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34:14-33 율법책의 발견과 겸손한 왕의 회개 : 말씀이 일으킨 거룩한 언약 공동체의 회복
*
요시야 왕의 성전 수리 중 제사장 힐기야는 모세의 율법책을 발견하고 서기관 사반을 통해 왕에게 전달합니다. 왕은 말씀을 듣자 옷을 찢으며 깊이 회개하고, 여선지자 훌다에게 하나님의 뜻을 묻습니다. 훌다는 백성들의 죄로 인해 유다에게 재앙이 임할 것이나, 왕의 겸손한 태도로 인해 요시야는 그 재앙을 보지 않고 평안히 죽을 것임을 예언합니다. 이에 요시야는 백성을 소집하여 율법책의 말씀을 모두 읽게 하고,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하나님과 언약을 갱신하며, 온 이스라엘의 우상을 철저히 제거하여 하나님을 섬기게 합니다.
*
# 14-21절 진리의 말씀과의 대면
하나님은 침묵 속에 감추어졌던 당신의 말씀을 재발견하게 하심으로써, 당신의 백성에게 죄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회개의 기회를 제공하시는 진리의 계시자이십니다.
.
성전 보수를 위해 헌금한 돈을 꺼낼 때, 제사장 힐기야는 모세가 전한 여호와의 율법책을 발견하고 서기관 사반에게 전달합니다. 사반이 왕에게 나아가 보수 상황을 보고한 후, 율법책을 왕 앞에서 읽자, 왕은 율법의 말씀을 듣자 곧 자기 옷을 찢더라. 요시야는 곧바로 힐기야와 다른 신하들에게 이 책의 말씀에 대해 자신과 이스라엘과 유다의 남은 자를 위하여 여호와께 물으라 명령했습니다.
.
'여호와의 율법책 발견'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요시야가 우상을 제거하고 성전 보수를 단행한 의로운 개혁의 과정 속에서 일어난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이 율법책은 악한 왕 므낫세와 아몬의 시대 동안 방치되어 잊혀졌던, 이스라엘 공동체의 존재 기반이 되는 모세의 율법(토라)이었습니다.
'옷을 찢는 반응'은 극도의 재난이나 불행과 관련된 의식적인 행동으로, 요시야가 말씀을 듣는 순간 그의 조상들이 여호와의 말씀을 지키지 않았고, 그 결과 자신들에게 쏟아진 진노가 크다는 사실을 깨달은 내면의 깊은 영적 각성을 보여줍니다. 왕은 단순히 역사적인 기록을 들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엄중한 심판의 말씀과 대면한 것입니다. 요시야가 "여호와께 물으라"고 명령한 것은 역대기에서 경건한 왕의 가장 중요한 자세인 하나님을 찾는 행위(다라쉬)를 강조합니다. 진정한 개혁은 인간의 열심이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에서 출발함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순간입니다.
.
우리의 삶에서 진정한 변화는 말씀을 읽는 행위 자체를 넘어, 그 말씀이 나의 죄와 나아갈 길을 명확히 조명할 때 일어납니다. 우리는 말씀을 읽을 때 요시야처럼 나의 현실을 하나님의 기준으로 평가하고, 죄 앞에서 마음을 찢는 진정한 통회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가정은 말씀을 일상의 중심에 두어, 모든 결정과 문제 앞에서 하나님의 뜻(말씀)을 먼저 구하고 순종하는 거룩한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말씀의 절대적인 권위를 굳게 세워야 하며, 세상의 유행이나 프로그램에 밀려 성경이 잊혀지는(실종되는) 일이 없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교회 지도자들은 말씀을 가르치는 일에 헌신하고, 하나님의 공의와 윤리적 기준을 담대히 선포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겪는 혼란과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인간의 이성이나 정치적 논리가 아닌, 하나님의 변치 않는 진리의 말씀에 겸손히 복종하는 데 있음을 인식하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
# 22-28절 겸손한 자에게 임하는 긍휼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의 악한 길에 대해 준엄한 진노를 선포하시면서도, 겸손히 자신을 낮추고 통곡하는 자에게는 예외적인 자비와 긍휼을 베푸시는 공의로우시고 자비로우신 심판자이십니다.
.
힐기야 일행은 예루살렘 둘째 구역에 거하는 여선지자 훌다에게 나아가 하나님의 뜻을 전했습니다. 훌다는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이라 전하며, 백성이 나를 버리고 다른 신에게 분향하여 노여움을 샀으므로, 책에 기록된 모든 저주대로 재앙을 내리실 것이며, 그 진노는 꺼지지 아니하리라고 단호히 선포했습니다. 그러나 여호와께 묻게 한 유다 왕에게는 왕이 말씀을 듣고 마음이 연약하여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여 옷을 찢고 통곡하였으므로, 그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재앙을 눈으로 보지 못하고 평안히 묘실에 들어갈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
훌다의 역할 : 요시야가 하나님의 뜻을 묻는 자로 보낸 자들이 남자 지도자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여선지자 훌다에게 갔다는 것은 그녀의 선지자로서의 권위가 당대에 인정되었음을 보여줍니다. 그녀를 통해 선포된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님의 왕권이 유다를 심판할 것임을 확정합니다. 므낫세 시대에 시작된 유다의 죄악과 언약을 버린 불신실함 때문에 예루살렘의 멸망은 이미 만회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경고한 것입니다.
