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45:1-21 영원한 왕께 드리는 포괄적인 찬양 : 만유의 주권과 인자하심을 노래하는 다윗의 찬송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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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45편은 다윗이 지은 찬양시(테힐라)로, 하나님의 광대하심, 영원한 왕국, 그리고 모든 피조물과 성도를 향한 선하시고 은혜로우신 통치에 대해 찬송합니다. 시인은 먼저 하나님을 왕으로 높이며 그분의 위엄 있는 행적을 대대로 선포하겠다고 다짐합니다(1-7절). 이어서 하나님께서 은혜로우시고 자비로우시며 만유를 선대하시고 영원히 다스리시는 분임을 노래합니다(8-13절). 시인은 하나님이 넘어지는 자를 붙드시며 모든 생물에게 필요를 공급하시고, 궁극적으로 진실하게 간구하는 자를 가까이하시며 구원하신다는 확신을 표현합니다(14-20절). 마지막으로 시인 자신과 모든 육체가 영원히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을 송축하기를 선언하며 끝을 맺습니다(2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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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적 및 문화적 배경 : 이 시편은 표제에 "찬송시"(테힐라)가 붙은 유일한 시편이자, 시편 제5권에 있는 다윗의 시(시 138-145편) 중 마지막 시입니다. 시편 145편은 히브리어 알파벳 22자 순서대로 각 구절이 시작되는 답관체(아크로스틱)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시인이 노래하는 찬양이 '알레프부터 타브까지', 즉 하나님의 속성과 행위를 포괄적으로 모두 담아 찬양한다는 신학적 의미를 전달합니다.

# 신학적 및 정경적 배경 : 시편 145편은 시편 전체의 결론부인 할렐루야 시편(시 146-150편) 직전에 위치하여, 시편 전체 구조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시편의 핵심 주제는 여호와의 왕권이며, 다윗은 스스로를 왕으로 인정하면서도 하나님을 "유일한 왕"으로 높입니다. 특히 11-13절의 히브리어 첫 글자들을 거꾸로 배열하면 '왕'(멜레크)이 되는데, 이는 왕이신 하나님에 대한 의도적인 강조입니다. 신학적으로는 창조주 하나님이 출애굽기 34장 6절에서 계시된 것처럼, 죄인들에게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신 분이며, 이 찬양은 146-150편에서 "모든 육체"가 하나님을 찬양하라는 명령으로 확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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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절 영원한 왕이신 여호와의 광대하심과 위엄에 대한 찬양

하나님은 광대하심을 측량할 수 없으나, 그 놀라운 행적(기사)을 통해 대대로 자신을 드러내시는 영원한 왕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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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하나님을 '왕이신 나의 하나님'이라 부르고, 그분의 이름을 '영원히'와 '날마다' 송축하겠다고 반복하여 선언합니다. 여호와의 광대하심은 너무 커서 측량할 수 없다고 고백하며, 이 놀라운 행적(기사)들이 대대로 칭송되고 선포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주의 두려운 권능을 말하며, 주의 크신 은혜(선하심)와 의를 노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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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하나님을 '왕이신 나의 하나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스라엘의 최고 통치권이 오직 하나님께 있음을 인정하는 신앙 고백입니다. '영원히'와 '날마다'의 찬양은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의지적인 헌신을 보여주며, 시편 기자의 찬양이 중단 없이 지속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광대하심'은 인간의 이성이나 능력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초월적 위엄무한한 능력을 의미하며, '기사'는 하나님의 언약적 사랑(헤세드)과 은혜가 담긴 구체적이고 경이로운 구원 행위들을 가리킵니다.

