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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 16:1-14 한 올씩 풀리는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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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신앙은 한 번의 큰 결단으로 완성되지 않고, 날마다 느슨해지는 한 코를 하나님 앞에서 다시 꿰매는 손길을 통해 촘촘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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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의 아침은 그물을 손질하는 손에서 시작됩니다. 밤새 바다에 담겨 있던 그물을 갑판에 널어 놓고, 어부들은 코 하나하나를 손가락으로 훑어 나갑니다. 커다란 구멍을 찾으려는 것이 아닙니다. 실오라기가 닳아 가늘어진 자리, 매듭이 슬며시 느슨해진 코 하나를 찾아내려는 것입니다. 그물은 한가운데가 찢어져 못 쓰게 되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은 그 한 코에서부터 풀려 나갑니다. 그날 아침에 꿰매지 않은 한 코는 다음 물때에 열 코가 되고, 잡은 고기는 그 틈으로 다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배를 내기 전에 그물을 훑는 일은 고기를 잡는 일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됩니다. 오늘 하루를 여시는 모든 분의 심령에, 느슨해진 코를 먼저 찾아 매어 주시는 주님의 손이 닿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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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문에는 줄과 실이 줄곧 등장합니다. 마르지 아니한 새 활줄 일곱, 쓰지 아니한 새 밧줄들, 마지막에는 베틀과 날실입니다. 한 여인이 한 사내의 머리털 일곱 가닥을 베틀의 날실에 섞어 짭니다. 그 머리털은 그저 머리카락이 아니었습니다. 모태에서부터 하나님께 바쳐진 사람의 표지, 그가 누구의 것인지를 말해 주는 마지막 한 올이었습니다. 베틀은 날실을 당겨 놓고 그 사이로 씨실을 지나가게 하는 틀입니다. 한번 그 틀에 걸린 것은 짜임의 한 부분이 되어 버립니다. 그런데 그 올이 어떻게 원수의 베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을까요. 그물이 한가운데부터 찢어지지 않듯이, 한 사람의 구별됨도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습니다. 오늘 묵상은 그 실이 어디서부터 풀렸는지를 되짚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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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손의 이야기는 언제나 눈에서 시작됩니다. 딤나에서도 그는 먼저 한 여인을 보았고, 오늘 본문도 "삼손이 가사에 가서 거기서 한 기생을 보고 그에게로 들어갔더니"(삿 16:1)로 열립니다. 본 것이 곧 걸음이 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태에서부터 나실인으로 구별된 사람이었고, 나실인에게는 세 가지 표지가 있었습니다. 포도나무 소산을 멀리하는 것, 시체를 가까이하지 않는 것, 머리에 삭도를 대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앞선 이야기에서 그는 이미 포도원 길을 지났고, 죽은 사자의 몸에서 꿀을 떠냈습니다. 세 코 가운데 두 코가 이미 풀려 있었던 셈입니다. 그때마다 힘은 여전했고 승리도 이어졌기에, 그는 풀린 코를 들여다볼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남은 것은 머리털 하나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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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겉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가사는 블레셋의 가장 깊숙한 성읍이었고, 그 사람들은 밤새 성문에 매복해 새벽을 기다렸습니다. 삼손은 한밤중에 일어나 "성 문짝들과 두 문설주와 문빗장을 빼어 가지고 그것을 모두 어깨에 메고 헤브론 앞 산꼭대기로"(삿 16:3) 갑니다. 육십 킬로미터가 넘는 오르막길이었습니다. 힘은 조금도 줄지 않았습니다. 이어 소렉 골짜기에서 그는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되고, 방백들은 그 여인에게 "우리가 각각 은 천백 개씩을 네게 주리라"(삿 16:5) 약속합니다. 