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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24-125편 위기를 구원의 간증으로 바꾸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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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의 여정은 계속됩니다. 하나님의 도성에서 예배의 감격을 누리고(122편), 세상의 멸시 속에서 하늘의 은혜를 구했던(123편) 순례자는 이제 자신의 지나온 길을 돌아봅니다. 그 길에는 죽음의 위협이 넘실댔고, 교활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시편 124편은 그 모든 위기 속에서 건져주신 하나님의 구원을 소급하여 찬양하는 감격의 노래이며, 시편 125편은 그 구원의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가 누릴 영원하고 흔들림 없는 안전을 선포하는 신뢰의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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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24편: 만약 하나님이 아니셨더라면>

이 시는 "만약 ~ 아니었다면"이라는 극적인 가정법으로 시작하여, 하나님의 부재(不在)라는 아찔한 상상을 통해 역설적으로 그분의 존재와 도우심이 얼마나 절대적이었는지를 생생하게 증언합니다. 이는 지나온 삶의 모든 위기가 실은 하나님의 구원을 체험하는 기회였음을 깨달은 자의 회고적 신앙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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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4:1-5 하나님은 맹렬한 원수의 공격과 거대한 재앙의 위협 속에서 언약 백성의 편에 서서 싸우시는 유일한 구원자이십니다.

시인은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향해 "이제 말하여 보아라"고 외치며 공동체의 간증을 촉구합니다. 그는 "만약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이라는 가정을 두 번이나 반복하며, 원수들이 분노로 일어날 때 그들은 우리를 산 채로 삼켰을 것이고, 인생의 물결이 우리를 휩쓸어 영혼까지 잠기게 했을 것이라고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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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원수의 공격은 두 가지 강력한 이미지로 묘사됩니다. 

첫째는 탐욕스러운 맹수처럼 "우리를 산 채로 삼키려" 하는 모습입니다. 이는 단순히 패배시키는 것을 넘어, 존재 자체를 완전히 소멸시키려는 극단적인 적의를 보여줍니다. 

둘째는 모든 것을 쓸어버리는 거대한 홍수(시내의 급류)입니다. 통제 불가능한 자연의 재해처럼,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압도적인 위기를 상징합니다. 고대 근동 세계에서 '물'은 종종 혼돈과 죽음의 세력을 상징했습니다. 시인은 이스라엘의 역사가 바로 이러한 맹수와 홍수의 위협으로 가득했음을 상기시킵니다. 

애굽의 바로, 광야의 결핍, 가나안 족속들, 블레셋, 앗수르, 바벨론 등 수많은 대적들 앞에서 이스라엘은 늘 풍전등화와 같았습니다. 시인의 "만약 ~ 아니었다면"이라는 질문은,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었다면 이스라엘이라는 민족, 그리고 '나'라는 존재는 역사 속에서 진작에 사라졌을 것이라는 명백한 진실을 이끌어냅니다. 우리의 구원은 우리의 힘이나 지혜가 아닌, 전적으로 '우리 편이 되어주신'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의 결과임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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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하나님이 내 편이 아니셨더라면...' 이 질문을 오늘 우리 자신에게 던져봅시다. 예측 불가능한 사고, 관계의 파탄, 경제적인 위기, 영적인 침체의 순간에 만약 하나님의 붙드심이 없었다면 지금 나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요? 우리는 종종 현재의 평안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이따금씩 과거의 아찔했던 순간들을 돌아보며 하나님의 부재를 가정해볼 때, 비로소 보이지 않는 그분의 손길이 얼마나 섬세하고 강력하게 나를 지켜 오셨는지를 깨닫고 감사하게 됩니다. 갓난아이가 부모의 돌봄 없이는 단 하루도 생존할 수 없듯, 연약한 우리는 악하고 불의한 세상 속에서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믿음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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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4:6-8 하나님은 천지를 지으신 창조의 능력으로, 교활한 원수의 함정에서 당신의 백성을 기적적으로 구출하시는 해방자이십니다.

시인은 이제 구원의 감격을 직접적으로 찬송합니다. 원수의 '이빨'에 찢길 먹잇감 같았고, 사냥꾼의 '올무'에 걸린 새와 같았던 우리를 구원하신 여호와를 찬양합니다. 그는 "올무가 끊어지므로 우리가 벗어났다"고 선포하며, 우리의 도움이 바로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이름"에 있음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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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의 이미지가 맹수와 홍수에서 사냥꾼의 올무로 바뀝니다. 이는 힘으로 압도하는 위협뿐만 아니라, 교묘한 속임수와 피할 수 없어 보이는 함정까지도 포함하는 것입니다. '새가 올무에 걸리는 것'은 속수무책의 절망적인 상황을 의미합니다. 새는 자신의 힘으로 결코 그물이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누군가 밖에서 올무를 끊어주어야만 합니다. 이처럼 우리의 구원은 자력(自力)이 아닌, 전적인 하나님의 개입으로만 가능합니다. "올무가 끊어졌다"는 선언은 하나님의 기적적인 구원 행위를 보여주는 강력한 표현입니다. 이 구원의 근거는 무엇입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이름'입니다. 이는 시편 121편의 고백과도 연결됩니다. 혼돈(물)을 다스리시고 모든 생명을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께는, 이 세상의 그 어떤 대적이나 위기도 통제 불가능한 것이 없습니다. 그 어떤 강력한 제국도, 교묘한 함정도 창조주의 능력 앞에서는 무력합니다. 이 고백은 우리의 구원이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에 서 있음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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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에도 교묘한 올무들이 있습니다. 중독의 올무, 거짓된 가치관의 올무, 끊어내지 못하는 죄의 습관이라는 올무에 걸려 신음할 때가 있습니다. 내 힘으로는 도저히 벗어날 수 없다고 절망될 때, 우리는 시인과 함께 고백해야 합니다.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이름에 있음을. 그 이름을 부를 때, 주님은 우리의 모든 얽매임을 끊으시고 참된 자유를 주시는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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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25편: 시온산같이 흔들리지 않는 신뢰>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한 순례자는 이제 그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가 누리는 견고한 안전을 노래합니다. 위태로운 세상 속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영원한 보호를 시온산을 둘러싼 산들의 이미지를 통해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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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5:1-2 하나님은 영원부터 영원까지 당신을 의지하는 백성을 변함없이 둘러싸 보호하시는 견고한 피난처이십니다.