참된 찬양은 하나님의 측량할 수 없는 초월적 존재이심을 인정하고, 그분의 구원 역사를 능동적으로 기억하고 선포하는 책임 있는 행동입니다. 이 기억을 통해 성도는 자신의 유한함을 넘어서는 영원한 소망을 발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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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단순히 '막연한 개념'으로 두지 않고, 그분이 내 삶에 행하신 구체적인 '기사'(말씀, 응답, 인도)를 '묵상'함으로써 그 광대하심을 경험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나의 왕'으로 고백하는 것은, 내 삶의 모든 주도권을 그분께 내어드리고 그분의 뜻에 따라 영원히 순종하겠다는 매일의 헌신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교회는 세상의 덧없는 영광과 힘(헤벨, 그림자)을 추구하는 대신, 하나님의 광대하심과 의로우신 행적을 대대로 전하는 사명(4절)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 찬양의 선포는 세상에서 하나님만이 유일한 통치자임을 증언하는 것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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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3절 만유를 향한 인자하심과 영원한 통치

하나님은 은혜와 긍휼이 풍성하시어 모든 피조물을 선대하시며, 그분의 나라는 세대를 초월하여 영원히 다스리시는 주권적인 왕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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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여호와를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인자하심이 크신' 분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분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만유를 선대하시며' 그 지으신 모든 것에 긍휼을 베푸시기에, 성도들은 주의 나라의 영광을 말하며 그 나라가 영원한 나라요 통치는 대대에 이를 것이라고 선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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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절은 시편에서 자주 인용되는 하나님의 언약적 자기 계시 구문입니다. '노하기를 더디 하심'은 이스라엘의 죄악에도 불구하고 언약을 파기하지 않고 인내하시는 하나님의 온유와 긍휼을 보여줍니다. '인자하심'(헤세드)과 '긍휼'(라하밈)은 하나님의 선하심이 인간의 상황을 인격적으로 고려하여 베푸시는 사랑임을 의미하며, 이 사랑이 만물(온 피조 세계)에 미친다는 사실은 하나님의 보편적인 섭리를 강조합니다.

'주의 나라'의 영원성과 통치(13절)는 세상의 왕권과 달리 불변의 공의사랑에 기초하고 있으며, 그분의 주권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 영원무궁토록 지속됩니다.

하나님의 영원한 통치는 자비를 그 핵심으로 하며, 우리가 이 자비에 힘입어 죄악 가운데서도 소멸되지 않고 회복과 구원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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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님의 노하기를 더디 하시는 속성을 헛된 방종의 기회로 삼지 않고, 그분의 자비(긍휼)에 힘입어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단순히 규례를 지키는 행위를 넘어, 만물을 선대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닮아 모든 피조 세계를 향한 책임감과 사랑을 실천하는 것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인간의 유한한 통치와 역사는 흥망성쇠를 거듭하지만, 하나님의 영원한 통치는 흔들림이 없습니다. 우리는 이 영원성을 믿고, 세상의 부패와 악 앞에서 절망하지 않고 하나님 나라의 영광(11절)을 선포하며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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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16절 약하고 궁핍한 모든 생물에게 공급하시는 은혜

하나님은 넘어지는 자를 일으키시고, 모든 생물에게 때를 따라 필요한 것을 손수 펴서 만족시켜 주시는 자비와 섭리의 근원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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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께서는 '모든 넘어지는 자'와 '비굴한 자'를 붙드시고 일으키시며. '모든 사람의 눈'(중생, 모든 생물)이 주를 앙망하오니, 주님은 때를 따라 그들에게 식물을 주시고, 손을 펴사 모든 생물의 소원을 만족케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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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는 자'(상해나 죽음에 직면한 자)와 '비굴한 자'(억압으로 인해 굽어진 자)는 세상에서 약하고 짓눌린 이들을 대표합니다. 하나님이 이들을 '붙드시고 일으키시는'(14절) 행위는 단순히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그들의 고난의 자리에서 직접 개입하시는 현재적인 구원과 회복을 의미합니다. 이는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소외된 자를 돌보신 행위)을 예표합니다.

'손을 펴사' 식물을 공급하신다는 것은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이 모든 생명체의 생존에 필수적인 필요까지 세심하게 채우시는 자비로운 섭리를 나타내는 신인동형론적 표현입니다. 모든 생물이 주를 앙망한다는 것은 피조물이 창조주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을 의인화하여 보여줍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약자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능력과 사랑으로 모든 존재를 공급하고 보존하시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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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육체의 필요뿐 아니라 영혼의 갈급함까지도 '때를 따라'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앙망(기대하고 소망)해야 합니다. 우리가 느끼는 부족함이나 곤경은, 하나님이 '손을 펴서' 채우실 수 있는 기회의 자리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오늘날 빈익빈 부익부 현상과 경쟁 논리 속에서 '넘어지고 비굴해진' 이웃을 발견할 때, 교회와 성도는 그들을 외면하지 않고 일으켜 세우는 하나님의 통치 대리자로서의 사명을 실천해야 합니다. 사회의 소외된 약자에 대한 돌봄은 하나님의 공의로운 통치를 세상에 증언하는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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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21절 의와 진실로 간구하는 자를 구원하시는 심판자

