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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 17:01-13 여호와의 이름으로 세운 신당, 값을 치르고 사려는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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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는 이제 사사들의 이야기를 마치고 에브라임 산지의 한 가정으로 시선을 옮깁니다. 미가는 어머니의 은 천백을 훔쳤다가 저주가 두려워 돌려주고, 어머니는 그 은을 여호와께 거룩히 드린다면서 은장색에게 맡겨 신상을 만듭니다(1-4절). 미가는 자기 집 신당에 에봇과 드라빔을 더하고 아들 하나를 제사장으로 세우며, 화자는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다고 처음으로 평가합니다(5-6절). 거류할 곳을 찾아 떠돌던 베들레헴의 레위 청년이 그 집에 이르자, 미가는 해마다 은 열과 의복과 먹을 것을 주기로 하고 그를 자기 제사장으로 삼습니다(7-12절). 그리고 이제 여호와께서 내게 복 주실 줄을 안다고 확신합니다(1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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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사기는 크게 세 부분으로 짜여 있습니다. 가나안 정복의 실패와 배교의 시작을 보여 주는 서론(1:1-3:6), 옷니엘에서 삼손까지 열두 사사의 이야기(3:7-16:31), 그리고 오늘부터 시작되는 두 개의 부록(17-21장)입니다. 첫째 부록은 미가의 신당과 단 지파의 이주를 다루며 종교적 타락을 보여 주고, 둘째 부록은 기브아의 참극과 내전을 다루며 사회적 붕괴를 보여 줍니다. 이 부록에는 사사가 한 사람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외적의 압제도, 부르짖음도, 구원자도 없습니다. 적은 이제 밖이 아니라 이스라엘 안에 있습니다.

# 부록의 이야기들은 삼손 이후에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단 지파가 북쪽 라이스를 차지한 사건은 여호수아 19:47에 이미 짧게 기록되어 있으니, 모두 사사 시대 초기의 일입니다. 그런데도 사사기는 이 이야기들을 맨 끝에 놓았습니다. 연대가 아니라 신학이 순서를 정한 것입니다. 사사들이 거듭 구원했는데도 이스라엘이 왜 점점 더 나빠졌는지, 그 뿌리가 처음부터 무엇이었는지를 마지막에 보여 주려는 것입니다.

# 이 이야기를 읽으려면 율법의 몇 가지 규정을 떠올려야 합니다. 하나님은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라 하셨고, 예배는 여호와께서 택하신 한 곳에서 드리라 하셨습니다(신 12:5). 제사장은 아론의 자손만 될 수 있었고, 나머지 레위인은 레위 성읍에 흩어져 살며 성막을 섬기고 백성에게 율법을 가르쳤습니다. 레위인에게는 땅의 기업이 없는 대신 여호와가 그들의 기업이셨습니다(신 18:1-2). 오늘 본문은 이 규정들이 한 가정 안에서 차례로 허물어지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그 과정 내내 여호와라는 이름이 입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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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절 여호와께 거룩히 드린 은으로 만든 신상

성부 하나님은 사람이 자기 이름을 부르며 자기 뜻을 이루려 하는 경건의 모양을 꿰뚫어 보시고, 우리 손으로 빚은 어떤 형상으로도 대신될 수 없는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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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가가 은 천백을 그의 어머니에게 도로 주매 그의 어머니가 이르되 내가 내 아들을 위하여 한 신상을 새기며 한 신상을 부어 만들기 위해 내 손에서 이 은을 여호와께 거룩히 드리노라 그러므로 내가 이제 이 은을 네게 도로 주리라"(삿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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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한 사람의 이름으로 시작합니다. 히브리어 본문에서 이 사람의 이름은 1절과 4절에서 미카예후, 그 뒤로는 미카라는 두 형태로 쓰입니다. 미카예후는 누가 여호와와 같은가라는 뜻이니, 여호와는 어떤 신과도 비교할 수 없다는 고백이 담긴 이름입니다. 그런데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의 집에 사람의 손으로 만든 신상이 섭니다. 이름과 삶이 정반대를 가리키는 아이러니입니다. 5절 이후에 이름에서 여호와를 뜻하는 부분이 떨어져 나가는 것도 우연으로 읽히지 않습니다. 여호와라는 본질은 빠지고 형식만 남은 것입니다.

