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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 02:01-07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신 말씀 - 에베소 교회

처음 사랑을 회복하는 이기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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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는 당신의 피로 사신 교회를 한순간도 잊지 않으시고 그 한가운데를 거니시며 모든 것을 아십니다. 그분의 불꽃같은 눈은 우리의 모든 행위와 수고와 인내를 살피시며, 동시에 우리의 가장 깊은 중심, 사랑의 동기까지 꿰뚫어 보십니다. 에베소 교회에 보내는 첫 번째 편지는 바로 이 주님의 세밀한 관심과 사랑에서 시작됩니다. 이 편지는 칭찬과 책망을 통해 교회가 무엇으로 서야 하는지, 그리고 넘어진 자리에서 어떻게 다시 일어나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위로와 소망의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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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절 모든 것을 아시는 주님의 칭찬

주님은 교회의 주권자로서 당신의 종들을 능력의 오른손에 붙드시고, 교회 한가운데를 친히 거니시며 우리의 모든 행위와 수고와 인내를 남김없이 아시고 인정해주시는 신실한 목자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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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에 일곱 별을 붙잡고 일곱 금 촛대 사이를 거니시는 이가 에베소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여 이르시기를, 그들의 행위와 수고와 인내를 알고, 또한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않은 것과 자칭 사도라 하되 아닌 자들을 시험하여 그의 거짓된 것을 드러낸 것과, 또 참고 주의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게으르지 아니한 것을 안다고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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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주권자이신 그리스도: 편지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떤 분이신지에 대한 장엄한 묘사로 시작합니다. ‘오른손에 일곱 별을 붙잡고’ 계신 모습은 교회의 지도자들(사자)이 주님의 절대적인 주권과 능력, 그리고 보호 아래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위로의 이미지입니다. 또한 ‘일곱 금 촛대 사이를 거니시는’ 모습은 주님께서 교회와 멀리 떨어져 계신 방관자가 아니라, 교회 공동체 한복판에 임재하시어 모든 것을 친히 살피시고 돌보시는 분임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이 모습은 에베소 교회 성도들에게 자신들이 결코 홀로 버려진 존재가 아니라는 큰 위로와 확신을 주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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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받는 교회의 모습 : 주님은 에베소 교회의 세 가지 미덕을 구체적으로 칭찬하십니다.

  1. 신학적 순수성(진리 수호) : 그들은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않았고’, ‘자칭 사도라 하는 자들을 시험하여 거짓을 드러냈습니다.’ 당시 에베소는 사도 바울, 디모데, 사도 요한과 같은 위대한 지도자들의 가르침 위에 세워진 교회였기에, 복음의 진리를 수호하려는 건강한 열정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영적 분별력을 가지고 교회를 허무는 거짓 가르침에 단호히 맞서 싸웠습니다.

  2. 도덕적 순결 : 에베소는 거대한 아데미(아르테미스) 신전이 위치한 도시로, 우상숭배와 성적 타락이 만연한 곳이었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않았다’는 칭찬은 그들이 세상의 부도덕한 문화에 타협하지 않고 거룩함을 지키기 위해 힘썼음을 보여줍니다.

  3. 인내와 열심 : 그들은 ‘주의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이는 1장 9절에서 요한이 동참한다고 고백한 ‘예수의 환난과 나라와 참음’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그들의 수고와 인내는 막연한 고행이 아니라, 오직 ‘주의 이름’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위한 헌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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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오늘 우리 교회와 개인의 삶을 동일하게 살피십니다. 우리의 행위와 수고와 인내를 다 알고 계십니다. 이 사실은 우리에게 큰 위로이자 동시에 거룩한 부담입니다. 오늘 나의 열심은 무엇을 위한 것입니까? 세상의 가치관과 비진리가 교회 안에 스며들 때, 우리는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분별하며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주님의 이름을 위해 기꺼이 손해 보고 인내하며, 게으르지 않고 복음의 진리를 따라 살아가려는 거룩한 열심이 내 안에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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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절 사랑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책망과 촉구

