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헤미야 6:1-14 사명을 완수하기 위한 마지막 영적 전투 : 조롱, 모함, 그리고 유혹에 대한 단호한 거절

*

본문은 예루살렘 성벽 재건 사업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성벽의 틈이 모두 메워지고 문짝만 남았을 때), 대적들인 산발랏, 도비야, 게셈이 공사를 중단시키기 위해 펼친 최후의 세 가지 교활한 공작과 이에 맞선 느헤미야의 단호한 대응을 기록합니다. 대적들은 ① 대화로 유인하여 살해하려는 음모 (오노 평지, 1-4절), ② 반역죄로 몰아세우는 공개적인 비방과 모함 (봉하지 않은 편지, 5-9절), 그리고 ③ 거짓 선지자를 매수하여 죄를 짓게 하려는 내부적인 함정 (성전 피신 권유, 10-14절)을 시도했습니다. 느헤미야는 이 모든 위협에 굴복하지 않고, 기도하며 "내가 큰 역사를 하니 내려갈 수 없다"고 선언하며, 사명을 완수할 때까지 굳건히 자리를 지켰습니다.

*

  • 역사적 상황 : 이 시기는 성벽 공사가 거의 완성 단계에 접어든, 위기의 정점이었습니다. 대적들은 유다 백성의 단합된 힘과 하나님의 역사가 실현되는 것을 보고 낙심하고 두려워하게 될 것을 알고 있었기에, 공사를 막기 위해 필사적이었습니다.

  • 문화적 배경 : 대적들의 비난은 성벽 재건을 페르시아 왕에 대한 '반역죄'로 몰아세우려는 정치적 모함이었습니다. 특히 5절의 '봉하지 않은 편지'는 내용이 공공연히 알려지도록 하여, 느헤미야가 왕에게 충성심을 증명하기 위해 공사를 중단하도록 심리적으로 압박하려는 대중 심리전이었습니다. 또한 평신도인 느헤미야에게 제사장 영역인 성소에 피신하라고 권유한 것은 율법 위반(범죄)을 유도하여 그의 도덕적/종교적 권위를 실추시키려는 교활한 술책이었습니다.

  • 신학적 배경 : 느헤미야는 이 모든 방해 공작을 혈과 육의 싸움이 아닌 사단과의 전투로 인식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의 이유를 하나님께 돌리며, 하나님의 율법에 대한 순종을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보다 우선시했습니다. 이 본문은 하나님의 사역은 악한 세력의 방해를 동반하지만, 지도자가 분별력기도로 무장하고 나아갈 때, 하나님의 섭리가 반드시 승리하게 함을 증거합니다.

*

# 1-4절 거절된 회유 : 사명 완수의 우선순위

하나님은 당신의 종이 사명을 완수하는 중대한 시기에 대적의 모든 교활하고 그럴싸한 유혹을 단호히 거절하고, 오직 하나님께서 명하신 일에만 전념하도록 분별력과 확신을 주시는 분입니다.

.

산발랏, 도비야, 게셈은 성벽의 틈이 모두 메워지고 문짝만 남은 상태를 확인하고, 느헤미야를 오노 평지의 한 촌으로 네 번이나 사람을 보내 불러내어 상의하자(만나자)고 유인했습니다. 느헤미야는 이들의 의도가 해치려는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에 느헤미야는 사자를 보내 "내가 지금 큰 역사를 하니 내려갈 수 없다. 어찌하여 역사를 중지하게 하고 너희에게로 내려가겠느냐?"고 단호하게 회답했습니다.

.

"큰 역사"의 우선순위 : 느헤미야는 대적들의 요청을 '상의'가 아닌 '방해'로 정확히 인식했습니다. 느헤미야가 성벽 재건을 '큰 역사(큰 일)'라고 부른 것은 단순히 건축의 규모를 넘어, 이 일이 하나님의 구속사적 뜻을 이루는 지극히 중대한 사명임을 선포한 것입니다. 이 사명을 위해 자신의 안락한 왕궁 직분을 내려놓았듯이, 이제는 하찮은 대적의 궤계 때문에 멈출 수 없다는 가치관의 단호함을 보여줍니다. 

