는 낙심의 심연이 아니라 기도를 시작해야 할 자리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개인의 삶이나 공동체의 사역에서 불편한 시선과 왜곡된 평가가 따라올 수 있지만, 진실이 왜곡될수록 우리는 분별력을 지키고, 하나님의 시선에 민감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겸손히 공의를 실천하며, 오늘의 순종을 통해 사명을 완수하도록 이끄실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자기 힘으로는 앎과 실천을 온전히 일치시킬 수 없음을 자각하고, 둘의 조화를 자기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 안에서 누리는 삶의 방식을 익혀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_김진혁 <신학의 슬픔과 기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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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18절 온전한 속죄와 질서 속에서 회복된 예배의 정체성

하나님은 당신의 영광이 거하는 성전 봉헌을 기뻐하시며, 온 이스라엘의 죄를 사하는 속죄 제사를 통해 언약 백성의 정체성을 회복시키시고, 율법에 따라 질서를 세우시는 거룩하고 자비로우신 왕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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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 건축이 끝나자,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 그리고 포로에서 돌아온 모든 이스라엘 백성은 기뻐하면서 하나님의 성전 봉헌식을 올렸습니다. 봉헌 제물로 수소 백 마리와 숫양 이백 마리, 어린 양 사백 마리를 바쳤고. 특히 온 이스라엘 지파의 수대로 숫염소 열두 마리속죄제물로 드렸습니다. 이어서 그들은 모세의 책에 기록된 대로 제사장들을 갈래별로, 레위 사람들을 무리별로 세워 예루살렘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직무를 맡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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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헌과 속죄 : 성전 봉헌식은 단순한 건축물의 완성을 넘어 예배의 회복을 의미하며, 이는 공동체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세우는 핵심 행위였습니다. 봉헌 제물 중 속죄제물(숫염소 열두 마리)은 매우 중요합니다. 열두 마리의 숫자는 분열되었던 이스라엘이 하나라는 언약 백성의 상징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과거 죄악(이방인과의 혼합 신앙)으로 멸망했던 역사를 반성하고 회개 위에 새롭게 서겠다는 결단을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긍휼이 크기 때문에, 범죄한 백성이라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회개하고 긍휼을 바라는 일련의 행위가 필요한 것입니다.

율법과 질서의 재확립 : 제사장과 레위인의 직무를 모세의 책에 기록된 대로 재정비한 것은, 공동체가 인간의 관습이나 편의가 아닌 하나님의 율법에 근거하여 거룩한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레위인들은 제사장과 동등한 사회적 실체로서 공동체 회복의 주요 파트너로 묘사되었습니다. 성경 저자가 물질적인 것영적인 것을 분리하지 않듯이, 성전이라는 물리적 건축은 거룩한 삶이라는 영적인 내용으로 채워져야만 위선이 아닙니다.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완전하고 최종적인 속죄제를 드림으로써,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왕 같은 제사장들이며, 모세의 율법에 기록된 대로 섬기는 레위인처럼, 각자의 은사에 따라 공동체 안에서 직무를 수행하고 섬김으로써 영적인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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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나라 백성은 영적 나태함에 빠지지 않고, 무너진 거룩 앞에 눈감지 말아야 합니다. 진정한 회개는 삶의 방향 전환을 수반합니다. 우리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맡은 직무가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하며, 개인의 감정이나 편의를 위해 말씀의 기준을 낮추거나 '변조'해서는 안 됩니다.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맡은 역할에 충실히 임하는 것은 곧 하나님의 질서를 세우는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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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2절 정결함 속에서 누리는 유월절의 감격과 도우시는 하나님 