미가가 처음 입을 열어 하는 말은 도둑질의 고백입니다. 개역개정은 은을 잃어버리셨다고 옮겼지만, 히브리어는 가져감을 당했다는 수동형이어서 도난을 뜻합니다. 어머니는 범인을 모른 채 저주했고, 그 말을 들은 미가가 두려워 자백합니다. 부모를 공경하라는 계명과 도둑질하지 말라는 계명을 어긴 사실보다 어머니의 저주로 벌을 받을까 봐 더 두려워한 것입니다. 도덕적이지는 않지만 종교적인 사람입니다. 어머니의 반응은 더 놀랍습니다. 꾸짖음 대신 내 아들이 여호와께 복 받기를 원하노라고 말합니다. 저주를 축복으로 덮어 버린 것입니다. 저주는 함부로 되돌릴 수 없는 말이었기에 어머니는 서둘러 축복으로 그것을 상쇄하려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잘못을 덮어 준 축복은 아들을 고치지 못합니다. 여호와의 이름이 죄를 비추는 빛으로 쓰이지 않고 죄를 가려 주는 천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한 번의 선택이 뒤에 이어지는 모든 일의 문을 조용히 열어 놓습니다. 경건한 말이 먼저 쓰이는 자리가 회개가 아니라 변명이라면, 그 신앙은 이미 방향을 잃은 것입니다.

3절에서 어머니의 말은 히브리어 어순으로 읽을 때 충격이 더 큽니다. 원문은 이 은을 여호와께 거룩히 드리노라는 말로 시작해서, 내 아들을 위하여, 그리고 새긴 신상과 부은 신상을 만들기 위해라는 말로 끝납니다. 경건한 서두가 아들을 위한다는 목적을 거쳐 우상이라는 결말에 이릅니다. 게다가 천백을 다 드릴 것처럼 말했지만 은장색에게 건넨 것은 이백뿐이었습니다. 4절의 동사가 단수이므로 새긴 신상과 부은 신상은 둘이 아니라 나무로 새기고 은을 입힌 하나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부어 만든 신상을 가리키는 마세카라는 말은 시내산의 금송아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전성민 교수는 은 천백이 바로 앞 장에서 블레셋 방백들이 저마다 들릴라에게 약속한 액수와 같다는 점을 짚습니다. 삼손의 거룩함을 팔아넘긴 은과 미가의 신상을 만든 은이 같은 무게로 저울에 오릅니다. 여호와의 이름이 가장 경건한 어조로 거듭 울리는 그 다섯 구절 안에서 계명은 차례로 무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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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칼뱅은 『기독교 강요』에서 인간의 마음은 우상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공장이라고 했습니다. 미가의 어머니는 우상을 섬기겠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여호와께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그것이 우리 마음의 공장이 일하는 방식입니다. 우상은 대개 하나님을 버리는 모습으로 오지 않고, 하나님을 내 쪽으로 붙들어 두려는 모습으로 옵니다. 한국교회는 오랫동안 하나님의 이름으로 많은 것을 지어 왔습니다. 그 가운데 어떤 것은 참으로 여호와께 드린 것이었지만, 어떤 것은 내 아들을 위하여, 우리 교회를 위하여, 우리 이름을 위하여 세운 것이었습니다. 서두에는 여호와가 있고 결말에는 우리 자신이 있는 문장이 적지 않았습니다. 광양사랑의교회가 무엇을 드리든 그 문장의 끝이 어디를 향하는지 먼저 묻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가정에서도 이 어머니의 모습을 조용히 비추어 보십시오. 자녀의 잘못을 꾸짖어야 할 자리에서 서둘러 복을 빌어 덮어 버리지는 않는지, 자녀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어느새 자녀를 위한 작은 신상이 되어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자녀의 성공, 좋은 학교, 안정된 직장이 그 자체로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님보다 앞서 우리 집 한가운데 서면 은장색의 손을 거친 신상이 됩니다. 일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시작한 일이 결국 내 자리를 지키는 수단으로 끝나고 있지 않은지 살펴보십시오. 드린다고 말한 것 가운데 실제로 드린 것이 천백 중 이백은 아닌지 정직하게 셈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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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절 왕이 없는 집의 신당

