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07:01-17 막간-진노의 큰 날에도 보호받는 성도들 

: 누가 능히 서리요? - 하나님의 인(印) 맞은 백성의 완전한 구원과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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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 7장은 6장 마지막의 절규, 즉 "그들의 진노의 큰 날이 이르렀으니 누가 능히 서리요?"(6:17)라는 우주적 질문에 대한 하나님의 자비로운 대답입니다. 일곱 번째 인이 떼어져 최종 심판이 임하기 전, 하나님께서는 의도적으로 역사를 멈추시고(막간, Interlude) 당신의 백성이 누구이며, 그들의 운명이 어떠한지를 두 개의 영광스러운 환상을 통해 보여주십니다. 첫째는 환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상의 전투하는 교회'의 안전함(1-8절)이며, 둘째는 환난을 통과하여 이미 승리한 '천상의 triumphant 교회'의 영광(9-17절)입니다. 이 장은 핍박받는 성도들에게 그들의 구원이 얼마나 확실하며, 그들의 고난이 헛되지 않고, 그들의 마지막이 얼마나 영광스러운지를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위로와 소망의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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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절 지상의 전투하는 교회 :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을 인치시다.

하나님께서는 임박한 심판의 재앙 속에서 당신의 주권적인 선택과 약속에 따라 자기 백성을 구별하여 인치심으로, 그들의 소유권을 확증하고 완전하게 보호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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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은 땅의 네 모퉁이에 선 네 천사가 땅 사방의 바람(심판의 재앙)을 붙잡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때 다른 천사가 살아계신 하나님의 인(印)을 가지고 와서, 천사들에게 "우리가 우리 하나님의 종들의 이마에 인치기까지 땅이나 바다나 나무들을 해하지 말라"고 명령합니다. 그리고 요한은 인침을 받은 자의 수를 듣는데, 이스라엘 자손의 각 지파 중에서 인침을 받은 자들이 십사만 사천 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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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붙잡는 천사들 : 땅의 네 모퉁이와 사방의 바람은 온 세상에 미칠 하나님의 파괴적인 심판을 상징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심판을 잠시 멈추시는 이유는, 당신의 백성을 먼저 안전하게 구별하시기 위함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심판이 무차별적인 파괴가 아니라, 당신의 백성을 보호하시려는 구속사적 목적 아래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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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인(印)을 치심 : '인을 친다'는 것은 고대 사회에서 소유권(이것은 내 것이다), 보호(이것은 누구도 해할 수 없다), 그리고 진품임(이것은 진짜다)을 보증하는 행위였습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자기 종들의 이마에 인을 치시는 것은, 그들이 하나님의 절대적인 소유이며, 어떤 환난 속에서도 사탄이 그들의 구원을 빼앗지 못하도록 완전하게 보호하신다는 언약적 보증입니다. 신약에서 이 '인'은 성도 안에 내주하시며 구원의 날까지 우리를 보증하시는 '성령님'을 의미합니다(엡 1:13-14). 이 인은 환난을 면제해주는 부적이 아니라, 환난을 '통과하여' 믿음을 지킬 수 있도록 지키시는 하나님의 능력의 표지입니다.(이와 반대로 ‘표’(카라그마)를 받은 그룹은 하나님께 저항하는 자들을 가리키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됩니다. 13:16, 17; 14:11; 16:2; 19:20;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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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사만 사천(144,000) : 이 숫자는 문자적인 인구수가 아니라, 상징적인 완전수입니다. 12(구약의 지파) x 12(신약의 사도) x 1,000(충만함과 완전함)으로 구성된 이 숫자는, 신구약 전체를 아우르는 하나님의 모든 백성, 즉 '참 이스라엘'인 교회의 총체적 완전함을 상징합니다. 이는 혈통적 이스라엘이 아닌, 로마서 9장에서 바울이 말한 대로 오직 하나님의 약속과 믿음으로 난 영적 이스라엘, 즉 교회를 가리킵니다. 이들은 지상에서 환난과 영적 전투를 앞두고 있는, 완벽하게 조직된 '하나님의 군대'의 모습입니다. (이스라엘 지파 명단에서 단 지파가 빠지고 므낫세 지파가 들어간 것 등은 이 명단이 상징적임을 더욱 분명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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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종종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의 마지막이 어떻게 될지 불안해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너는 내 것이다." 우리는 성령으로 인침 받은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세상의 어떤 고난이나 핍박도, 심지어 죽음조차도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습니다(롬 8:38-39). 이 인침 받은 정체성은 우리에게 두려움 없이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증인으로 살아갈 담대함을 줍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아시고, 나를 소유하시고, 끝까지 지키신다는 이 확신이 모든 환난을 이기는 힘의 원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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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2절 천상의 승리한 교회: 셀 수 없는 큰 무리의 찬양.

