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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20-121편 인생의 낮과 밤에 함께 하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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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20편부터 134편까지는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라는 표제가 붙어 있습니다. 이 노래들은 유대인 순례자들이 절기 때마다 예루살렘 성전을 향해 나아가며 불렀던 찬송입니다. 순례의 여정은 우리의 신앙 인생길과 같습니다. 그 시작인 시편 120편은 거짓과 다툼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고통받는 한 순례자의 탄식으로 시작하여, 그 여정을 지키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신 보호를 노래하는 시편 121편의 확신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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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20편 : 거짓된 세상 속에서 평화를 갈망하다

시편 120편은 거짓과 증오가 만연한 세상의 한복판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것의 고통을 노래합니다. 시인은 자신을 둘러싼 거짓된 입술과 속이는 혀로부터 구원해 주시길 간구하며, 평화를 원하지만 전쟁을 원하는 무리 속에서 겪는 깊은 고뇌를 토로합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적인 탄식을 넘어, 하나님의 '샬롬'(평화)을 갈망하는 모든 순례자의 첫걸음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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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1-2 하나님은 고통 속에서 부르짖는 당신의 백성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시는 신실한 구원자이십니다.

시인은 과거 환난 중에 하나님께 부르짖었을 때 응답받았던 경험을 기억하며 현재의 고통, 즉 거짓된 입술과 속이는 혀의 공격으로부터 생명을 건져주시길 다시 간구합니다. 그는 과거의 구원 경험을 통해 현재의 구원을 소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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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된 입술'과 '속이는 혀'는 단순한 비방을 넘어, 한 사람의 존재를 파괴하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성경은 일관되게 언어폭력의 파괴성을 경고합니다(잠 12:18; 약 3:5-6). 시인은 마치 익사할 것 같은 거짓의 문화 속에서 진실을 아시는 단 한 분,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그의 기도는 "나를 건져 주소서!"라는 절박한 외침으로 시작됩니다. 이는 세상의 거짓에 철저히 절망하고 진리를 향한 깊은 갈망을 품은 자만이 순례의 길을 시작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도 거짓 증언으로 고난받으셨고(마 26:59-60), 십자가 위에서 하나님께 부르짖으셨습니다. 시인의 부르짖음은 고난받는 모든 의인, 나아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성도의 기도를 대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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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같이 가짜 뉴스와 교묘한 거짓말, 악의적인 비방이 넘쳐나는 시대를 살아갑니다. 가정, 직장, 심지어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말로 인한 깊은 상처를 주고받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시인처럼 맞서 싸우거나 변명하기보다, 먼저 하나님 앞에 나아가 부르짖어야 합니다. 과거에 나를 도우셨던 하나님께서 지금도 나의 기도를 듣고 계심을 신뢰하며, 모든 상황을 그분께 맡기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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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3-7 하나님은 평화를 미워하고 다툼을 일으키는 자들을 반드시 심판하시는 정의로운 재판관이십니다.

시인은 평화를 간절히 원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끊임없이 싸우려 합니다. 그는 자신을 적대하는 '메섹'과 '게달' 같은 무리 속에서 나그네처럼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다고 탄식합니다. 그러나 그는 그들의 악에 타협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장사의 날카로운 화살과 로뎀 나무 숯불"로 그들을 심판하실 것을 확신하며 평화의 길을 고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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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섹'은 흑해 남쪽의 호전적인 민족을, '게달'은 아라비아 광야의 약탈을 일삼던 유목 민족을 가리킵니다. 이들은 지리적으로 이스라엘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시인은 자신이 마치 문명 세계의 끝, 야만과 폭력의 한가운데 버려진 듯한 소외감과 위협을 느끼고 있음을 표현합니다. 유진 피터슨은 이를 세상의 거짓과 폭력에 신물이 난 상태, 즉 회개의 출발점으로 해석합니다.

‘장사의 날카로운 화살'과 '로뎀 나무 숯불'은 신속하고 강력하며, 꺼지지 않는 하나님의 심판을 상징합니다. 시인은 "나는 화평을 원할지라도"(문자적으로 "나는 평화다")라고 외치며, 자신의 존재가 하나님의 '샬롬'을 지향하고 있음을 선포합니다. 이는 세상의 방식에 '아니오'라고 말하고 하나님의 진리에 '예'라고 응답하는 결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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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평화를 만드는 자'(마 5:9)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경쟁과 다툼을 부추깁니다. 때로는 평화를 원하는 우리의 노력이 오해받거나 거부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인처럼 우리는 세상의 방식에 물들기를 거부하고, 고통 속에서도 평화의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불의가 승리하는 것처럼 보일 때에도 낙심하지 말고, 모든 것을 아시고 마침내 정의로 심판하실 하나님을 신뢰하며 묵묵히 우리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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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21편: 순례의 길을 지키시는 하나님

고통스러운 현실을 뒤로하고 순례의 길에 오른 시인은 이제 자신의 시선을 하나님께로 향합니다. 시편 120편의 탄식과 절망은 121편에서 하나님을 향한 흔들리지 않는 신뢰와 확신으로 바뀝니다. 이 시는 순례길에 오르는 여행자를 위한 축복의 기도(Reisesegen)이며, 모든 위험과 환난 속에서 우리를 완벽하게 보호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노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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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2 하나님은 온 세상의 창조주이시며, 우리의 유일한 도움이 되시는 분입니다.