성령 하나님은 각자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는 시대 한가운데서 말씀으로 우리 마음의 왕좌를 되찾으시고, 우리를 참되신 왕 앞으로 이끄시는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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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미가에게 신당이 있으므로 그가 에봇과 드라빔을 만들고 한 아들을 세워 그의 제사장으로 삼았더라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삿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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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가의 집에는 신당이 있었습니다. 히브리어로 베이트 엘로힘, 곧 하나님의 집 또는 신들의 집이라는 뜻입니다. 당시 넉넉한 집에는 가정 제단이 있었으니, 미가의 가문도 사사 시대의 기준으로는 경건하게 살려고 애쓴 집안이었던 듯합니다. 그래서 더 아픕니다. 미가는 여호와를 버린 사람이 아니라 여호와를 자기 집 안에 모시려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신상에 에봇과 드라빔을 더합니다. 에봇은 우림과 둠밈을 달아 하나님의 뜻을 묻는 데 쓰던 제사장의 겉옷이고, 드라빔은 점을 치는 데 쓰였던 작은 형상입니다. 기드온의 에봇이 온 이스라엘에게 올무가 되었던 일이 떠오릅니다(8:27). 미가는 하나님의 뜻을 묻는 도구를 자기 손으로 만들었습니다. 뜻을 묻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답을 얻을 장치를 갖춘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제사장이었습니다. 미가는 한 아들을 세워 그의 제사장으로 삼습니다. 세웠다로 옮긴 말은 직역하면 손을 채웠다는 뜻으로, 제사장을 위임할 때 쓰이는 표현입니다. 제사장은 오직 아론의 자손만 될 수 있었으니 미가는 이 율법을 정면으로 어긴 것입니다. 뒷날 여로보암이 누구든지 원하는 사람을 산당의 제사장으로 삼은 일이 그 집이 땅 위에서 끊어지는 죄가 되었다는 말씀이 이 장면 위에 겹칩니다(왕상 13:33-34). 미가는 하나님의 복을 받으려고 하나님이 가장 아프게 보시는 일을 저지른 것입니다. 신상과 에봇과 드라빔과 제사장까지, 그는 하나님께서 택하신 곳이 아니라 자기가 택한 곳에 작은 성전을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6절에서 화자가 처음으로 이야기 밖으로 나와 말합니다.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이 후렴은 부록 안에서 네 번 되풀이되고(17:6; 18:1; 19:1; 21:25), 사사기의 마지막 문장이 됩니다. 박유미 교수는 왕이 없었다는 구절의 해석을 셋으로 정리합니다. 인간 왕정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보는 관점, 왕정 이전의 과도기적 혼란을 가리킨다는 관점, 그리고 하나님을 왕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뜻으로 보는 관점입니다. 부록이 그리는 타락을 가장 잘 설명하는 것은 셋째 관점입니다. 소견에 옳은 대로는 직역하면 자기 눈에 옳은 대로인데, 이것은 삼손이 딤나 여인을 두고 그 여자가 내 눈에 옳다고 말한 그 표현과 같습니다(14:3). 한 사람 안에서 보였던 모습이 이제 온 이스라엘의 모습으로 확대된 것입니다. 신명기는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옳은 일을 하라고 거듭 말했는데, 기준이 여호와의 눈에서 각 사람의 눈으로 옮겨 갔습니다. 그 옮겨 감이 가장 먼저 드러난 자리가 전쟁터나 궁정이 아니라 한 가정의 신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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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는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를 미덕처럼 말합니다. 내 마음이 끌리는 대로, 내게 맞는 대로 사는 것이 진정성이라 불립니다. 신앙도 예외가 아닙니다. 내게 은혜가 되는 설교만 듣고, 내 형편에 맞는 말씀만 붙들고, 불편한 말씀은 해석을 바꾸어 비켜 갑니다. 그렇게 우리는 저마다 집 안에 작은 신당을 차립니다. 에봇과 드라빔처럼 원하는 답을 얻는 장치를 갖추고, 그 신당을 지켜 줄 목회자와 교회를 고릅니다. 한국교회가 교단과 교회를 쉽게 옮겨 다니고, 신앙이 소비의 한 방식이 되어 가는 모습 속에도 이 후렴이 울립니다. 

