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08:01-16 솔로몬의 성전 완성과 하나님의 질서로 세워지는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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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왕이 여호와의 전과 자신의 궁궐을 20년 만에 건축한 후, 국가 방비와 경제적 거점 마련을 위한 건축 사업을 완료하고, 이스라엘 땅에 남아 있던 이방 민족 잔류자들을 노역에 동원하되 이스라엘 자손은 관리 계층으로 구별하여 인적 자원을 운용했습니다. 또한 솔로몬은 여호와의 궤가 있는 다윗 성의 거룩함을 지키기 위해 바로의 딸을 이주시켰으며, 모세의 율법과 다윗의 규례를 따라 정기적인 예배(번제)와 성전 봉사자들의 직무를 확립함으로써, 여호와의 전 공사가 기초부터 준공까지 결점 없이 완료되었음을 선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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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절 건축 사업과 국가 기틀 확립 - 완벽한 건축과 국가 안보 확립 - 하나님의 주신 축복은 공적인 평안을 위해 사용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당신이 솔로몬에게 부어주신 지혜와 부귀영화를 통해, 당신의 왕국이 세상 속에서 견고한 기틀을 다지고 백성의 평안을 이루도록 역사하시는 신실한 통치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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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은 총 20년에 걸쳐 성전과 왕궁 건축을 마쳤습니다(1절). 이어서 그는 두로 왕 후람에게 돌려받은 성읍들을 재건하여 이스라엘 백성을 거주하게 하고(2절), 북쪽으로는 하맛소바를 점령하고 광야에서는 다드몰을 건축했으며(3-4절), 윗벧호론과 아랫벧호론, 바알랏 등 주요 성읍들을 성벽과 문빗장을 갖춘 견고한 요새로 만들었습니다(5-6절). 이 모든 건축은 솔로몬이 다스리는 온 땅의 국고성들과 병거성들, 마병의 성들을 확보하는 데 집중되었습니다(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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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기 저자는 솔로몬의 건축 사업을 단순히 왕의 개인적인 업적으로 보지 않고, 다윗 언약의 성취와 연관된 하나님의 축복의 결과로 묘사합니다. 솔로몬의 왕국이 번영했음이 강조되며, 그의 명성은 여호와의 명성에 속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솔로몬이 성전 건축을 마친 후 국가 방비를 강화한 것은 이스라엘 주변 왕들이 자신의 명목을 위해 건축에 힘쓴 것과는 대조적으로, 백성의 실생활에 필요한 안전과 번영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특히 건축을 통해 이스라엘의 이상적인 북쪽 경계(하맛소바)가 유지되고 있음을 알림으로써,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약속하신 왕국의 안정성이 지속되고 있음을 확증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부와 권력, 지혜는 하나님 나라의 기틀을 견고히 하고 백성의 샬롬(평안과 안식)을 보장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우리는 형통할 때 교만하지 않고,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으로 이루어졌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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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가정 : 우리의 재능이나 물질적 성공은 개인적인 만족을 넘어, 가정과 이웃을 보호하고 세우는 데 사용되어야 합니다. 가령, 직장에서 얻은 전문적인 지식이나 지혜를 교회 공동체의 재정적 안정이나 행정적 질서를 세우는 데 기꺼이 제공함으로써 하나님 나라의 질서에 기여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축복받은 자의 역할과 책임입니다. 물론 직장의 재화를 불법적으로 유출하는 일은 지양해야 하지만, 여러가지 기능에 있어서는 은사와 같이 교회를 위해 사용할 수도 있겠습니다.
