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8:28-38 종교적 위선과 불의한 권력 앞에서도 세상에 속하지 않은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시며, 십자가의 길로 참된 왕권을 성취하시는 진리의 왕 예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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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 종교 지도자들은 겟세마네에서 결박한 예수님을 가야바의 집에서 로마 총독 빌라도의 관정으로 끌고 갑니다. 그들은 유월절 잔치를 먹기 위해 몸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이방인의 관정 밖에서 예수님을 고발합니다. 사람을 사형에 처할 권한이 없던 유대인들의 고발에 따라, 빌라도는 관정 안으로 들어가 예수님께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고 심문합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나라가 폭력으로 세워지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님을 밝히시며, 자신이 왕으로 태어났고 세상에 온 것은 오직 '진리에 대하여 증언하기 위함'이라고 당당히 선언하십니다. 이에 빌라도는 "진리가 무엇이냐"며 냉소적으로 반문하고 밖으로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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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문화적 배경 : 본문의 배경이 되는 '관정(Praetorium)'은 로마 총독 빌라도의 임시 관저(혹은 군대 사령부)입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유월절 명절 기간에 이방인의 처소에 들어가면 의식적으로 부정해져 유월절 양식을 먹을 수 없다고 믿었기에 밖에서 서성거렸습니다. 한편, 로마의 지배 아래 있던 유대인들은 사형 집행권이 없었으므로 예수님을 죽이기 위해 로마 총독에게 반역죄의 정치적 프레임을 씌워 넘긴 것입니다.

# 신학·정경적 배경 :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십자가 처형의 권한을 가진 로마 법정에 넘긴 것은, 역설적이게도 "자기가 어떠한 죽음(십자가형)으로 죽을 것을 가리켜 하신 말씀"(요 12:32-33)을 온전히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였습니다. 또한 본문은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힘(Force)으로 다스려지는 '세상 나라'와, 십자가의 희생과 진리(Truth)로 통치되는 '하나님 나라'의 근본적인 차이를 극명하게 대조하여 보여줍니다.

# 철학·인문학적 배경 : 본문은 권력과 진리의 철학적 충돌을 보여줍니다. 로마 제국의 무력(팍스 로마나)을 대변하는 빌라도는 진리를 알지 못한 채 "진리가 무엇이냐"라고 냉소적으로 묻습니다. 이는 힘의 논리에 갇혀 절대 진리를 부정하는 현대 포스트모더니즘의 상대주의적이고 허무주의적인 태도를 정확히 대변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물리적 억압을 통해서가 아니라, 자발적 고난과 '진리에 대한 증언'을 통해서만 참된 통치와 생명이 주어짐을 인문학적·신학적 절정으로 제시하십니다.

# 때로는 우리의 눈에 불의한 세상 권력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고, 진리를 따라 사는 삶이 어리석고 무력해 보여 낙심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함께 묵상할 요한복음 18장 후반부의 말씀은, 가장 억울하고 불법적인 세상 법정 한가운데서 오히려 세속의 권력자를 심문하시며,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참된 왕권을 당당히 선포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위엄을 보여줍니다. 이 말씀을 통해, 껍데기뿐인 종교적 위선을 벗어버리고 십자가의 길을 통해 진리의 왕국을 세우신 만왕의 왕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 아래로 온전히 나아가는 은혜의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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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32절 종교적 외식(위선)과 십자가의 섭리

겉모양의 정결에 집착하는 인간의 끔찍한 종교적 위선 앞에서도, 그 악한 고발을 역이용하사 인류를 구원하실 십자가의 뜻을 묵묵히 성취해 가시는 주권자 하나님이십니다.

새벽에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빌라도의 관정으로 끌고 갑니다. 그들은 몸을 더럽히지 않고 유월절 잔치를 먹기 위해 관정 안에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빌라도가 밖으로 나와 고발 이유를 묻고 그들의 법대로 재판하라고 하자, 그들은 자신들에게 사람을 죽일 권한이 없다고 답합니다. 이는 예수님이 어떤 죽음으로 죽으실지 하신 말씀을 응하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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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유대 종교 지도자들의 기막힌 위선과 표리부동함을 고발합니다. 그들은 의식적인 정결을 지키기 위해 이방인의 뜰을 밟지 않으려는 율법적 강박을 보이면서도, 정작 죄 없으신 하나님의 아들이자 '참된 유월절 어린양'이신 예수님을 거짓으로 모함하여 죽음에 내어주는 가장 추악한 살인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나 미가 선지자가 그토록 비판했던 '경건을 빙자한 종교의 껍데기'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불의한 인간들의 음모조차도 하나님의 거대한 구속사적 경륜 아래 통제되고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사형 집행권이 없었기에 그들은 로마의 사형법인 '십자가 처형'을 요구하게 되었고, 이로써 예수님이 돌에 맞아 죽는(유대법) 대신 십자가에 "높이 들리셔야" 한다는 하나님의 말씀(요 12:32-33)이 완벽하게 성취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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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내면에도 유대 지도자들과 같은 '바리새인적 위선'이 자리 잡고 있지는 않습니까? 주일 성수와 십일조, 직분과 종교적 행위는 철저히 지키면서도, 정작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의 직장 생활과 가정에서는 형제를 미워하고, 불의와 타협하며, 세속적인 욕심으로 누군가를 짓밟고 있지는 않습니까? 겉모습의 치장은 완벽할지 몰라도, 우리의 속마음이 미움과 정욕으로 얼룩져 있다면 우리 역시 현대판 유대 지도자들입니다. 참된 신앙은 관정 밖에서 율법의 조문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의 긍휼로 우리 내면의 성소를 정결하게 씻어내는 것입니다. 오늘 내 일터에서 신앙의 겉옷만 걸친 채 이중적인 삶을 살고 있다면 깊이 회개합시다. 예배당 안에서의 거룩함이 삶의 현장에서의 진실한 사랑과 공의로 이어지도록 날마다 나 자신을 쳐서 십자가 앞에 복종시키는 참된 예배자가 되시기를 권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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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38절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진리의 나라