주님은 교리의 순수성과 행위의 열심을 기뻐하시지만, 그것들의 뿌리가 되는 ‘처음 사랑’을 잃어버렸을 때 가장 마음 아파하시며, 회개를 통해 관계를 회복하고 교회가 교회답게 서 있기를 간절히 원하시는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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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님은 에베소 교회를 향해 책망할 것이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그것은 그들이 ‘처음 사랑을 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어디서부터 사랑이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고 촉구하신다.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가서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고 엄중히 경고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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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 에베소 교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처음 사랑’을 버린 것이었습니다. 모든 칭찬에도 불구하고 이 한 가지 책망은 교회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문제였습니다. ‘처음 사랑’은 단순히 초기의 감정적 뜨거움이 아닙니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에 감격하여 그분을 향해 가졌던 첫 번째의, 그리고 가장 으뜸 되는 전인격적인 헌신과 사랑을 의미합니다. 위로 하나님을 사랑하고(신 6:5), 그 사랑의 필연적 결과로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레 19:18) 것, 이것이 모든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마 22:37-40)이며 교회의 본질입니다.
에베소 교회는 아마도 진리를 수호하려는 열심이 지나쳐, 거짓 가르침에 대한 증오가 연약한 지체나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을 향한 비난과 정죄로 변질되었을 수 있습니다. 사랑이 식어버린 정통은 날카로운 무기가 되어 사람을 살리는 대신 상처를 입힙니다. 사랑이 없는 행위, 수고, 인내는 결국 소리 나는 꽹과리가 될 뿐입니다(고전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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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의 길 : 생각하고, 회개하고, 행하라: 주님은 책망으로 끝내지 않으시고, 은혜로운 회복의 길을 제시하십니다.

  1. 생각하라(μνημόνευε) : 어디서부터 그 사랑이 식었는지, 그 첫 감격과 헌신을 잃어버렸는지 기억해내라.

  2. 회개하라(μετανόησον) : 단순히 후회하는 것을 넘어, 삶의 방향을 180도 돌이켜 하나님께로 돌아오라.

  3. 처음 행위를 가지라(τὰ πρῶτα ἔργα ποίησον): 처음 사랑에서 비롯되었던 그 사랑의 행위들을 다시 실천하라.
    이것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억지로 만들어내라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근원이신 주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그 사랑에 순종하여 행동하라는 촉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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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한 경고 : 촛대를 옮기리라: 만약 회개하지 않는다면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겠다’고 경고하십니다. 촛대는 교회를 상징하므로, 이는 교회의 존재 자체, 즉 세상에 빛을 비추는 사명과 자격을 박탈하시겠다는 무서운 심판의 선언입니다. 사랑을 잃은 교회는 더 이상 주님의 임재를 담아내는 거룩한 촛대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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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진리, 교리, 신학, 전통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사랑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기 쉽습니다. 다른 견해를 가진 이들을 거칠게 비난하고, 연약한 지체들을 쉽게 정죄하며, 사랑 없는 열심에 스스로 도취되곤 합니다. 그러나 사랑이 결핍된 믿음은 잘못된 믿음이며, 사랑이 없는 진리 수호는 주님을 아프시게 하는 행위일 뿐입니다. 지금 나의 열심은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습니까? 나의 신앙생활에 사랑과 관용, 용서가 메말라 딱딱하게 굳어버리지는 않았습니까? 주님은 우리가 넘어진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사랑을 회복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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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7절 이기는 자에게 주시는 약속