영적 유혹의 본질 : 대적들이 '상의하자'고 제안한 것은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대화처럼 포장되었지만, 그 목적은 느헤미야를 사명의 자리에서 분리시키고 암살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사단의 공격이 항상 악한 길뿐만 아니라 '선한 길에도 방해와 함정'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느헤미야는 자신을 낮추어 대적과 논의함으로써 일을 그르치지 않으려는 신중한 지도력을 보여주었습니다.

.

하나님의 일을 할 때, 사단의 유혹은 항상 '내려오라'고 속삭입니다. 이 '내려옴'은 사명의 자리를 떠나 안일함, 세속적인 성공, 혹은 불필요한 논쟁의 자리로 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개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신앙적 사명(예: 가정 예배, 중보 기도)이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을 때, '좀 쉬자', '이 정도면 됐다'는 유혹이나, 혹은 '이것은 큰일이니 상의가 필요하다'는 핑계로 찾아오는 불필요한 관계나 모임을 단호히 거절해야 합니다. 우리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여 본업(큰 역사)을 중지하게 하겠느냐'고 스스로 질문하며 가치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세워야 합니다.

*

# 5-9절 거짓된 비방 : 기도와 사역 전념의 결단

하나님은 비방과 멸시가 진실을 왜곡하고 사역을 멈추게 하려 할 때, 당신의 종에게 거짓을 꿰뚫어 볼 통찰력과, 자신의 정결함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공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힘을 공급하시는 공의의 재판장이십니다.

.

산발랏은 다섯 번째로 종자의 손에 봉하지 않은 편지를 들려 느헤미야에게 보냈습니다. 이 편지는 공개된 소문의 형태로, 느헤미야가 유다의 왕이 되려 하고, 이를 위해 선지자를 세워 왕이 있다고 선전했다는 반역 음모를 담고 있었습니다. 이에 느헤미야는 "네 말한 바 그런 일은 없는 일이요 네 마음에서 지어낸 것이라"고 거짓을 부인했으며, 그들이 자신들을 두렵게 하여 공사를 중지시키려 함을 알았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내 손을 힘있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

봉하지 않은 편지의 심리전 : 봉하지 않은 편지는 편지 내용이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져 왕에게 보고되기 직전임을 암시하며, 느헤미야가 정치적 위협을 느껴 공사를 중단하고 자신들과 협상하도록 압박하려는 교활한 심리전이었습니다. 대적들은 예루살렘의 재건이 결국 페르시아 제국의 통치권을 위협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고소를 했습니다. 

지도자의 대응 윤리 : 느헤미야는 거짓 고소에 대해 정면으로 거짓을 부인하는 동시에, 이 문제가 자신의 통제 밖의 영역임을 알고 즉각적으로 하나님께 의지했습니다. 그가 기도한 "내 손을 힘있게 하옵소서"는 대적들이 바라는 목표, 즉 '손이 피곤하여 역사를 중지하는 것'을 막기 위한 영적 근력을 구한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자신의 명예 회복을 위해 일을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성전은 결코 재건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신약적 연결 : 근거 없는 비난과 왜곡된 평가를 받았을 때, 느헤미야는 분노로 눈이 멀어 대응하기보다, 하나님의 뜻에만 집중하여 사명을 지속했습니다. 이는 마귀가 시험할 때에도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만 집중하고, 세상의 조롱에 대해서는 궁극적인 심판을 하나님께 맡긴 신앙적 자세와 일치합니다.

.

현대 사회에서 온라인상의 익명적인 비방이나 거짓된 루머는 느헤미야 시대의 '봉하지 않은 편지'와 같습니다. 우리는 진실이 왜곡될수록 분별력을 지키고 중심을 세워야 합니다. 구체적인 적용은 '무시의 전략'입니다.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는 비난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여 에너지를 낭비하기보다, '오직 공사에만 전념'했던 백성들처럼, 하나님의 선한 일에 집중하고 영적 지구력을 위해 "내 손을 힘있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곧 백성들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원리를 따라, 흔들림 없이 사명을 지속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대응입니다.