순례자는 성전이 있는 시온산을 바라보며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라고 자문합니다. 그리고 이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라고 고백하며 자신의 도움이 세상이 아닌 창조주 하나님께로부터 옴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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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근동의 사람들은 '산' 위에서 신들을 숭배했습니다. 그러나 시인은 산 자체나 산에 있는 어떤 힘이 아니라, 그 산을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이것은 엄청난 신앙의 고백입니다. 나의 도움은 피조 세계의 일부가 아니라, 그 모든 것을 지으신 초월적인 분에게서 옵니다. "천지를 지으신"이라는 표현은 하나님의 능력이 특정 장소에 국한되지 않으며, 온 우주에 미치는 무한한 능력임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창조의 하나님은 지금도 여전히 당신의 피조 세계를 돌보시고 유지하시며 우리를 돕는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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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려움을 만날 때 어디를 바라봅니까? 문제의 '산'만을 바라보며 낙심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혹은 나의 능력, 재물, 인간관계와 같은 세상의 '산'을 의지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시인처럼 우리의 눈을 들어 산 너머에 계신 하나님, 천지를 지으신 창조주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문제보다 크신 하나님을 바라볼 때, 우리는 문제의 무게에서 벗어나 참된 도움과 평안을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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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3-8 하나님은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시며, 지금부터 영원까지 우리를 모든 환난에서 지키시는 완전한 보호자이십니다.

'나'의 고백은 이제 '너'를 향한 축복의 선포로 바뀝니다. 하나님은 순례의 길에서 실족하지 않게 지키시며(3절),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시고(4절), 오른쪽에서 그늘이 되어 낮의 해와 밤의 달의 모든 위협으로부터 지키십니다(5-6절). 그 보호는 "모든 환난"을 포함하며, 우리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는 완전하고 영원한 보호입니다(7-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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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락에서는 '지키다'(히브리어 '샤마르')라는 단어가 여섯 번이나 반복되며 하나님의 철저하고 책임감 있는 보호를 강조합니다.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신다"는 표현은, 고대 근동의 신들이 잠을 자는 존재로 묘사된 것과 대조적으로(왕상 18:27), 하나님의 깨어있는 전능하심과 신실하심을 보여줍니다. 

"네 오른쪽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라는 표현은 사막의 뜨거운 태양으로부터 보호하는 시원한 그늘처럼, 인생의 모든 고난과 위협으로부터 가장 가까이에서 지키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보호는 단순히 물리적인 위험을 막아주는 것을 넘어, 그 어떤 환난도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선한 뜻과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는 궁극적인 안전에 대한 약속입니다(롬 8: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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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많은 불안과 염려 속에서 살아갑니다. 건강, 재정, 자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밤잠을 설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시편 121편은 우리가 평안히 쉴 수 있는 이유를 알려줍니다. 바로 나를 지키시는 하나님께서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이 진리를 신뢰할 때, 우리는 삶의 문제들을 하나님께 맡기고 참된 안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나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짐을 내려놓고, 나의 모든 출입을 영원까지 지키시는 하나님의 신실한 손길에 우리 자신과 가정, 공동체를 온전히 맡겨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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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관 찬송 및 찬양

  • 찬송가 401장 (통 457) "주의 곁에 있을 때"

  • 복음성가 "하나님은 너를 지키시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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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 아버지, 

거짓과 다툼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저희를 진리의 길, 평화의 길로 불러주시니 감사합니다. 

때로는 '메섹'과 '게달'의 장막에 머무는 듯한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 탄식하지만, 

저희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응답하시는 

주님을 신뢰하며 나아갑니다. 

저희의 눈을 들어 세상의 헛된 산이 아닌,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게 하옵소서.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며 

저희의 모든 출입을 영원까지 지키시는 신실하신 주님, 

인생의 모든 환난 속에서 

저희의 그늘이 되어 주시고 

저희를 붙들어 주옵소서. 

그리하여 이 순례의 여정이 끝나는 날까지 

주님 주시는 평안과 위로 속에서 

담대히 믿음의 길을 걷게 하옵소서.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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