겸손과 긍휼의 대조 : 훌다의 예언은 심판의 확실성과 개인의 회개에 따른 긍휼을 극적으로 대비합니다. 심판의 결정 자체는 철회될 수 없지만, 요시야가 '마음이 연약하여' (부드러운 마음) 겸손히 자신을 낮추고 (카나, 히브리어 '겸비하다') 통곡했기 때문에, 하나님은 그에게 '평안히 묘실에 들어가는'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겸비하다'는 역대기 신학의 핵심 주제로, 하나님께 돌아와 용서를 구하는 통로입니다. 요시야의 겸손은 하나님의 진노를 그의 당대에만 유보시키는 하나님의 자비로운 보응을 이끌어낸 것입니다.
.
우리의 삶에 고난이나 위기가 닥칠 때, 우리는 그것을 하나님께 돌아오라는 손길로 인식하며, 겸손히 낮은 데 처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교만은 영혼의 치명적인 질병이며, 번영과 성공 속에서 하나님을 잊고 자신의 힘을 과신하는 것이 가장 위험한 죄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는 자발적인 회개와 겸손을 통해 우리의 연약함에 대한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는 것이야말로 고난을 이기는 유일한 길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교회는 세상의 문제와 고통(재앙, 불의)을 단지 사회 현상이 아닌, 하나님께 돌아오라는 영적 경고로 해석하고, 시대적 죄악(탐심, 우상숭배)에 대해 겸손히 회개하는 영적 중보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지도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믿고 자기중심적인 통치를 할 때, 공동체는 결국 하나님의 징계 아래 놓이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요시야처럼 진정한 겸손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모범적인 처신을 통해, 사회에 평안과 질서를 제공하는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
# 29-33절 언약 갱신과 전심의 순종
하나님은 당신의 말씀과 은혜에 근거하여 백성들과 언약을 새롭게 하시고, 당신을 왕으로 모시며 전심으로 순종하기를 결단하는 공동체를 통해 거룩함의 질서를 회복시키시는 통치자이십니다.
.
요시야 왕은 유다와 예루살렘의 모든 장로를 모으고, 제사장, 레위인, 그리고 모든 백성을 여호와의 전에 모아, 율법책의 모든 말씀을 귀에 들리도록 읽었습니다. 왕은 자기 처소에 서서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여호와를 순종하고 그 모든 율례를 지켜 이 책에 기록된 언약의 말씀을 이루리라 언약을 세웠습니다. 예루살렘과 베냐민 주민들은 이 언약에 참여하게 되었고, 요시야는 온 이스라엘 사람으로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게 했습니다. 백성들은 요시야가 사는 동안 여호와께 복종하고 떠나지 아니했습니다.
.
언약의 중심 : 요시야의 행동은 말씀을 공동체의 법으로 확립하는 왕의 책무를 수행한 것입니다. 왕이 '자기 처소'(기둥 곁)에 서서 언약을 세운 것은 왕의 권위가 하나님의 말씀 아래 종속되어 있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입니다. 왕의 맹세인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순종"하는 것은 신명기 언약의 핵심(신 6:5)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적인 헌신을 요구하는 언약적 순종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온 이스라엘'의 회복 : 요시야는 유다뿐 아니라 북이스라엘 지파 지역까지 개혁을 확장하여, 흩어진 온 이스라엘의 영적 정화와 회복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율법책 발견과 언약 갱신은 우상숭배의 잔재(혐오스러운 것들)를 철저히 제거하는 종교개혁의 최종 목표가 되었습니다. 역대기 기자는 백성들이 요시야의 생전에 "여호와께 복종하고 떠나지 아니했다"고 강조함으로써, 진정한 회복은 리더의 신실함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지속적인 순종을 통해 이루어짐을 보여줍니다.
.
우리는 하나님을 향한 전심의 순종(마음과 목숨을 다하는)을 일상에서 실천할 때, 우리의 삶은 세상의 죄악과 단절된 거룩함의 길을 걷게 됩니다. 우리의 신앙은 공동체(교회, 가정) 안에서 공적인 결단을 통해 견고해지며, 우리 역시 혼합주의적 가치관과 타협을 단호히 끊어내야 합니다.
교회는 하나님 말씀을 공동체의 최고 권위로 삼아, 모든 성도가 '마음을 다하는 순종'의 삶을 살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세상의 분열(이념, 지역, 세대)이 심화될 때, 교회는 요시야가 '온 이스라엘'을 언약에 참여시켰듯이, 복음 안에서 하나 됨을 추구하는 화해의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정의와 공평을 실현하는 것은 곧 하나님의 율법에 순종하는 행위이며, 이것이 거룩한 백성으로서 세상을 향한 가장 합당한 처신입니다.
*
# 거둠의 기도
사랑과 자비가 무궁하신 하나님 아버지,
어둠 속에서 잊혀졌던 진리의 말씀을 통해 저희의 눈을 열어주시고,
왕 같은 제사장으로 부름받은 저희의 죄악을 깨닫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요시야가 말씀을 듣고 옷을 찢으며 겸손히 통곡하였듯이,
저희도 주님의 준엄하신 공의 앞에서 스스로를 낮추고 회개하게 하옵소서.
저희의 교만과 나태함, 그리고 세상의 유혹 앞에서 타협했던
모든 불순종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간절히 바라옵기는,
저희의 마음을 연약하게 하여 주님의 은혜를 사모하게 하시고,
가정과 교회와 사회에서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주님과의 언약을 지키는 신실한 백성으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저희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혼합주의적 우상을 철저히 제거하는
거룩한 결단을 주시고,
세상의 어떤 힘도 주님의 주권을 이기지 못한다는 확신 속에,
담대히 진리의 말씀을 선포하며 공의와 긍휼을 실천하게 하옵소서.
저희가 마지막 순간까지 주님 보시기에 정직한 발자취를 남기며,
주님의 평안 가운데 영원한 안식에 들어가기를 소망하오며,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