광양사랑의교회가 각 사람의 소견보다 말씀의 소견을 앞세우는 공동체이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아침 말씀 앞에 앉는 일이 필요합니다. 내 눈을 하나님의 눈에 맞추는 조율의 시간이 하루의 기준을 바꿉니다. 가정에서도 무엇이 옳은지를 정하는 기준이 누구의 눈인지 물어보십시오. 아버지의 눈, 어머니의 눈, 혹은 세상의 눈이 아니라 하나님의 눈이 우리 집의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내 안에 왕이 없어서 생긴 혼란이 무엇인지 돌아보십시오. 결정할 때마다 흔들리고, 옳고 그름이 기분에 따라 달라진다면 그것은 내 삶의 왕좌가 비어 있다는 표입니다. 성령께서 오늘 그 자리를 다시 주님께 돌려 드리도록 우리를 이끄십니다. 

또 한 가지, 우리 집에 에봇과 드라빔처럼 원하는 답만 돌려주는 장치가 없는지 살펴보십시오. 듣고 싶은 말만 해 주는 사람, 내 판단을 늘 옳다고 확인해 주는 매체, 기도하기 전에 이미 정해 둔 결론이 그런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묻는 일은 내가 원하지 않는 답도 받을 준비를 하는 일입니다. 그 준비가 되어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왕이 계신 집(하나님나라)에 사는 사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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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3절 값을 매긴 제사장과 복의 계산

성자 하나님은 은 열 개에 고용되는 제사장이 아니라 스스로를 단번에 드리신 영원한 대제사장이시며, 값으로 살 수 없는 복을 은혜로 주시는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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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가가 그 레위인을 거룩하게 구별하매 그 청년이 미가의 제사장이 되어 그 집에 있었더라 이에 미가가 이르되 레위인이 내 제사장이 되었으니 이제 여호와께서 내게 복 주실 줄을 아노라 하니라"(삿 1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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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 베들레헴에서 한 레위인이 등장합니다. 화자는 그를 청년이라 부릅니다. 나아르라는 말은 제사장직을 공식적으로 맡을 수 있는 서른 살에 아직 이르지 못한 젊은이를 가리킵니다. 그는 거기서 거류하였다고 적혀 있습니다. 김회권 교수는 거류하다로 옮긴 구르가 경제 기반 없이 불확실한 생존 조건에 매여 사는 처지를 뜻한다고 설명하며, 유다 베들레헴이 레위인을 공궤하지도 제사장으로 대우하지도 않은 사정에서 유다 지파의 충성심이 얼마나 느슨해졌는지를 읽어 냅니다. 베들레헴은 레위 성읍 목록에도 없는 곳입니다. 레위인이 거주지를 떠날 때는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으로 가야 했는데(신 18:6-7), 이 청년은 성소가 아니라 한 개인의 집으로 흘러갔습니다.

미가가 어디서 오느냐고 묻자, 청년은 히브리어 어순으로는 나는 레위인이라는 말부터 꺼냅니다. 묻지도 않은 신분을 앞세우는 대답입니다. 미가는 그 말의 핵심을 바로 알아듣고 계약을 제안합니다. 나와 함께 거주하며 나를 위하여 아버지와 제사장이 되라, 해마다 은 열과 의복 한 벌과 먹을 것을 주리라. 조건은 분명했고 청년은 들어갔습니다. 레위인은 본래 여호와가 기업이신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의 기업은 은 열과 옷 한 벌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화자의 조용한 비틀기가 있습니다. 미가는 아버지가 되어 달라고 청했지만, 11절은 그 청년이 미가의 아들 중 하나같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제사장은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자리인데, 고용된 제사장은 고용한 사람의 뜻을 따르는 아들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청년은 그 삶에 만족했습니다.