시인은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는 시온 산이 흔들리지 아니하고 영원히 있음 같다"고 선포합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의 지리적 특징을 들어, "산들이 예루살렘을 두름과 같이 여호와께서 그의 백성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두르시리로다"라고 노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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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은 해발 약 750미터의 고지대에 위치하며, 동쪽의 감람산, 남쪽의 힌놈의 골짜기, 서쪽과 북쪽의 언덕 등 주변이 산과 언덕으로 둘러싸인 천연의 요새입니다. 순례자는 눈앞에 펼쳐진 이 장엄한 광경을 보며, 눈에 보이는 산들의 견고한 방어벽을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영원하고 완전한 보호하심을 깨닫습니다. 산들이 예루살렘을 물리적으로 보호하듯, 하나님은 당신의 임재로 백성을 영적으로, 전인격적으로 감싸 안으십니다. 이 보호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영원까지" 이어지는 불변의 약속입니다. 세상의 권력은 변하고, 사람의 마음은 흔들리지만,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는 하나님의 영원하심에 뿌리를 내렸기에 결코 요동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신뢰의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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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을 의지하며 살아갑니까? 재물, 건강, 명예, 인간관계 등 우리가 의지하는 세상의 산들은 언젠가 흔들리고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원히 흔들리지 않는 반석이신 하나님을 의지할 때, 우리는 인생의 어떤 폭풍우 속에서도 내면의 평안과 견고함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문제의 산들을 바라보며 낙심하는 대신, 그 문제보다 더 크신 능력으로 우리를 영원토록 두르고 계신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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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5:3-5 하나님은 악인의 통치가 의인들을 넘어뜨리지 못하도록 막으시는 정의로운 통치자이시며, 마침내 당신의 백성에게 궁극적인 평강(샬롬)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시인은 현실의 문제를 직시합니다. 악인이 권세를 잡고 의인을 다스리는 상황이 지속될 때, 의인들마저 죄에 손을 댈 유혹에 빠질 수 있음을 간파합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께서 선한 자와 마음이 정직한 자에게 선대하시고, 구부러진 길로 가는 악인들은 벌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기도의 끝은 "이스라엘에게는 평강이 있을지어다"라는 축복의 선언으로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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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절은 매우 깊은 영적, 심리적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악인의 규가 의인들의 땅에서는 그 권세를 누리지 못하리니 이는 의인들로 하여금 죄악에 손을 대지 아니하게 함이로다." 이것은 불의한 사회 구조와 악한 통치가 선한 사람들의 영혼마저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지속적인 억압과 불의 속에서는 믿음 좋은 사람도 결국 타협하거나 절망하여 악에 물들기 쉽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인의 기도는 단순히 악인을 벌해달라는 개인적인 복수의 차원을 넘어, 의인들이 믿음을 지킬 수 있는 정의로운 공동체를 지켜달라는 공적인 간구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이 죄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악의 세력이 영원히 득세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마침내 하나님께서 개입하셔서 선과 악을 구분하시고, 구부러진 길을 가는 자들을 심판하실 때, 비로소 이스라엘 공동체에는 참된 평강(샬롬)이 임하게 될 것입니다. 이 샬롬은 단순히 분쟁이 없는 상태를 넘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은 온전하고 조화로운 상태, 즉 하나님의 정의로운 통치가 완전히 실현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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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악인이 형통하고 의인이 고난받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불의와 타협하면 더 쉬운 길을 갈 수 있다는 유혹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시인처럼 기도해야 합니다. "주님, 이 땅에 주님의 정의를 세워주소서. 우리가 악한 세상 속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고 선한 길을 걷도록 붙들어 주소서." 그리고 우리 자신이 먼저 삶의 자리에서 구부러진 길이 아닌 정직한 길을 선택하며, 이 땅에 하나님의 샬롬을 이루어가는 통로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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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관 찬송 및 찬양

  • 찬송가 382장 (통 432) "너 근심 걱정 말아라"

  • 복음성가 "나의 반석이신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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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 하나님, 

지난 날들을 돌아보니 

주님의 도우심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벌써 맹렬한 홍수에 잠기고 

사나운 맹수에게 삼킴바 되었을 인생이었음을 고백합니다. 

모든 위기 속에서 우리 편이 되어주시고, 

모든 올무에서 우리를 건져주신 

그 은혜에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이제는 흔들리지 않는 시온산처럼, 

우리를 영원토록 두르시는 

주님만을 굳게 의지하게 하옵소서. 

악인의 권세가 득세하는 이 땅에서 

죄악에 손대지 않도록 우리를 지켜주시고, 

마침내 주님의 정의를 세우사 

이 땅에 참된 평강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우리의 영원한 도움이시며 피난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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