모든 민족 가운데서 어린 양의 피로 구원받은 셀 수 없는 성도들은, 마침내 하나님 보좌 앞에서 승리를 선포하며 모든 구원의 영광을 오직 하나님과 어린 양께만 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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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은 이 일 후에,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나온, 아무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흰 옷을 입고 손에 종려 가지를 들고 보좌 앞과 어린 양 앞에 서 있는 것을 봅니다. 그들은 큰 소리로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있도다"라고 외칩니다. 이에 모든 천사가 보좌와 장로들과 네 생물 주위에 서 있다가 보좌 앞에 엎드려 경배하며, 일곱 가지 찬양(찬송, 영광, 지혜, 감사, 존귀, 권능, 힘)을 하나님께 세세토록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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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은 땅에서는 십사만 사천이라는 '수'를 들었지만, 하늘에서는 '셀 수 없는 큰 무리'를 '봅니다'. 이는 동일한 그룹, 즉 교회를 다른 관점에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땅에서는 전투하는 군대의 모습이지만, 하늘에서는 이미 승리한 영광스러운 예배자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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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옷과 종려 가지 :

  • 흰 옷 : 어린 양의 피로 씻어 희게 된 옷으로, 죄 사함 받은 거룩함과 의로움, 그리고 믿음의 승리를 상징합니다.

  • 종려 가지 : 승리와 기쁨의 상징입니다. 구약의 초막절 축제를 연상시키며, 광야 여정을 마치고 약속의 땅에 들어간 기쁨을 나타냅니다. 또한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 때 무리가 흔들었던 가지처럼, 승리하신 왕을 맞이하는 환희를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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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하심이...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있도다" : 이것이 승리한 교회의 유일한 신앙고백입니다. 그들은 '우리의 인내와 순교가 우리를 구원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보좌에 앉으신 이)와 어린 양의 대속적인 희생에 근거함을 선포합니다. 이는 인간의 모든 공로를 배제하고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을 높이는, 종교개혁의 핵심 원리인 '오직 은혜'(Sola Gratia)와 '오직 하나님께 영광'(Soli Deo Gloria)의 장엄한 선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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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신앙생활은 무엇을 의지하고 있습니까? 나의 열심, 나의 헌신, 나의 도덕적 노력을 의지하고 있다면, 우리는 언젠가 지치고 넘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구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우리가 붙들어야 할 것은 나의 행위가 아니라, 나를 위해 피 흘리신 어린 양의 은혜입니다. 이 진리를 깨달을 때, 우리는 비로소 율법의 무거운 짐에서 벗어나 기쁨과 감사로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습니다. 교회 공동체의 예배는 바로 이 '셀 수 없는 큰 무리'의 찬양에 미리 동참하는 것이며, 우리의 삶은 그 구원의 은혜에 대한 합당한 응답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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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17절 승리의 비결과 영원한 안식.

성도들의 승리의 비결은 '어린 양의 피'로 씻음 받는 것이며, 그 보상은 '어린 양 목자'의 영원한 인도와 위로 속에서 모든 눈물을 씻음 받는 완전한 안식을 누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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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 중 하나가 요한에게 "이 흰 옷 입은 자들이 누구며 또 어디서 왔느냐"고 묻고는, 스스로 답합니다. "이는 큰 환난에서 나오는 자들인데 어린 양의 피에 그 옷을 씻어 희게 하였느니라." 이 때문에 그들이 하나님의 보좌 앞에서 밤낮으로 그분을 섬기며, 보좌에 앉으신 이가 그들 위에 장막을 치십니다. 그들은 다시는 굶주리거나 목마르지 않고, 어떤 뜨거운 기운에도 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보좌 가운데 계신 어린 양이 그들의 목자가 되셔서 생명수 샘으로 인도하시고, 하나님께서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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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환난에서 나오는 자들" : 성도들의 삶은 환난을 면제받는 삶이 아니라, 환난을 '통과해 나오는' 삶입니다. 그들은 세상의 핍박과 고난을 겪었지만, 믿음으로 승리한 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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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비결 : "어린 양의 피에 그 옷을 씻어": 이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그들이 흰 옷을 입고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의 고행이나 순교적 행위 때문이 아니라, 오직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피에 자신을 씻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의는 자신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그리스도께로부터 전가된 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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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안식의 모습 :

