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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28-129편 복 얻는 삶, 저주 받는 삶 : 복의 길, 고난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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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의 여정은 삶의 두 갈래 길, 곧 복된 삶과 고난받는 삶의 의미를 깊이 성찰하게 합니다. 시편 128편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의 삶이 얼마나 복되고 아름다운지를 한 폭의 그림처럼 보여주는 지혜의 노래입니다. 반면, 시편 129편은 그 복된 길을 걸어가는 하나님의 백성이 세상으로부터 겪는 모진 핍박의 역사를 회고하며, 마침내 악인을 심판하시고 의인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정의를 선포하는 역사의 노래입니다. 이 두 시편은 순례자의 삶에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하는 행복과 고난의 신비를 함께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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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28편 :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의 복>

이 시는 성전에 올라가는 순례자가 참된 복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노래하는 행복의 송가입니다. 화려한 성공이나 짜릿한 쾌락이 아닌,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아가는 소박한 일상 속에 깃든 참되고 지속적인 복을 그려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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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8:1-4 일상의 거룩, 가정의 행복 : 하나님은 당신을 경외하며 그 길을 걷는 자에게 정직한 노동의 열매와 가정의 화목이라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복을 내리시는 분입니다.

시인은 복 있는 사람을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로 정의합니다. 그 복의 내용은 첫째,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는 것"이며, 둘째,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고 자식들은 어린 감람나무 같은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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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경외한다'는 것은 단순히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주권과 위대하심을 인정하고 사랑으로 존중하며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의 태도 전체를 의미합니다. 이는 구약 지혜 문학의 핵심 주제입니다(잠 1:7). 시인은 이 경외함이 막연한 종교적 감정이 아니라, "그의 길을 걷는 것"이라는 구체적인 삶의 실천으로 나타난다고 말합니다. 그 첫 번째 복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이는 땀 흘리지 않고 얻는 일확천금이 아니라, 정직한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누리는 보람과 만족을 의미합니다. 아담의 범죄 이후 노동은 저주가 되었지만(창 3:17-19), 그리스도 안에서 회복된 노동은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가꾸는 거룩한 소명이자 복의 통로가 됩니다. 두 번째 복은 가정의 행복입니다. '결실한 포도나무' 같은 아내는 생명력과 풍성함, 기쁨을 상징하며, 식탁에 둘러앉은 '어린 감람나무' 같은 자식들은 미래의 소망과 번영을 상징합니다. 고대 근동에서 감람나무는 귀한 기름을 내고 수명이 길어 하나님의 축복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상징이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은 일터의 보람과 가정의 화목이라는, 가장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행복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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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더 많이 소유하고 더 큰 쾌락을 누려야 행복하다고 속삭입니다. 그래서 수고 이상의 대가를 얻기 위해 부정을 저지르거나, 순간의 쾌락을 위해 가정의 평화를 깨뜨리는 어리석음을 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참된 행복은 '하나님 경외'라는 뿌리에서 시작됩니다. 나의 일터를 거룩한 소명의 자리로 여기며 정직하게 땀 흘리고 있습니까? 나의 가정을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로 여기며 사랑과 화평을 심고 있습니까? 참된 행복의 비결은 멀리 있지 않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우리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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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8:5-6 공동체의 평화, 시온의 축복 ; 하나님은 시온, 즉 당신의 교회를 통해 복을 베푸시며, 개인의 경건이 공동체의 평화와 번영으로 이어지게 하시는 분입니다.

시인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개인을 향한 축복을 넘어, 그 복이 "시온에서부터" 흘러나와 "예루살렘의 번영"을 보고, 마침내 "이스라엘에게 평강이 있을지로다"라는 공동체 전체의 평화로 확장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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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성경에서 시온(예루살렘)은 단순히 지리적인 장소를 넘어, 하나님의 임재와 통치가 있는 곳, 모든 언약적 축복이 시작되고 흘러나가는 영적인 중심지입니다. 따라서 "여호와께서 시온에서 네게 복을 주실지어다"라는 기도는, 개인의 복이 하나님의 언약 공동체(오늘날의 교회)를 떠나서는 온전히 누릴 수 없다는 깊은 신학적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나의 경건한 삶이 나 한 사람의 행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교회를 통해 흘러가 예루살렘, 즉 사회와 국가 전체의 번영과 평화(샬롬)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거룩한 개인 없이는 건강한 공동체가 설 수 없고, 평화로운 공동체 없이는 개인의 행복도 온전할 수 없다는 불가분리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이는 '나'의 구원을 넘어 '우리'의 구원을 생각하고, 나의 행복을 넘어 이웃과 공동체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헌신하도록 우리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뜻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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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앙생활은 너무 개인주의에 머물러 있지는 않습니까? 내가 복 받는 것에만 집중한 나머지, 내가 속한 교회 공동체와 이 사회의 아픔과 평화를 위해서는 무관심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경건한 삶은 골방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속에서 서로를 세우고 사회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며 평화를 만들어가는 삶으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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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29편: 고난의 밭에 새겨진 하나님의 정의>

시편 128편의 이상적인 복의 그림과 달리, 시편 129편은 이스라엘이 겪어온 고통스러운 현실의 역사를 적나라하게 고발합니다. 그러나 이 시는 단순한 고난의 탄식이 아니라, 그 모든 핍박 속에서도 자기 백성을 지키시고 마침내 악인을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의로우심을 찬양하는 믿음의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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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9:1-3 밭 갈듯 상처 낸 핍박의 역사 ;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이 세상으로부터 부당한 고난과 핍박을 당할 때, 그 모든 것을 지켜보시며 기억하시는 공의로운 하나님이십니다.