*

# 10-14절 내부의 함정 : 분별력과 거룩한 순종

하나님은 당신을 경외하는 종들에게 놀라운 통찰력과 분별력을 주시어, 가장 그럴듯한 악의적인 조언(조언처럼 위장한 계략)에 빠져 율법을 범하는 죄를 짓지 않도록 보호하시며, 생명보다 거룩함을 지키는 순종에 복을 내리시는 영적 방어자이십니다.

.

느헤미야는 선지자 스마야의 집을 찾아갔는데, 스마야는 문밖 출입을 하지 않고 집에 있었습니다. 스마야는 느헤미야에게 대적들이 밤에 와서 죽이려 하니, 하나님의 전 외소(外所, 성소) 안에 들어가 문을 닫고 생명을 보전하자*고 제안했습니다 (6:10). 느헤미야는 즉시 이 제안을 거부하며 "나 같은 자가 어찌 도망하며, 나 같은 몸이면 누가 외소에 들어가서 생명을 보존하겠느냐? 나는 들어가지 않겠노라"고 했습니다. 느헤미야는 스마야가 도비야와 산발랏에게 뇌물을 받고 자신을 범죄하게 하여 명예를 떨어뜨리려는 음모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대적과 거짓 선지자들의 소행을 하나님께 기억해 주시기를 간구했습니다(6:14). (*주: 히브리어 원어에서 제사장이 아닌 느헤미야가 들어가면 안 되는 '외소'는 성전의 내부 구조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

가장 교활한 음모 : 이것은 느헤미야를 두렵게 만들어 그가 하나님의 율법(제사장만이 성소에 들어갈 수 있다는 규례)을 어기도록 유도하여, 그의 윤리적/도덕적 인품을 실추시키려는 가장 악랄한 계략이었습니다. 스마야는 거짓 예언을 통해 느헤미야에게 죄를 범하도록 압박했습니다. 만약 느헤미야가 이 계략에 빠졌다면, 백성들은 그의 도덕성을 의심했을 것이고,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상실되었을 것입니다. 

거룩함의 절대적 우선순위 : 느헤미야의 응답 "나 같은 몸이면 누가 외소에 들어가서 생명을 보존하겠느냐?"는 자신의 신앙적 정체성거룩함을 생명보다 우선시하는 신본주의자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그는 불순종을 대가로 지불하고 생명을 보존하는 대안 앞에서 주저하지 않았으며, 율법 준수가 자신의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임을 결정했습니다. 이처럼 진정한 조언은 불안과 공포 속에서도 하나님의 법을 좇아 살도록 하는 것입니다. 

'기억하소서'의 간구 : 느헤미야는 대적들을 직접 응징하지 않고, 그 소행을 하나님께 기억해 주시기를 간구하며 주님께 맡겼습니다. 이는 모든 보상과 심판의 권위가 하나님께 있음을 확신하고, 하나님께서 자신과 대적들 모두에게 의(義)를 행하실 것이라는 확신 가운데 여유를 가진 것입니다.

.

오늘날 성도의 삶에서 가장 위험한 위협은 명백한 죄가 아니라, 신앙적인 이유나 생존이라는 명목 아래 거룩함과 타협하도록 유혹하는 조언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이나 학업에서 '모두가 이렇게 한다', '이것만이 살길이다'라는 논리로 정직하지 않은 행위를 하도록 유도받을 때, 우리는 느헤미야처럼 놀라운 통찰력분별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나 같은 자가 어찌 도망하며'라는 느헤미야의 결단은, 그리스도인으로서 합당한 윤리적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마태복음 5:13-16의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책임을 상기시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경외함"으로써 모든 유혹을 이겨내고 특권을 누리기보다 거룩함을 지키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

# 거둠의 기도

하늘의 하나님, 

저희의 사역이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을 때, 

대적들의 조롱과 모함, 그리고 교활한 내부의 함정이 

저희를 넘어뜨리려 함을 느헤미야 6장을 통해 깨닫습니다. 

저희의 선한 사명을 '큰 역사'로 인정해 주시고, 

세상과의 불필요한 타협을 요구하는 모든 '만나자는' 요청을 

단호히 거절할 용기와 분별력을 주옵소서. 

악한 소문과 거짓 비방 앞에서 분노로 눈이 멀지 않게 하시고, 

오직 '내 손을 힘있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며 사명에 전념하게 하옵소서. 

