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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 1:01-22 하나님은 드러나지 않아도 모든 역사의 주권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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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수에로 왕이 큰 잔치를 베풀어 빈부귀천간에 수일 동안 먹입니다. 와스디 왕후 또한 여인들을 위한 잔치를 베풉니다. 왕이 주흥이 나서 와스디 왕비의 아리따움을 자랑하려 하는데 이를 거절하자 왕은 수치와 진노를 느낍니다. 이에 내시와 현자들에게 물어 다시 왕 앞에 나오지 못하도록 폐위하고, 조서를 써서 각 지방 각 백성의 문자와 언어로 모든 지방에 조서를 내려 남편들이 자기 집안을 주관하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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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더 서의 묵상 키워드 : 부림, 숨어계신 하나님, 평범한 이들의 하나님, 정체성, 죽으면 죽으리라(매일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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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절 하나님은 세상의 화려함과 무관하게 은밀히 자기 백성의 삶을 준비하시는 주권자이십니다.

아하수에로 왕은 자신의 치세와 부를 드러내기 위해 전국적인 잔치를 엽니다. 무려 180일 동안 고위 관료들과 귀족들을 위한 연회를 베푼 후, 수산 궁의 모든 백성을 위해 7일간의 잔치를 이어갑니다. 왕궁의 아름다움, 장식, 술의 풍성함은 극치에 이릅니다. 와스디 왕후도 여성들을 위한 별도의 잔치를 열고 있었습니다.

이 장면은 화려하고 강력한 제국의 겉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제국의 화려함 뒤편에서 조용히 당신의 계획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유다 백성은 여전히 바사에 흩어져 있고, 포로로 돌아가지 않은 자들도 많습니다. 세상은 부와 권력으로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하나님은 그 소용돌이 안에서도 자신의 백성을 위해 일을 예비하고 계십니다. 이 연회는 후일 에스더가 왕비가 되는 배경이 되며, 와스디의 폐위로 인한 ‘우연’은 하나님의 구속사를 위한 섭리로 드러납니다(롬 8:28, 창 50:20).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제국의 중심에서, 하나님은 등장조차 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그 보이지 않음이 곧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말해줍니다. 하나님은 주권자이시며, 세상의 권력과 부요함 너머에서 역사를 이끄십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화려함과 세상의 힘에 위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하나님의 나라는 작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조용히 흐르고 있습니다. 우리의 가정, 교회, 평범한 하루하루가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은혜의 무대임을 믿고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 오늘 한국 사회의 정치적 현실 곧 검찰 공화국과 법을 아는 자들의 만행들과, 자칭 지도자라 하는 정치인들의 오만불손한 태도와 무법천지같은 행위들이 때론 아하수에로의 연회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서 하나님의 백성은 다른 방식으로 살아야 합니다. 겸손과 소박함, 신뢰와 공동체성으로 삶의 질서를 세우는 것이 하나님 백성의 방식입니다. 부디 눈에 보이는 것에 현혹되어서 권불십년, 화무십일홍같은 것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역사적 교훈을 기억하면서 정의와 공도를 행하는 그리스도인이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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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2절 하나님은 사람의 거절 속에서도 뜻을 이루시는 지혜자이십니다.

왕이 술에 취해 왕비 와스디를 불러 그녀의 아름다움을 사람들 앞에 드러내려 합니다. 하지만 와스디는 이를 거절합니다. 왕은 크게 진노합니다.

이 짧은 장면은 왕의 위신과 수치 사이에서 벌어진 드라마를 보여줍니다. 아하수에로는 전 우주의 통치자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자기 아내 하나 제어하지 못하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또한 자신의 아내를 물건취급하든, 자신의 소유물인듯 무레하게 행동합니다. 그런 문화와 환경속에서 살았던 이들이 약자를 대하는 태도들은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지도 모른체 자행됩니다. 와스디는 여성으로서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립니다. 당시 문화에서 여성은 소유물이었고, 왕의 명령은 곧 생사 여탈권을 의미했습니다. 그럼에도 와스디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며 왕의 명령을 거부합니다. 이 장면은 단순히 와스디의 용기를 넘어, 하나님께서 사람의 ‘거절’도 사용하셔서 구속사의 틀을 만드시는 것을 보여줍니다. 와스디의 거절은 우연이 아니라, 훗날 에스더가 등장할 자리를 마련하는 신비한 통로입니다.