시인은 이스라엘 공동체를 향해, "내가 어릴 적부터" 여러 번 괴롭힘을 당했지만, 그들이 결코 "나를 이기지 못하였다"고 선포하며 간증을 시작합니다. 대적들의 핍박이 얼마나 잔혹했는지 "밭 가는 자들이 내 등을 갈아 그 고랑을 길게 지었도다"라는 끔찍한 이미지로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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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적부터"라는 표현은 이스라엘 민족의 시작점인 애굽에서의 노예 생활부터 시작된 기나긴 고난의 역사를 함축합니다. 애굽, 블레셋, 아람, 앗수르, 바벨론 등 주변 강대국들은 끊임없이 이스라엘을 침략하고 압제했습니다. "밭 가는 자들이 내 등을 갈아"라는 비유는 채찍질로 인해 등의 살점이 떨어져 나가 마치 밭고랑처럼 패인 모습을 연상시키는 극단적인 표현으로, 원수들의 잔혹함과 이스라엘이 겪은 고통의 깊이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시인은 "그들이 나를 이기지 못하였다"고 담대하게 선포합니다. 이는 이스라엘이 스스로 강해서가 아니라, 그들 가운데 함께하시며 지키시는 하나님 때문에 결코 소멸되지 않았다는 강력한 신앙고백입니다. 이 고백은 세상이 교회를 미워하고 핍박할 것이나 결코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약속과도 연결됩니다(요 15:18-19, 마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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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백성으로 거룩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려 할 때, 세상으로부터 오해와 박해를 받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께 속했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고난 앞에서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나를 이기지 못한다"는 믿음으로 담대히 맞서는 것입니다. 나를 지키시는 분이 세상보다 크심을 신뢰할 때, 우리는 고난을 통해 오히려 더욱 단단해지는 믿음의 용사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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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9:4-8 지붕의 풀같이 시들 악인의 운명 ; 하나님은 의로우사 악인의 줄을 끊으시며, 당신의 백성을 대적하는 모든 세력을 수치와 멸망에 이르게 하시는 심판주이십니다.

고난의 회고는 이제 하나님의 의로우심에 대한 찬양과 악인에 대한 심판 선포로 전환됩니다. 시인은 여호와께서 "악인들의 줄을 끊으셨다"고 선언하며, 앞으로도 시온을 미워하는 자들은 모두 수치를 당하고 물러가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들의 운명을 "자라기 전에 마르는 지붕 위의 풀"에 비유하며, 그들은 베는 자나 묶는 자의 품에 차지 못하고, 지나가는 그 누구에게서도 "여호와의 복"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저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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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들의 줄을 끊으셨도다"는 소를 멍에에 매어 밭을 갈게 하는 밧줄이나 포로를 결박하는 밧줄을 끊어버리시는 해방자로서의 하나님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선언을 근거로 시인은 미래에도 동일한 구원이 있을 것을 확신합니다. 악인의 운명을 비유한 "지붕 위의 풀"은 흙이 얇은 팔레스타인 지붕 위에 잠시 돋아났다가, 뜨거운 햇볕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금세 타버리는 풀을 가리킵니다. 이는 악인의 번영이 아무리 대단해 보여도, 그것은 뿌리 없이 잠시 있다가 사라질 허무한 것임을 보여주는 강력한 이미지입니다. 마지막으로, 추수 때 농부들이 서로 주고받던 축복의 인사("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복 주시기를 원하노라")를 그들은 결코 듣지 못할 것이라는 저주는, 그들이 하나님의 복과 인간 공동체로부터 완전히 단절되고 소외될 것임을 의미하는 가장 무서운 심판의 선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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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눈에는 악인이 형통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대적하는 세력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분명히 선언합니다. 그들의 끝은 지붕의 풀과 같을 것이라고. 우리는 눈에 보이는 현상에 낙심하지 말고, 역사의 최종 심판자이신 하나님을 신뢰해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 자신이 악인의 길, 곧 뿌리 없는 번영을 추구하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오직 하나님 안에 깊이 뿌리내린 삶만이 영원한 열매를 맺고, 하나님의 복된 공동체 안에서 참된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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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관 찬송 및 찬양

  • 찬송가 559장 (통 305)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

  • 복음성가 "오 신실하신 주" (Great Is Thy Faithful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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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복의 근원되시는 하나님 아버지, 

주님을 경외하며 주의 길을 걷는 것이 

참된 행복임을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저희에게 정직한 땀의 결실을 누리는 

보람과, 사랑과 화목이 넘치는 가정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저희의 경건이 개인의 복에만 머무르지 않고, 

교회를 통해 세상으로 흘러가 

이 땅에 주님의 평화를 이루는 통로가 되게 하옵소서. 

또한, 저희가 믿음 때문에 겪는 모든 고난의 순간마다, 

밭 갈듯 상처 난 이스라엘의 등 뒤에서 

마침내 악인의 줄을 끊으셨던 주님을 기억하게 하소서. 

지붕의 풀처럼 시들어 버릴 악인의 형통을 부러워하지 않고, 

의로우신 심판자이신 주님을 신뢰하며 

묵묵히 믿음의 길을 걷게 하여 주옵소서. 

우리의 영원한 반석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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