교회/사회 분석 : 오늘날 교회는 물량주의나 외형적 성장에만 집중하는 대신, 솔로몬처럼 공동체의 내적인 견고함과 영적인 기틀을 다지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사회 지도층은 경제적 번영을 이룰 때, 이것이 재벌 총수의 명예가 아닌,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고 공동체의 방비를 강화하는 공적인 선으로 이어지도록 공명정대하게 집행할 책임이 있습니다. 솔로몬의 건축처럼, 우리의 노력과 수고가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왕국 건설에 사용되도록 방향을 설정해야 합니다. 자신의 영달과 탐욕에 물들다 보면 정작 주어진 힘을 탐욕의 수단으로 군림하다 결국 스스로 종속되는 어리석이들의 말로는 그 어느때보다 적나라하게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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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1절 지혜로운 인적 자원 운용과 거룩한 경계 설정 - 거룩한 백성으로서 세상의 노예가 아닌 관리자적 책임을 부여받았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거룩한 임재가 있는 곳을 구별하시며, 당신의 백성이 세상의 권력 논리에 굴복하지 않고 존엄하게 설 수 있도록 지키시는 주권적인 구별의 하나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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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은 이스라엘 자손이 완전히 멸하지 않아 그 땅에 남아 있는 헷, 아모리, 브리스, 히위, 여부스 족속 등 가나안 잔류민들의 자손을 강제 노역자(역군)로 삼아 오늘에 이르렀습니다(7-8절). 그러나 오직 이스라엘 자손은 솔로몬이 노예로 삼아 일을 시키지 않았으며, 대신 그들은 군사와 지휘관, 감독 등 관리와 통치 직분자가 되었습니다(9-10절). 또한 솔로몬은 바로의 딸을 다윗 성에서 자신이 건축한 궁궐로 이주시키면서, 그 이유가 여호와의 궤가 이른 곳은 다 거룩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1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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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별된 백성의 존엄성 : 역대기는 이스라엘 백성이 노예로 쓰이지 않고 관리자가 되었음을 강조하여, 하나님의 백성은 세상 왕국의 노예 제도로부터 구별된 자유민으로서의 존엄성을 지님을 보여줍니다. 이는 포로 후 귀환 공동체(역대기의 1차 독자)에게 주어지는 큰 위로와 소망의 메시지였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종의 멍에에서 벗어나 왕 같은 제사장으로 부름받았습니다.
- 거룩한 경계 : 11절은 솔로몬이 개인적인 결혼 문제(바로의 딸과의 결혼)에도 불구하고, 공적인 거룩함을 지키려는 노력을 보여줍니다. 다윗 성은 언약궤가 머물던 곳이기에 거룩하며, 솔로몬은 이 거룩함이 이방 문화에 의해 훼손되는 것을 막으려 했습니다. 이는 거룩이 방향과 결심이며, 하나님을 향한 마음의 기울기임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경계선이 되어야 합니다.
- 교훈 :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을 세상의 권력 논리나 노예 제도에 묶이지 않도록 구별하여 존엄성을 주십니다. 우리는 이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마음의 성소에 세상적인 욕망이나 우상적인 요소를 들이지 않는 거룩을 향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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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가정 : 우리의 마음은 성령이 거하시는 거룩한 성전입니다. 분주한 일상과 거친 감정, 복잡한 관계 속에서도 하나님 앞에 잠시 멈추어 서서, 세상의 가치관(경쟁, 탐욕, 이기적인 욕망)이 내 마음의 가장 거룩한 자리(다윗 성)를 차지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가정에서도 영적인 순수성을 지키기 위한 명확한 기준과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회/사회 분석 : 교회는 사회의 소외 계층이나 이방인 노동력을 대하는 데 있어 하나님의 공의를 실현해야 합니다. 역대기가 이스라엘 자손을 노예로 삼지 않았음을 강조하듯이, 교회는 노동력 착취와 인권 유린이 만연한 세상의 방식을 비판하고, 모든 인간이 존엄한 인격체로 대우받는 하나님 나라의 원리를 구현하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다스리는 관리자적 역할을 감당하며, 정의와 공평이 이 땅에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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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6절 영원한 예배 질서 확립과 사역의 완전한 결말 - 하나님은 질서 가운데 말씀에 순종하는 예배를 받으시고, 그 순종을 통해 사역의 완전함을 이루십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말씀(모세의 율법과 다윗의 규례)을 따라 세워진 질서 있는 예배를 기뻐하시고, 그 순종과 헌신을 통해 사역을 ‘결점 없이’ 완성(샬렘)하시는 완전함의 하나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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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은 성전 낭실 앞 여호와의 번제단 위에 모세의 명령에 따라(13절) 매일뿐만 아니라 안식일, 월삭, 그리고 일 년의 세 절기(무교절, 칠칠절, 초막절)에 번제를 드렸습니다(12-13절). 또한 그는 부친 다윗의 규례를 좇아(14절) 제사장들의 반차, 레위 사람들의 직분(찬송, 수종, 문지기)을 정했습니다.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은 왕이 명령한 바를 전혀 어기지 않고 순종하였으며(15절), 솔로몬은 성전의 기초를 쌓던 날부터 준공까지 모든 것을 완비하여 여호와의 전 공사가 결점 없이 끝났음을 선언합니다(1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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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서의 신학 : 솔로몬의 성전 완공은 단순한 건축 행위의 마침이 아니라, 다윗 언약의 성취이자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가 회복되고 재건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솔로몬은 자신의 임의대로가 아닌, 성경적 권위(모세의 율법)와 선조의 신앙적 유산(다윗의 규례)을 따라 제의 규정을 확립했습니다. 예배는 삶의 중심에 놓여야 할 하나님의 질서이며, 하나님은 혼란이 아닌 질서 가운데 임하시어, 그분의 백성과 교제하십니다.