오늘 우리도 세상의 요구와 관습 앞에서 ‘거절’해야 할 순간이 있습니다. 특히 여성, 약자, 소외된 이들이 자기다움을 지키기 위해 용기 있게 말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신앙 안에서도, 교회가 세상 권세와 타협하지 않기 위해 “거절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한국 교회와 사회는 지금도 권위주의적 명령과 관습에 ‘순응’하길 원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은 때로는 “아니오”라고 말해야 합니다. 왕의 명령보다 더 높은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사는 이들이 되어야 합니다. 와스디의 폐위는 그 뒤로 다른 결과는 없으나, 우리가 연약한 이들을 향한 생각들과, 그런 위치에서의 처신으로 부당하게 받는 모든 것들이 자행되는 현실을 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며, 우리도 가해자나 피해자의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언제 어디서나 내가 하나님 앞에 살아가는 연약한 존재요, 우리의 이웃들은 내가 군림하고 사용할 대상이 아니라 사랑하든지 사랑 받는 그런 존재라는 것을 기억하고 살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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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22절  하나님은 세상의 모순과 어리석음을 사용하여 오히려 자신의 백성을 구원하시는 분이십니다.

왕은 현자들에게 자문을 구합니다. 그들은 와스디의 거절을 개인 문제가 아닌, 제국 전체의 가정 질서 문제로 확대합니다. 모든 여성이 남편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을 우려하며, 왕후의 폐위와 새 왕비 선발을 건의합니다. 이에 따라 조서가 전국에 반포됩니다.

이 장면은 우스꽝스럽습니다. 아내와의 사소한 갈등이 나라 전체의 ‘가부장제’ 보존 문제로 비화됩니다. 이는 권력이 자신의 결함을 체면으로 덮으려는 전형적 수단입니다. 권위가 위협받을 때 권력은 이성보다 체면과 질서를 우선합니다. 왕은 가정 내에서조차 위신을 잃지 않기 위해 법과 제국 전체를 동원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어리석고 자기중심적인 결정 속에서도 뜻을 이룹니다. 조서는 훗날 에스더가 왕후로 세워질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됩니다. 결국 하나님은 인간의 실수와 과잉반응까지도 주권적으로 사용하십니다.

오늘 우리 사회도 비슷합니다. 정치적 실책을 덮기 위해 강경한 법률과 제도를 만들어 사회적 약자를 억압하고, 여성이나 소수를 통제하려는 시도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우리는 그보다 훨씬 더 어리석은 만행들을 실시간으로 목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허위 질서와 권력의 민낯을 폭로하시고, 정의와 자비로 회복을 이루십니다. 우리는 그렇게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위해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마땅히 감당해야 할 책임과, 우리 하나님이 주신 사명들을 묵묵히 충성해 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개인은 때로 ‘무력한 결정’에 분노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은 절망하지 않고 기다립니다. 하나님의 뜻은 세상의 어리석음을 뚫고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시는 반전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도 소망을 품고, 정의를 사랑하며, 겸손히 하나님과 함께 걸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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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주님, 

현재 우리 눈에 보이는 권세와 질서가 

전부가 아님을 믿습니다. 

연약한 이들이 짓밟히는 시대에도 

주님의 정의는 엄연히 흐르고 있음을 깨닫게 하소서. 

권력 앞에서 침묵하지 않았던 와스디의 용기를 본받아, 

섬김으로 다스리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방식으로, 

오늘날 가정과 교회와 사회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합당한 삶을 살아가도록 인도하소서. 

우리의 시선과 언어와 행위 모두 

주님의 뜻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이끄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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