하나님은 그 모든 행위에 의로우시며, 당신을 경외하고 사랑하는 자에게 가까이하시고 보호하시며 구원을 성취하시는 신실한 보존자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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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께서는 그 모든 행위에 의로우시고 은혜로우시며. 진실하게 간구하는 모든 자에게 가까이 하신다고 선언합니다. 하나님은 자기를 경외하는 자의 소원을 이루시며, 사랑하는 자는 보호하시고, 악인은 멸하시리로다. 시인은 '모든 육체'가 여호와의 거룩한 이름을 영원히 송축할 것을 다짐하며 시를 끝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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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의로우심'과 '은혜로우심'은 그분의 행위 방식에 대한 변함없는 확신을 줍니다. 하나님께서 '가까이 계신다'는 것은 단순한 거리적 개념이 아니라, 인격적인 친밀함필요한 때에 도우실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암시합니다. 하나님은 형식적으로 기도하는 자가 아닌, '진실함'(신실함)으로 간구하며, '경외함'(존경과 순종)으로 나아오는 자의 소원을 이루어주십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자는 보호하시고 악인은 멸하신다'(20절)는 것은 시편 1편의 메시지와 같이 의인과 악인의 종말론적인 운명을 극명하게 대조하며, 이 심판을 통해 하나님의 통치가 완성됨을 보여줍니다. 21절은 시편의 결론으로, 시인 개인의 찬양이 '모든 육체'의 찬양으로 확대되어 온 우주적 찬양을 촉구하며 시편 전체의 대미를 장식합니다.

구원과 보호는 우리의 공로가 아닌, 하나님의 의롭고 은혜로운 속성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진실한 믿음의 반응에 주어지는 은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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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도할 때 나의 열심이나 공로를 내세우기보다, 하나님의 '진실함'(언약)과 '의로우심'(공의)에 근거하여 담대하게 간구해야 합니다. 특히, 하나님을 향한 사랑을 고백하는 것은 말씀에 대한 순종과 실천으로 나타나야 하며, 이것이 곧 하나님이 우리를 보호하시는 조건이 됩니다.

교회는 세상에서 정의와 자비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진실한 자'들의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 21절의 '모든 육체의 송축'은 우리가 사명을 완수했을 때 이 땅에서 실현될 궁극적인 평화와 구원을 기대하며, 오늘 이 찬양을 온 세상에 선포해야 함을 가르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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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왕이신 나의 하나님, 

찬양과 경배를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주님의 광대하심을 감히 측량할 수 없사오나, 

대대에 이르도록 당신의 놀라운 행사와 위엄을 찬송합니다. 

주님의 노하기를 더디 하심과 풍성하신 인자하심(헤세드)이야말로, 

덧없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미천한 저희의 존재를 붙드시는 유일한 근원입니다.

주님, 

넘어지는 자를 일으키시고 짓눌린 자를 위로하시며, 

모든 피조물에게 때를 따라 손을 펴서 만족을 주시는 

그 자비로운 섭리를 인해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이 세상의 헛된 권력이나 재물에 소망을 두지 않고, 

오직 당신만을 경외하며 사랑하는 종이 되게 하소서.

우리의 입술이 진실함으로 당신께 간구할 때, 

가까이 오셔서 우리의 소원을 이루시고 구원하시는 

신실한 보호를 체험하게 하옵소서. 

악은 반드시 멸망하고 의인은 보호받는다는 영원한 주의 의를 확신하며, 

저희의 입이 주님의 영예를 말하게 하소서. 

마침내 모든 육체가 당신의 거룩한 이름을 영원히 송축할 때까지, 

저희를 당신 나라의 영광스러운 찬양대에 참여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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