미가는 그 청년의 손을 채워 제사장으로 세웁니다. 5절에서 아들을 세울 때와 똑같은 표현이니, 아들과 이 청년이 다르지 않다는 인상을 줍니다. 그리고 13절, 미가의 확신이 나옵니다. 이제 여호와께서 내게 복 주실 줄을 아노라. 이 말은 그가 아들을 제사장으로 세운 것에 끝내 만족하지 못했음을 드러냅니다. 제대로 된 레위인까지 갖추었으니 복 받는 일만 남았다고 여긴 것입니다. 미가의 신앙은 거래였습니다. 은으로 신상을 만들고 은으로 제사장을 사면 복이 따라온다는 계산입니다. 여호와의 이름이 세 번이나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 장에서 정작 여호와께서는 한 번도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은 열에 팔려 간 레위인이 떠나온 베들레헴에서 참된 제사장이 태어나셨습니다. 그분은 누군가에게 고용되어 섬기신 분이 아니라 맹세로 세워지신 영원한 대제사장이시며, 자기를 드려 단번에 제사를 이루신 분입니다(히 7:27). 미가는 레위인을 얻었으니 복을 받으리라 했지만, 우리는 그분 안에서 이미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을 받았습니다(엡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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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가의 문장은 오늘 우리 입에서도 자주 나옵니다. 십일조를 드렸으니, 새벽기도를 빠지지 않았으니, 좋은 교회에 등록했으니 이제 하나님께서 내게 복 주실 줄을 안다는 말입니다. 겉으로는 믿음의 고백처럼 들리지만 속은 계산입니다. 경건의 조건을 갖추면 복이 따라온다는 셈법은 하나님을 자판기로 만듭니다. 한국교회는 한때 이 셈법으로 크게 성장했고, 지금 그 셈법의 청구서를 받고 있습니다. 또 목회자와 교회의 관계가 고용과 계약의 언어로만 채워질 때, 말씀을 전하는 사람은 아버지가 아니라 아들 중 하나처럼 되어 듣기 좋은 말만 하게 됩니다. 이 본문은 설교자에게도 날카로운 거울입니다. 은 열과 옷 한 벌에 만족하는 순간, 제사장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고용주의 뜻을 전하게 됩니다. 

광양사랑의교회가 서로를 값으로 매기지 않고, 말씀 앞에서 함께 서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각자의 삶에서도 복을 계산하는 습관을 내려놓으십시오. 이미 받은 복이 너무 커서 셀 수 없다는 고백이 계산을 대신할 때, 우리 신앙은 거래에서 감사로 옮겨 갑니다. 오늘 내가 하나님께 무엇을 드렸기에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한 가지만 적어 보고, 그 기대를 그리스도께서 이미 이루신 은혜 앞에 내려놓아 보십시오. 

그리고 일터에서 일하는 분들은 한 가지를 더 생각해 보십시오. 레위 청년은 은 열과 옷 한 벌이라는 조건에 만족하면서 자기가 누구의 것인지를 잊었습니다. 우리도 연봉과 직함과 안정이라는 조건에 만족하는 동안, 하나님이 나의 기업이시라는 정체성을 조금씩 내어 줄 수 있습니다. 조건이 좋은 자리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 조건이 나를 누구의 사람으로 만드는지가 문제입니다. 여호와가 나의 기업이심을 잊지 않는 사람은 어느 집에 있든 고용된 제사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으로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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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주님,

누가 여호와와 같으냐는 이름을 지니고도

저희 손으로 빚은 것을 집 한가운데 세워 온 저희를 용서하옵소서.

여호와께 드린다 말하면서 저희 자신을 위해 쓰던 마음을

오늘 아침 주 앞에 내려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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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공장에서 쉬지 않고 우상을 빚어내는 저희를 아시는 하나님,

자기 눈에 옳은 대로 걷던 발걸음을 주의 눈에 옳은 길로 돌이켜 주옵소서.

저희 집에 차려 둔 작은 신당을 허물고 주님을 참된 왕으로 모시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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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열에 팔리지 않으시고 스스로를 단번에 드리신 대제사장 예수님,

복을 사려고 셈하던 손을 펴게 하시고 이미 받은 은혜 앞에서

감사로 무릎 꿇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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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전하는 이들이 사람의 뜻보다 주님의 뜻을 전하게 하시고

광양사랑의교회가 서로를 값으로 매기지 않는 은혜의 집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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