무력과 억압으로 통치되는 세상 나라와 달리, 희생적인 사랑과 진리의 말씀으로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다스리시며 온 우주의 참된 왕으로 등극하시는 성자 하나님이십니다.

빌라도가 관정 안에서 예수님을 불러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고 묻습니다. 예수님은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고 답하시며, 만일 세상에 속했다면 종들이 싸웠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빌라도가 "그러면 네가 왕이 아니냐"고 묻자, 예수님은 자신이 왕임을 긍정하시며 "진리에 대하여 증언하려 태어났고 세상에 왔으니 무릇 진리에 속한 자는 내 음성을 듣느니라"고 선언하십니다. 빌라도는 "진리가 무엇이냐" 묻고는 밖으로 나가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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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예수님은 당대 세계 최고의 권력자인 로마 총독 앞에서 조금도 위축되지 않으시고, 가장 위대하고 장엄한 정치학이자 신학인 '하나님 나라의 본질'을 선언하십니다.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아니하였다"는 말씀은 예수님의 통치 방식이 세상과 완전히 다름을 의미합니다. 세상의 제국은 칼과 무력, 군사력(내 종들이 싸워)으로 정적을 짓밟고 권력을 쟁취하지만, 예수님의 나라는 철저히 폭력을 배제하고 '자발적인 희생과 섬김, 그리고 십자가의 사랑'으로 세워지는 영적인 나라입니다. 예수님의 왕권은 무력을 행사하는 데 있지 않고 "진리를 증언하는 것"에 있습니다. 진리이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자신을 대속 제물로 내어주시는 것, 그것이 만왕의 왕이 행사하시는 통치의 방식입니다. 그러나 무력만이 진짜 힘이라고 믿는 빌라도는 "진리가 무엇이냐"고 냉소하며 진리의 왕을 등지고 돌아섭니다. 그는 재판관의 자리에 앉아있었으나, 실상은 진리 앞에서 영적 소경임이 폭로된 불쌍한 피고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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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빌라도의 방식으로 살 것을 강요합니다. '돈과 스펙이 최고다, 진리나 양심이 밥 먹여 주느냐, 힘이 없으면 당한다'며 우리를 위협합니다.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이나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정직과 진리를 지키려다 승진에 누락되거나 손해를 볼 때 우리는 갈등합니다. 그러나 성도 여러분, 우리는 이 세상에 살지만 이 세상에 속한 자들이 아닙니다. 우리의 시민권은 폭력이 아닌 사랑으로 통치되는 '하나님 나라'에 있습니다. 빌라도처럼 '진리가 무엇이냐'며 냉소주의와 세속적 이기주의에 빠져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을 향해, 그리스도인은 진리가 시퍼렇게 살아있음을 삶으로 증명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억울한 모함을 당할 때 칼을 뽑아 싸우는 대신 십자가의 용서로 품어내고, 불의한 이익 앞에서 단호히 정직을 선택하십시오. 세상은 우리를 어리석다 조롱하겠지만, 만물의 참된 통치자이신 예수님은 우리의 그 순종을 통해 오늘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 영광스러운 '진리의 왕국'을 든든히 세워가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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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온 우주를 다스리시며 참된 진리와 생명의 통치자가 되시는 

만왕의 왕 하나님 아버지, 

종교적 위선과 불의한 권력이 가득한 세상 법정에서도 

묵묵히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심으로 

우리를 위한 영원한 구원을 완성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크신 은혜와 사랑을 찬양합니다.

주님, 우리는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겉모양의 경건에만 집착할 뿐, 

마음속에는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미움과 탐욕, 

높아지고자 하는 바리새인적인 위선을 품고 살았음을 회개합니다. 

외형적인 신앙의 껍데기를 찢어버리고,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앞에 우리의 영혼을 정결하게 씻어 주시옵소서. 

또한 눈에 보이는 돈과 권력이 전부인 줄 착각하며 

빌라도처럼 진리에 냉소하고, 

세상의 힘의 논리에 굴복하여 살아갔던 

우리의 믿음 없음을 보혈로 씻어 주시옵소서.

이제는 우리가 이 세상에 살지만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하늘 시민권자임을 명심하게 하옵소서. 

우리 교회 모든 성도들이 치열한 일터와 삶의 현장에서 

세상의 헛된 방식을 따르지 않게 하시고, 

오직 희생과 섬김, 정직과 진리의 말씀으로 무장하여 살아가는 

하나님 나라의 진정한 백성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불의한 현실 속에서도 영원한 진리이신 

주님의 음성을 온전히 듣게 하시고, 

우리의 일상 한복판에 주님의 거룩한 왕국을 든든히 세워가는 

생명의 축복 통로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무력한 십자가로 세상을 가장 위대하게 정복하신, 

우리의 참된 왕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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