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 7:11-28 아닥사스다 왕의 조서 : 세상 권력을 통한 말씀 개혁 공동체를 위한 전폭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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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의 아닥사스다 왕은 '여호와의 계명의 말씀에 익숙한 학사 겸 제사장'인 에스라에게 조서를 내립니다. 이 조서는 에스라와 함께 예루살렘으로 귀환을 희망하는 이스라엘 백성과 제사장, 레위인을 허락하고, 성전 운영을 위한 은, 밀, 포도주, 기름, 소금 등을 국고에서 제한 없이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을 명령합니다. 특히 왕은 성전 사역자들에게 조공, 관세, 통행세를 면제해주며, 이는 하늘의 하나님의 진노가 왕과 나라에 임할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임을 밝힙니다. 나아가 에스라에게 하나님의 율법을 아는 자를 재판관으로 세우고 율법을 가르칠 사법 권한을 부여하며, 불순종하는 자는 엄히 처벌(죽이거나 귀양 보내는 권한 포함)하도록 합니다. 이 모든 은혜를 받은 에스라는 하나님께 감사하며 이 조서가 하나님의 선한 손길 덕분임을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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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6절 최고 권위로 보증된 사명과 성전 제사를 위한 물질적 지원
하나님은 당신의 말씀 사역자에게 세상의 최고 권위를 부여하시고(7:11-12), 이방 왕의 마음을 움직여 당신의 영광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풍성하게 공급하시는 주권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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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락은 아람어로 기록된 조서의 서두를 담고 있습니다. 아닥사스다 왕은 에스라를 "여호와의 계명의 말씀과 이스라엘에게 주신 율례의 학사"로 칭하며, 자신을 "모든 왕의 왕"이라 소개합니다. 왕은 귀환을 원하는 이스라엘 백성과 제사장, 레위인들의 예루살렘 동행을 허락했습니다. 에스라는 왕과 일곱 모사(고문관들)의 보냄을 받아 '자신의 손에 있는 하나님의 율법을 좇아' 유다와 예루살렘의 정형을 살피는 임무를 부여받았습니다. 왕과 모사들은 예루살렘에 거하시는 하나님께 성심으로 드리는 은금을 에스라에게 가져가게 하여, 바벨론 온 도에서 얻을 모든 은금과 백성들의 예물을 합하여 성전 제사에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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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권위와 하나님의 은혜 : 이 조서는 에스라의 신임장(credentials) 역할을 했습니다. 에스라는 아론-사독 계열의 제사장이자 모세의 율법에 익숙한 학사였으며, 동시에 페르시아의 고급 관리로서 예루살렘에 파견된 이중적인 지위를 가졌습니다. 에스라서의 편집자는 에스라의 이러한 공식적인 직무를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닌, 하나님의 은혜와 역사 간섭으로 해석했습니다. 왕이 예루살렘의 정형(질서와 행정)을 살피도록 명령한 것은 유다 도의 행정을 바르게 할 임무를 부여한 것입니다. 왕과 모사들이 이방 신이 아닌 이스라엘 하나님께 성심으로 드리는 은금을 보낸 것은, 이들이 천지의 하나님의 권능을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하나님의 회복 사역이 세속적인 자원을 통해서도 풍성하게 이루어질 수 있음을 입증합니다.
'왕과 일곱 모사' : 왕과 일곱 모사는 페르시아 제국의 최고 정책 결정 기구를 의미하며, 에스라가 이들의 공식적인 위임을 받았다는 것은 그의 사역이 제국의 최고 권력으로부터 합법적인 승인과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유대인들이 4장에서 겪었던 '반역'이라는 모함(4:11-13)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났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반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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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에서 맡은 직책이나 얻은 재물, 혹은 성과가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 때문임을 인정하는 겸손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능력과 노력이 하나님 나라의 회복이라는 큰 목적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우리는 세속적인 성공을 구하기보다 하나님의 선한 뜻에 초점을 맞추는 관점의 변화를 가져야 합니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얻은 전문성과 지위를 세상의 권력 구조 내에서 하나님의 공의를 실현하는 데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일을 위해 세속적인 시스템과 재정을 사용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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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24절 예배의 지속성을 위한 영구적인 재정 보장과 면세 특권
하나님은 당신의 예배와 말씀을 전하는 사역자들이 물질적 염려 없이 거룩한 사역에 전념하도록 제국 국고를 동원하시고, 진노를 두려워하는 왕의 마음을 통해 영구적인 안전망을 구축하시는 자비로우신 보호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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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에스라에게 은 백 달란트, 밀 백 고르, 포도주 백 밧, 기름 백 밧, 그리고 소금은 제한 없이 줄 것을 명령했습니다. 이 모든 물품을 신속히 사서 예루살렘 성전의 제단 위에 제물로 드리라고 했습니다. 또한 이 단락은 성전 봉사자들, 즉 제사장, 레위인, 노래하는 자, 문지기, 느디님 사람 등 성전에서 일하는 다른 일꾼들에게 조공이나 세금이나 관세를 물려서는 안 된다고 명시합니다. 왕은 이 조치를 내리는 이유를 "하늘의 하나님의 전을 위하여 하늘의 하나님이 명령하신 것은 삼가 행하라 어찌하여 진노가 왕과 왕자의 나라에 임하게 하랴"는 두려움에서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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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자의 영적 전념 보호 : '소금은 정량 없이' 공급하라는 명령은, 왕실이 성전 제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재정적 지원에 인색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소금은 제물에 필수적이었으며 언약의 불변성을 상징했습니다. 