주님은 당신이 미워하시는 죄악(타협과 우상숭배)을 교회가 함께 미워하는 것을 칭찬하시며, 성령을 통해 교회에 끊임없이 말씀하시고, 끝까지 믿음으로 승리하는 모든 자에게 창세의 낙원을 회복시키시고 영원한 생명을 선물로 주시는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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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에베소 교회에게는 칭찬할 만한 일이 있으니, 곧 그들이 니골라 당의 행위를 미워하는 것이다. 주님 또한 그것을 미워하신다고 말씀하신다.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의 열매를 주어 먹게 하리라고 약속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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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골라 당의 행위를 미워함 : 주님은 에베소 교회가 ‘니골라 당의 행위’를 미워하는 것을 칭찬하십니다. 니골라 당의 구체적인 가르침은 버가모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발람의 교훈’(2:14-15)과 연결됩니다. 이는 세상의 우상숭배 문화(황제 숭배, 우상의 제물)와 성적 부도덕에 타협하여 신앙의 순결을 더럽히고 핍박을 피하려 했던 혼합주의적 가르침으로 보입니다. 에베소 교회는 진리를 수호했을 뿐 아니라, 세상과의 타협을 단호히 거부하는 거룩함을 지켰습니다. 주님께서 미워하시는 것을 함께 미워하는 것, 이것이 주님과의 사랑의 관계에 있다는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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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 : 1절에서는 예수님이 편지의 발신인이셨지만, 7절에서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으라고 합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말씀이 성령을 통해 교회에 전달되고 적용됨을 보여주는 삼위일체적 사역의 신비를 드러냅니다. 보혜사 성령님은 그리스도의 말씀을 우리에게 가르치시고 생각나게 하시며, 그 말씀에 순종할 힘을 주시는 분입니다(요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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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자와 생명나무의 약속 : ‘이기는 그에게는’이라는 약속은 일곱 교회 모두에게 주어집니다. 여기서 ‘이기는 자’(ὁ νικῶν)는 특별한 영적 능력을 가진 소수의 신자가 아니라, 궁극적인 승리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믿음으로 연합하여 끝까지 인내하며 세상과 죄와 사탄을 이기는 모든 교회(성도)를 가리키는 아름다운 표현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힘써서 쟁취해야 할 자격 조건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 있는 성도의 정체성이자 약속된 운명입니다. 이기는 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의 열매’는 에덴동산에서 죄로 인해 잃어버렸던 영원한 생명과 하나님과의 온전한 교제의 회복을 상징합니다(창 3:22-24). 이는 요한계시록 마지막 장에서 성취될 새 하늘과 새 땅의 영광스러운 소망을 미리 보여주는 것입니다(계 22: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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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진리 위에 서서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신앙의 순결을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그 모든 싸움을 ‘사랑’ 안에서 감당해야 합니다. 성령께서 오늘 나에게, 우리 교회에 하시는 말씀은 무엇입니까? 사랑을 회복하라는 그 음성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겪는 영적 싸움은 고되고 힘들지만, 우리는 이미 이기신 주님께 속한 ‘이기는 자’입니다. 이 정체성을 굳게 붙들고, 장차 누리게 될 생명나무의 영광스러운 소망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도 믿음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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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우리에게 낙원과 생명나무의 열매를 약속하신 하나님 아버지,

진리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잘못된 열심으로 가장 중요한 처음 사랑을 잃어버렸던 

저희의 모습을 회개합니다. 

주의 이름을 위해 수고하고 인내하면서도, 

그 동기가 주님을 향한 사랑이 아닌 

자기 의와 열심일 때가 많았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어디서부터 우리의 사랑이 식었는지 돌아보게 하시고, 

돌이켜 회개함으로 주님과의 첫사랑을 회복하게 하옵소서. 

주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의 힘으로 형제를 사랑하고, 

진리를 지키며, 주의 이름을 위한 모든 수고를 기쁨으로 감당하게 하옵소서.

불의하고 음란한 이 세대를 본받거나 타협하지 않고, 

주님이 미워하시는 죄를 함께 미워하는 

거룩한 백성으로 살게 하여 주시옵소서. 

날마다 성령께서 하시는 

세미한 음성에 귀 기울이며 순종하는 

‘이기는 교회’로 서게 하시고, 

마침내 주님 나라에서 

생명나무의 열매를 맛보는 영광에 참여하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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