하나님은 당신의 율법에 따라 정결함을 유지하며 유월절을 지키는 백성에게 충만한 기쁨을 주시며, 이방 왕의 마음까지 감동시켜 그들의 사역을 돕는 인애로우신 구원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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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에서 돌아온 자손들은 정결하게 된 제사장들과 레위인들과 함께 유월절을 지켰습니다. 이들은 이방 백성의 더러운 행위를 피하였기 때문에 정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어서 여호와께서 즐거움을 주셨으므로 무교절을 칠 일 동안 즐거이 지냈습니다. 백성들은 이 모든 회복이 여호와께서 앗수르 왕 (맥락상 페르시아 왕 다리오)의 마음을 감동시키사 성전 건축을 힘껏 돕도록 하셨음을 깨달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기쁨은 여자들과 아이들까지도 함께 했으며, 예루살렘의 즐거워하는 소리가 멀리까지 울려 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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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절의 감격과 기쁨 : 성전 봉헌 직후 유월절을 지킨 것은 이스라엘의 새로운 시작구원과 해방이라는 하나님의 인애(헤세드)에 근거하고 있음을 재확인하는 행위입니다. 유월절은 희생의 피로 이루어진 대속적 구원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백성들은 영적 생활의 새 출발로 돌이킨 후, 하나님이 주시는 한없는 즐거움을 경험했습니다. 이 즐거움은 영적인 복으로, 고난과 핍박을 이겨내면서 하나님만으로 만족하고 즐거워하는 거룩한 신앙 생활 자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정결함과 배타성 : 귀환 백성들이 이방인들의 더러운 행위를 피했다는 것은 거룩한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단호한 태도였습니다. 구약 시대에 이방인과의 통혼은 우상숭배를 동반하여 신앙의 순수성을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처럼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오염시킬 수 있는 모든 원인으로부터 접근을 금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 : 백성들은 성전 건축을 도운 앗수르 왕(다리오 왕을 지칭하는 용어)의 마음을 하나님이 돌이키셨음을 깨달았습니다. 이는 역사의 주인공은 하나님이 선택한 백성일 수밖에 없으며, 하나님이 세상의 왕들의 마음까지 움직여 당신의 계획을 실행하신다는 확신을 주었습니다. 우리가 겪는 상처의 기억이나 실패의 흔적조차도 하나님은 우리를 성숙하게 하는 밑거름으로 바꾸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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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나라 백성은 거룩과 부정의 원리를 깨달아야 합니다. 거룩함은 저절로 유지되지 않으며, 부정은 쉽게 전염되고, 익숙한 자리나 가까운 사람을 통해 은밀히 스며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피해야 할 것을 단호하게 피하는 순종을 통해 거룩의 경계를 분명히 세워야 합니다.

우리의 시간과 열정이 하나님 없는 공회전에 머물지 않도록, 열심보다 방향이 중요함을 깨달아야 합니다. 개인은 자신의 삶을 거룩하게 지어 나갈 때, 하나님은 그들에게 돌아와 하나님의 평화(샬롬)를 안겨 주십니다. 가정공동체 안에서 예배와 진실한 순종으로 응답할 때, 하나님은 저희의 필요를 채우시며 놀라운 기쁨을 체험케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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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영원한 인애와 신실함의 하나님,

에스라 6장의 감격적인 완공과 봉헌의 기록을 통해, 

당신의 거룩한 사업은 세상 권력의 방해잠시 지체될 수 있을지언정, 

결코 중단되지 않음을 확신합니다. 

당신은 총독의 신속한 순종을 통해, 

심지어 이방 왕의 마음까지도 감동시키시어 

당신의 백성을 돕게 하시는 주권적인 통치자이심을 찬양합니다.

주님, 저희의 삶이 무너진 채로 무기력에 빠져 헛바퀴를 돌지 않게 하시고, 

선지자의 말씀에 힘입어 오늘의 순종을 시작했던 스룹바벨과 예수아처럼, 

저희도 멈춰 선 사명을 다시 일으키게 하옵소서. 

저희의 모든 일에 앞서 속죄의 피를 의지하는 

겸손한 회개의 자리를 지나게 하시고, 

모세의 율법에 따라 거룩한 질서정결함의 경계를 지키는 담대한 용기를 주십시오.

저희가 당신이 주신 놀라운 기쁨평화를 누릴 때, 

그 기쁨이 저희의 가정교회, 일터를 넘어 

세상 가운데 멀리 울려 퍼지는 찬양이 되게 하옵소서. 

저희의 시간과 지갑과 공동체 섬김이 

다시 제자리를 찾게 하시고, 

계산보다 순종이 먼저임을 믿으며, 

당신의 영원한 계획을 완성해 가는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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