특히, 생명의 보전이라는 미명 아래 저희를 범죄하게 하여 

거룩함을 훼손하려는 사단의 가장 교활한 계략을 

놀라운 통찰력으로 간파하게 하옵소서. 

저희의 최고의 우선순위는 세상의 안위가 아니라 

주의 율법에 대한 순종임을 고백하오니, 

저희가 어떠한 위협 앞에서도 거룩함의 경계를 지켜 승리하게 하옵소서. 

저희의 선한 모든 행위와 대적의 모든 악한 소행을 기억하시고, 

하늘의 하나님이 저희로 형통케 하실 것을 확신하며 나아갑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14 느헤미야 08:01-18 말씀 선포와 공동체의 영적 대각성 : 회개와 초막절의 기쁨 new 평화의길벗 2025.11.28 0
913 느헤미야 7:5-73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된 귀환 공동체의 정체성 명단과 자발적인 헌신 평화의길벗 2025.11.27 0
» 느헤미야 6:1-14 사명을 완수하기 위한 마지막 영적 전투 : 조롱, 모함, 그리고 유혹에 대한 단호한 거절 평화의길벗 2025.11.24 0
911 느헤미야 05:01-19 내부 위기와 지도자의 희생적 공의 : 탐욕을 징계하고 공동체의 윤리를 회복시킨 지도자의 공의와 희생 평화의길벗 2025.11.23 2
910 느헤미야 4:1-23 기도하는 손과 무장한 손 : 극심한 대적 속에서 일과 투쟁을 병행하다 평화의길벗 2025.11.22 1
909 느헤미야 03:01-32 협력과 헌신으로 짓는 거룩한 공동체의 벽 : 온 백성이 연합하여 자기 몫을 감당한 성벽 재건의 기록 평화의길벗 2025.11.21 0
908 느헤미야 2:01-20 기도와 준비로 열린 사명의 문 : 느헤미야의 왕 앞에서의 고백과 단호한 출발 평화의길벗 2025.11.21 0
907 느헤미야 01:01-11 안락함을 찢고 폐허를 끌어안은 지도자의 첫 기도 평화의길벗 2025.11.19 1
906 학개 2:10-23 오늘부터는 내가 너희에게 복을 주리라 - 거룩한 회복과 영원한 인장 평화의길벗 2025.11.18 4
905 학개 2:01-09 비록 지금은 작아 보일지라도 더 큰 영광을 약속하시는 하나님 평화의길벗 2025.11.17 1
904 학개 1:01-15 다시, 하나님의 집을 세우는 기쁨 평화의길벗 2025.11.16 1
903 에스라 10:9-44 참된 회개를 통한 거룩한 언약 공동체의 정화와 재건의 완성 평화의길벗 2025.11.15 3
902 에스라 10:01-08 기도의 자리에서 일어난 공동체의 각성과 개혁을 위한 용기 있는 결단 평화의길벗 2025.11.14 2
901 에스라 9:09-15 반복된 죄악 속에서 오직 하나님의 긍휼과 의로우심에 매달리는 자복 평화의길벗 2025.11.14 1
900 에스라 9:01-08 귀환 공동체의 절망적인 타락과 에스라의 통한의 기도 평화의길벗 2025.11.12 2
899 에스라 8:21-36 믿음으로 순례하는 여정, 하나님의 은혜로 안전한 귀환과 거룩한 봉헌 평화의길벗 2025.11.12 1
898 에스라 8:1-20 하나님의 선하신 손길이 이끈 두 번째 귀환 공동체와 예배의 회복을 위한 헌신 평화의길벗 2025.11.11 2
897 에스라 7:11-28 아닥사스다 왕의 조서 : 세상 권력을 통한 말씀 개혁 공동체를 위한 전폭적 지원 평화의길벗 2025.11.09 2
896 에스라 7:01-10 준비된 지도자 에스라의 등장 : 하나님의 선한 손으로 시작된 말씀 중심의 개혁 평화의길벗 2025.11.08 2
895 에스라 6:13-22 왕의 칙령으로 완성된 성전의 봉헌과 정결함 속에서 누리는 유월절의 충만한 기쁨 평화의길벗 2025.11.08 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6 Next
/ 4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