  • 하나님의 장막(임재) : 하나님께서 그들 위에 장막을 치신다는 것은(요 1:14의 '거하시매'와 동일한 단어), 출애굽 한 이스라엘 가운데 성막으로 함께하셨듯, 이제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과 영원히 완전하게 함께 거하신다는 임마누엘 약속의 최종 성취입니다.

  • 모든 결핍의 해소 : 굶주림, 목마름, 뜨거운 기운 등은 광야 같은 이 세상에서 성도들이 겪는 모든 종류의 육체적, 영적 고통을 상징합니다. 이 모든 것이 완전히 사라지고 충족될 것입니다.

  • 어린 양이 목자가 되사 : 가장 큰 역설이자 가장 큰 위로입니다. 희생 제물이셨던 '어린 양'이 이제 친히 그들을 돌보시는 '목자'가 되십니다. 왕이신 그분께서 가장 부드럽고 친밀한 목자가 되셔서, 자기 백성을 영원한 생명과 기쁨의 근원(생명수 샘)으로 인도하십니다.

  •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심 : 하나님의 마지막 사역은 사랑하는 자녀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친히 닦아주시는 것입니다. 이는 모든 슬픔과 고통, 아픔의 완전한 종결을 의미하는 가장 따뜻하고 인격적인 위로의 극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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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광스러운 약속들은 단지 죽은 후에나 누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것은 '이미 그러나 아직'(already but not yet)의 긴장 속에 있는 현재적 실재입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여전히 굶주리고 목마르며 눈물 흘릴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시편 23편의 다윗처럼, 우리는 고백할 수 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비록 우리의 환경은 광야 같을지라도, 선한 목자이신 주님께서 지금도 우리를 말씀의 생명수 샘으로 인도하시고, 성령을 통해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시며 하늘의 위로를 맛보게 하십니다. 교회의 공동체는 이 땅에서 그 천국을 미리 맛보는 곳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소망이 있기에 오늘의 환난을 인내로 이길 수 있으며, 장차 누릴 영원한 영광을 바라보며 기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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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우리를 인치시기까지 오래참으시며 

마침내 주의 거룩하신 백성으로 세워주신 하나님 아버지

흰 옷 입은 주의 백성으로 이 땅에서 이리 이루신

참된 안식과 기쁨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우리의 무지와 어두운 눈과 강퍅함을 용서하옵소서. 

우리를 해롭게 할 바람들을 명하사 멈추게 하시고

우리를 주의 거룩한 백성 참 이스라엘로 택하여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열방 가운데 택하시고 구원하신 우리 주님

우리의 구원이 오직 우리 주 하나님과 어린양께 있음을 고백합니다. 

오직 우리 하나님만이 찬송과 영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며

모든 지혜와 감사와 존귀와 권능과 함이 

우리 하나님께만 있음을 고백합니다. 

이 환난의 여정 속에서도 어린양의 피로 값주고 산 우리를

마침내 거룩한 백성으로 구원하셨음을 인하여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면전에 있음을 기억하고

날마다 거룩한 산제사로 주게 열납되기 원하오며

오직 우리 주님만을 섬기는 종이길 원하오며

임마누엘 주님과 온전히 동행하게 하옵소서. 

날마다 말씀을 통해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께 감사드리며

생명수 말씀으로 인도하시고 먹이시고 채우심 따라

순종하고 배부르고 충만케 하시옵소서. 

주님이 나의 목자 되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사오며

주님께서 주신 위로로 말미암아 항상 기뻐하고

비록 현실은 변하지 않는 암울함이 여전히 우리를 엄습해도

주님이 함께하사 지키시고 보호하심을 믿으며

오늘도 주님 나라 거룩한 백성으로

이 광야 환난의 여정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믿음으로 승리케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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