더 나아가 성전에서 일하는 모든 봉사자들, 심지어 '느디님 사람'(천민 계층의 성전 막일꾼)에게까지 면세 특권을 부여한 것은, 이들이 생계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져 거룩한 직무에 온전히 집중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왕의 동기가 종교적 신념이라기보다 재난을 두려워하는 마음에 있었을지라도, 결과적으로 하나님은 이방 왕의 권세를 사용하여 당신의 백성을 보호하고 예배를 지원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주권이 세상 권세 위에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진노가 왕과 왕자의 나라에 임하게 하랴' : 왕은 고레스의 전례와 유대인들의 진술을 통해,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거스르면 자신의 통치와 왕조에 심각한 재앙이 닥칠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이는 이방 왕조 지도자들조차도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을 피할 수 없음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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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말씀 사역자와 헌신된 봉사자들이 물질적 염려로 인해 사명을 놓치지 않도록, 재정적인 책임을 다하는 순종을 실천해야 합니다. 교회 공동체는 사역자들이 거룩한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하나님의 명령으로 여겨야 합니다. 직장이나 사회에서 세속적인 의무(세금 등)에 충실히 임하는 것은, 우리가 세상으로부터 책망받을 빌미를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하나님의 일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합당한 처신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의 삶의 물질적인 필요를 풍성하게 채우고 계심을 확신하며, 계산보다 순종을 선택하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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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28절 율법 집행을 위한 사법적 권위 부여와 은혜에 대한 찬양
하나님은 당신의 율법이 공동체의 최고의 규범이자 사회 법이 되도록 사법적인 권위를 부여하시며, 이 모든 은혜를 베푸신 당신의 능력과 선하심에 영광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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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에스라에게 하나님의 지혜를 따라 율법을 아는 자를 법관과 재판관으로 세워 유프라테스 강 서쪽의 모든 백성을 재판하게 하고, 율법을 알지 못하는 자는 가르치라고 명령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명령과 왕의 명령을 준행하지 않는 자는 죽이거나 귀양 보내거나 재산을 빼앗거나 옥에 가두는 등의 엄한 처벌을 내릴 수 있는 강력한 사법권을 부여했습니다. 이 모든 조서를 받은 에스라는 "우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송할지로다" (27절)라고 감사를 표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왕의 마음에 성전을 아름답게 할 뜻을 주셨고, 자신에게 "왕과 그의 모사들과 권세 있는 모든 방백 앞에서 은혜를 얻게 하셨음"을 기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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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법의 사회적 기능 : 에스라에게 부여된 이 임무는 종교적인 회복을 넘어, 율법을 유다의 종교법이자 사회적인 법으로 공고히 하는 것이었습니다. 왕의 명령에 사용된 아람어 '다트' (율법)는 페르시아 왕의 '칙령'과 모세의 '토라'가 결합된 형태를 띠며, 이는 페르시아의 정치적인 조치와 유다의 개혁 의지가 결합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에스라의 강력한 사법권은 율법에 불순종하는 행위를 단호히 제재하여 거룩한 공동체의 순수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적인 조치였습니다. 에스라의 개혁은 잡혼을 금지하는 것(에스라 9-10장 참조)을 통해 종교적 순수성을 확보하려 했습니다.
지도자의 감사와 섭리 : 에스라는 자신이 왕에게 은혜를 얻게 된 것을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이 왕의 마음에 넣어 주셨다"고 고백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의지를 선하게 준비시키시고, 세속 권력의 모든 절차를 당신의 선한 뜻에 따라 사용하셨다는 주권적인 섭리를 보여줍니다. 에스라의 감사는 우리가 일상에서 누리는 모든 은총이 하나님의 역사 간섭의 결과임을 깨닫게 합니다.
신약 성경은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위정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 권한에 복종해야 함을 가르치지만, 세속 정부와 왕의 법이 하나님의 백성들로 하여금 하나님 나라의 법과 질서를 어기게 할 때에는 보다 권위 있는 하나님 나라의 법을 지켜야 한다고 분명히 선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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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 백성인 우리는 가정에서나 공동체에서 말씀의 권위를 세상의 어떤 권위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결단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율법을 연구하고, 그 말씀에 먼저 준행하며, 알지 못하는 자들에게 가르치는 에스라의 삼중 결심을 본받아야 합니다. 특히 사회에서 법관과 재판관의 역할은 세속에서 하나님의 공의를 실천하는 자리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정의와 진실함으로 무장해야 하며, 불순종하는 자에 대해서는 단호히 경고하고 바른길을 가르칠 영적인 용기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받은 은혜를 단순한 우연으로 여기지 않고,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임을 고백하며 감사와 찬양으로 마무리하는 신앙적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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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영원히 살아계셔서 역사의 모든 순간을 주관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에스라에게 선한 손의 도우심을 베푸시어,
세상의 최고 권력인 아닥사스다 왕의 마음까지 감동시키시고,
당신의 거룩한 사업을 위해 전폭적인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얻게 하신
당신의 주권적인 섭리에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주님,
저희가 세상의 부당한 모함과 현실적인 두려움 앞에서 좌절하지 않게 하시고,
당신의 진노가 왕과 나라에 임할 것을 두려워했던 이방 왕처럼,
저희도 거룩한 경외심으로 당신의 말씀 앞에 서게 하옵소서.
저희가 받은 시간과 재능, 물질이
예배를 회복하는 데 풍성하게 사용되게 하옵소서.
저희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율법을 연구하고, 준행하며, 가르치기로 결심했던
에스라의 단호한 결단을 본받게 하옵소서.
저희가 율법을 아는 자로서,
공의와 진실함으로 세상을 재판하고,
알지 못하는 자들에게
복음의 진리를 가르치는 사명을 감당하게 하옵소서.
저희가 받는 모든 은혜와 축복이 개인의 자랑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한 손의 도우심 때문임을 고백하며,
영원토록 당신의 이름만을 찬양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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