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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전서 6:12-20 쾌락의 밤을 지나는 빈 배, 영혼을 껴안는 거룩한 성전


참된 신앙이란, 육체를 무가치한 껍데기로 여기며 쾌락을 진짜 자유라 착각하던 세상의 헛된 이원론을 직시하고, 하나님의 성육신적 사랑에 내 온몸을 던져 참여하는 전인격적 드림을 통해, 상처 나고 남루한 우리 육신조차 기어코 성령이 거하시는 가장 존귀한 성전으로 삼아주시는 하나님의 다함없는 은혜에 온전히 기대는 생명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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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이 여린 나뭇잎의 맥락까지 투명하게 비춰 내며,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몸이 얼마나 신비롭고 경이로운지 말없이 증언하는 눈부신 초여름입니다. 하지만 이 찬란한 생명의 계절 한복판에서도, 고단한 노동과 질병으로 무거워진 육신을 이끌며 남몰래 한숨짓는 이들이 있습니다. 육체의 쾌락이나 외형적 조건으로 인간의 가치를 매기는 세상의 얄팍한 시선 앞에서 한없이 위축되어 진리의 길을 묻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 모든 이들의 심령에, 우리의 연약한 몸조차 거룩한 처소로 품어 안으시는 주님의 다사로운 평화가 스며들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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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딛고 사는 세상은 종종 육체를 영혼을 담는 임시 껍데기쯤으로 취급하며, 내 마음의 욕구를 채우고 쾌락을 소비하는 도구로 전락시킵니다. 오늘 우리가 마주한 고린도전서 6장 후반부의 풍경은, 그토록 거룩하게 부름받은 교회 공동체가 세속의 그릇된 자유주의에 물들어 어떻게 스스로의 몸을 욕망의 시궁창에 던져 넣었는지를, 그리고 바울 사도가 그 방종의 늪 한복판에 십자가의 은총을 어떻게 벼락같이 선포하는지를 묵직하게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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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고린도를 지배하던 헬라 철학의 이원론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직시해야 합니다. 그 사회에는 영은 선하고 육은 악하거나 무가치하다는 사상이 팽배했습니다. 이 위험한 사상은 교회 안으로 흘러들어와 두 가지 극단으로 나타났는데, 하나는 육체를 학대하는 금욕주의요, 다른 하나는 육체로 무슨 짓을 하든 영혼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극단적 방탕주의였습니다. 그들은 "모든 것이 내게 가하다"는 구호를 방패 삼아, 영적으로 구원받았으니 몸으로는 우상 제물이나 창기와 어울리는 음행을 저질러도 무방하다는 참담한 궤변에 빠져 있었습니다. 거짓 자유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쾌락의 노예로 팔아넘긴 뼈아픈 자기기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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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은 이 거짓된 자유를 향해 단호한 선언을 던집니다. "몸은 음란을 위하지 않고 오직 주를 위하여 있으며 주는 몸을 위하여 계시느니라." 육체는 쾌락을 위해 쓰다 버릴 무가치한 그릇이 결코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인간의 피와 살을 입고 세상에 오셨듯, 우리의 몸은 창조주가 머무시는 가장 신비롭고 고귀한 현장입니다. 바울은 탄식하며 묻습니다.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 오스왈드 챔버스는 "성령께서 거하시는 전은 우리의 영적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몸이다"라고 역설하며, 위로부터 거듭난 생명의 완전함은 반드시 우리의 자연적인 일상의 몸을 통해 육화되어야 함을 깊이 통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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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내 몸을 함부로 굴리려는 세속의 방종을 끊어내고, 내 육신을 거룩한 성전으로 긍정하기 위해 절실히 요청되는 영적 호흡이 바로 참된 묵상입니다. 묵상은 참여입니다. 묵상이란 가만히 앉아 머릿속으로 지적인 위안이나 영적 쾌감을 얻어내는 사변적인 유희가 아닙니다. 그것은 육체와 삶의 실재를 도외시했던 헬라의 이원론과 다를 바 없습니다. 참된 묵상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를 찾아오신 그리스도처럼, 하나님의 그 광대한 사랑과 십자가의 구원 역사 한복판에 나의 몸과 구체적인 일상을 던져 전인격적으로 참여하는 치열한 실천입니다. 내 몸으로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고, 내 손과 발로 사랑의 수고를 감내할 때, 비로소 우리의 몸은 쾌락의 도구가 아닌 세상을 살려내는 은총의 거룩한 무기로 쓰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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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고린도 교인들처럼 은밀한 욕망과 쾌락의 유혹 앞에서 번번이 무너지며 "어차피 중요한 건 영혼의 믿음이잖아"라며 스스로의 일탈을 가볍게 묵인하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혹은 내 몸이 세상이 요구하는 아름다움이나 건강, 유능함의 잣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짙은 열등감 속에서 스스로를 가치 없는 존재로 방치하고 계신 분이 있습니까? 이제 내 힘으로 육체의 욕망을 통제하려 강박하거나 반대로 육체를 값싸게 포기하던 그 헛된 수고를 십자가 아래 가만히 내려놓으십시오. 하나님은 이원론의 핑계 뒤에 숨어 방탕을 일삼던 고린도 교인들의 그 남루하고 치사한 바닥을 아시면서도 그들을 가차 없이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 더러운 육신의 자리 한복판에 찾아오시어, 당신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값으로 치르시고 기어코 우리를 당신의 거룩한 성전으로 사 주셨습니다. 우리의 구원은 육체의 무결점이나 도덕적 완벽함에 달린 것이 아닙니다. 정욕으로 흔들리고 병마로 쇠약해진 우리의 비루한 몸조차 넉넉히 품어 안으시어,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성령의 처소로 삼아주시는 하나님의 그 맹렬하고도 압도적인 사랑에 온전히 기대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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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상처 많고 고단한 신앙 여정은 지극히 평범한 밀알과 포도알이 으깨어져 거룩한 성만찬의 떡과 잔으로 성별되는 과정과 같습니다. 세상의 얄팍한 이원론은 우리의 몸을 길거리에서 함부로 소비하다 버려지는 일회용 컵이나 쾌락의 불쏘시개쯤으로 취급합니다. 그러나 위대한 주인이신 하나님은 우리를 그렇게 가벼운 소모품으로 내버려 두지 않으십니다. 주님은 흙먼지 묻고 남루한 우리의 육신을 당신의 제단 위로 조심스레 들어 올리시고, 그리스도의 보혈이라는 영원한 값을 치르사 그 위에 거룩한 축복을 내리십니다. 우리가 세속의 쾌락에 내 몸을 맡기던 헛된 방황을 멈추고 주님의 생명 사역에 전인격적으로 나를 내어드릴 때, 비로소 볼품없던 우리의 육신은 주님의 살과 피를 담아 세상의 주린 영혼들을 배불리 먹여 살리는 가장 눈부시고 고귀한 은혜의 성찬 그릇으로 경이롭게 변화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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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찬란하게 무르익는 이 눈부신 유월, 몸을 쾌락의 소비재로 취급하는 세상의 차가운 헛된 지혜를 미련 없이 거절하십시오. 그저 말씀이 내 몸을 관통하여 이웃에게 흘러가도록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묵상의 자리에 엎드리며, 값으로 사신 내 거룩한 몸을 통해 곁에 있는 연약한 이들의 손을 다정하게 잡아주는 넉넉하고 맑은 평화의 순례자가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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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길벗_라종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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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보기

​​https://youtu.be/YMwD_-gPN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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