- 예배 봉사자의 역할 : 다윗은 예배 질서를 세운 왕으로 역대기에 중요하게 묘사되며, 레위인들은 예배 인도자이자 음악가로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이들이 왕의 명령에 '전혀 어기지 않고' 순종한 것은 말씀을 따른 봉사자들의 신실함이 예배의 완전성을 이루는 핵심임을 보여줍니다.
- 결점 없는 완성(샬렘) : 16절에 사용된 히브리어 '샬렘'은 '완전한', '완료된'의 의미를 가지며, 성전 공사가 하나님이 계획한 방식과 질서에 따라 세워졌음을 뜻합니다. 이는 인간의 불완전한 노력일지라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전심으로 행할 때, 하나님께서 그것을 기뻐 받으시고 완전한 것으로 인정해 주신다는 은혜의 신학을 담고 있습니다.
- 교훈 : 우리는 왕 같은 제사장으로서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질서를 회복하는 사명을 가집니다. 말씀에 대한 순종이 없이는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도, 사역의 완전한 결말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작은 일이라도 말씀의 기준을 따라 완벽하게 수행할 때, 그 사역이 하나님 보시기에 '결점 없는' 완성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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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공동체 : 우리의 예배가 삶의 주변부에 머물지 않고, 인생의 중심이 되도록 정돈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기도와 말씀, 예배와 순종 가운데 하나님을 부지런히 찾아야 하며, 이것이 혼란한 시대를 견디는 믿음의 길입니다. 교회 공동체에서는 제사장과 레위인들처럼 각자 맡은 직무(교사, 찬양팀, 재정 관리 등)를 하나님의 말씀과 공동체의 질서에 따라 신실하게 감당할 때, 하나님의 임재가 풍성한 예배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사회 분석 : 그리스도인은 사회에서도 질서를 지키고 공평을 추구하는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특히 사회의 복잡한 현상들을 분석하고 해석할 때, 세상의 논리(경쟁, 성공)가 아닌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확고한 기준(진리)을 통해 분별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정의와 질서를 실현하는 데 헌신해야 합니다. 우리가 거룩한 백성으로 합당하게 처신할 때, 세상은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승리와 능력을 명확히 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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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사랑과 질서의 하나님 아버지,
솔로몬이 성전을 완공한 후 모든 예배와 국가 질서를 재정비했듯이,
저희도 주님 안에서 삶의 모든 영역을 정돈하게 하옵소서.
저희에게 주신 지혜와 부와 재능이 개인의 영광이 아닌,
이웃의 평안과 하나님 나라의 견고함을 위해 사용되게 하시고,
세상의 방식이 아닌 주님의 공의와 사랑으로 처신하게 하소서.
저희의 마음이 여호와의 궤가 머무는 다윗 성처럼
늘 거룩하게 구별되도록 지켜주시며,
거룩을 향한 결단과 방향성을 잃지 않게 하옵소서.
모세의 율법과 다윗의 규례를 따라 세워진 질서 안에서 드려지는 솔로몬의 예배처럼,
저희의 가정과 공동체와 삶의 예배가
주님이 기뻐 받으시는 '결점 없는' 헌신이 되게 하소서.
왕 같은 제사장으로 부름 받은 저희가
세상의 노예가 아닌 관리자로서의 존엄성을 굳게 지키고,
말씀에 순종함으로써 맡겨진 사역을 완전하게 이루어 가게 하옵소서.
이 혼란한 시대 속에서도,
겸손히 주님을 찾는 자들에게 평안과 승리를 주시는
주님의 품 안에서 위로와 소망을 얻게 하소서.
저희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온 땅에 가득하게 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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