성경은 삼손이 사랑했다고만 말하고, 그 여인이 삼손을 사랑했다고는 끝까지 말하지 않습니다. 사랑에 값이 매겨지는 자리에서 실은 또 한 올 느슨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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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줄마다 그 안에 경고가 담겨 있었습니다. 첫 번째 결박에서 삼손은 "그 줄들을 끊기를 불탄 삼실을 끊음 같이"(삿 16:9) 했고, 두 번째 밧줄도 실처럼 끊었습니다. 그는 이 일을 사랑하는 사람과 주고받는 놀이쯤으로 여겼을 것입니다. 그러나 방 안에는 매번 사람이 숨어 있었습니다. 이 여인이 왜 이것을 묻는지, 누가 숨어 기다리는지 물어야 했습니다. 하나님이 은사를 곧바로 거두지 않으신 것은 그 걸음을 기뻐하셨다는 뜻이 아니라, 돌이킬 시간을 아직 남겨 두셨다는 뜻이었습니다. 말씀 앞에 앉는 묵상의 자리는 바로 그 작은 경고음을 다시 듣는 자리입니다. 괜찮았다는 안도감이 쌓일수록 경고는 점점 작게 들립니다. 끊어진 줄은 사실 풀려 나가고 있던 그의 마음의 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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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아 켐피스는 유혹이 처음에는 단순한 생각으로 마음에 떠오르고, 이어 강한 상상이 되며, 그다음에 즐거움이 따르고 마침내 동의에 이른다고 가르쳤습니다. 처음에 막지 않으면 원수가 그렇게 조금씩 온전히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삼손의 세 번째 대답이 바로 그 자리였습니다. "그대가 만일 나의 머리털 일곱 가닥을 베틀의 날실에 섞어 짜면 되리라"(삿 16:13). 처음에는 짐승의 힘줄이었고 다음에는 밧줄이었는데, 이제는 자기 몸에서 자란 것을 내어놓습니다. 남의 것에서 내 것으로, 밖에서 속으로 한 걸음씩 물러선 것입니다. 잠에서 깨어 "베틀의 바디와 날실을 다 빼내니라"(삿 16:14) 할 만큼 힘은 남아 있었지만, 그의 구별됨은 이미 원수의 베틀에 반쯤 짜여 들어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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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신앙도 이렇게 풀려 갑니다. 한 번의 큰 배신보다 수많은 작은 양보가 더 많은 사람을 넘어뜨립니다. 한국교회가 겪어 온 아픔 가운데도, 능력이 뛰어난 사람의 보이지 않는 밤이 먼저 무너진 이야기가 적지 않습니다. 가정에서는 건네던 감사의 말이 하나씩 줄어들고, 일터에서는 이 정도는 다들 한다는 말에 원칙이 한 가닥씩 풀립니다. 그러니 첫 코가 느슨해진 것을 보셨다면 그냥 잡아당기지 마십시오. 그 자리에서 멈추어 주님께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아침마다 묵상으로 하루를 여는 사람은 자기 그물을 매일 들여다보는 어부와 같습니다. 혼자서는 보이지 않는 코를 믿음의 식구들이 함께 찾아 줍니다. 서로의 그물을 들여다보아 주는 공동체 안에서 우리의 구별됨은 더 촘촘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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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갑판 위의 그물을 생각합니다. 어부는 풀린 그물을 버리지 않습니다. 바늘을 들어 느슨해진 코부터 다시 꿰매고, 그 그물을 다시 바다로 내립니다. 하나님의 손이 그러하십니다. 삼손의 머리털은 이 장 끝에서 밀리지만, 성경은 그 머리털이 다시 자라기 시작했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풀린 자리를 끝내 포기하지 않으시는 분이 우리 주님이십니다. 우리가 스스로 풀어 놓은 코에도 그분의 바늘은 다시 들어옵니다. 광야에서 시험받으신 주님이 첫 걸음에서 말씀으로 유혹을 물리치셨으니, 우리도 그분 안에서 문턱 앞에 멈춰 설 수 있습니다. 다만 그물을 그 손에 건네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느슨해진 한 코가 주님의 손에서 촘촘히 매어지는 은혜를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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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길벗_라종렬

유튜브에서 보기

https://youtu.be/BV8kxDIKrZ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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