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06 22:43

공동체의 면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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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5 - 공동체의 면역력


베체트라는 질병이 있다.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로 전신성 혈관염이라고 한다. 처음엔 피곤하고 민감한 부위에 덧이 나는 등 그 증상이 나타나는데 갈수록 이러한 부위가 늘어가고 신경계에도 미처 그 통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진다. 면역력이란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외부인자(항원)에 대해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어시스템을 말하한다. 또한 생체의 내부환경이 항원을 못 들어오게 막고, 설사 침입하더라도 항체를 만들어 대항함 으로써 발병을 억제하는 체계고 한다. 이러한 면역은 감기, 독감 등 각종 감염 질환뿐 아니라 암, 알레르기 등 대부분의 병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메커니즘을 발휘한다. 면역 물질은 몸 안에서 자체적으로 생성되어 병원균이 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베체트는 이러한 능력이 떨어져서 외부항원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세포까지 공격하는 것이라고 한다.


양약으로는 이러한 질병에 스테로이드제라는 약을 투여한다. 자세한 것은 잘 모르지만 항염증 작용을 하는 것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생기는 상처들의 확대를 막고 잠시 억제하는 기능을 하는 약으로 알고 있고, 이 약의 쓰임이 다양한 것으로 안다. 그런데 잠시 억제하는 기능은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 즉 면역력을 높여 주는 역할은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베체트 환자는 완치가 불가하고 평생을 안고가기에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한방에서는 이 베체트 즉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들의 체질을 개선하여 면역력을 회복할 수 있어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근본적인 치료를 진행한다. 그러나 상당히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하고,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평생을 가야 한다고 하는 것보다 치료 가능하다는 사례들을 통해서 시도해 볼만도 하다.(이상의 이야기는 전문가적 소양이 아니라 가까운 지인이 베체트를 앓고 치료하고 있는 과정을 듣고 정리한 이야기다)


어떤 형태로든 몸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해 떨어진 면역력을 방치하면 다른 질병에도 취약해 질 수 밖에 없다. 감사하게도 우리 몸은 이러한 외부의 침입에 자체 방어하는 기능을 스스로 생산해 낼 수 있나보다. 하지만 평서에 건강관리를 잘 하는 이들에게 그렇다ㅏ. 그래서 인간의 몸이 신묘막측하다고 한다. 그렇지만 몸을 너무 혹사할 경우에는 그러한 기능들이 한계에 봉착하여 자체 면역력만으로 감당이 되지 않게 되고 이럴 때는 외부의 약물을 필요하며 특단의 조치들을 통해서 치료해 가야 한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가는 톡톡하게 치뤄야 한다.


우리의 몸과 마찬가지로 가정이나 사회 그리고 국가라는 공동체에도 이러한 면역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항상 내,외부로부터 발생하는 바이러스처럼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 그것을 방어하고 자체적으로 치료해 갈 수 있는 면역력의 다소에 따라 건강의 척도가 달라지게 된다. 그래서 치료의 기간은 얼마나 그 공동체가 건강한가에 따라 달라진다고도 말한다.


건강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의 신뢰에 기반한 자체 면역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런 신뢰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면 그 사회는 내 외부에서 생기는 문제에 자체회복 능력을 생산해 내지 못하고 극도로 혼란에 빠지고 말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소통의 부재와 신뢰 형성의 미비로 말미암아 이러한 면역력이 극도로 쇠약해 진 상태로 보인다. 이것은 외부로부터 온 전염병 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생긴 도덕적 해이와, 부정부패들에 대해서도 자체 정화할 능력들이 극히 미약하고 혼란스럽다. 사람의 목숨보다 돈이 더 소중하고, 국민의 안녕보다 권력유지에 더 급급하며, 소통보다 통제에 더 익숙하고, 정직과 진실보다 부정과 흥행을 더 선호하고, 무엇보다 생명을 경시하면서도 자기이기적인 부분에서는 결코 손해를 보려 하지 않는다. 이런 사회는 큰 사건이 아니라 작은 일에서부터 서서히 병들어 면역력을 차츰 상실해 버리게 될 것이다.


이미 엎질러 진 물같은 지난 일들을 그냥 묻어 두는 것이 아니라 진상을 옳게 규명하여 재발을 막고,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이기적 욕망의 발로에 의해서가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지켜야 할 질서들에 대해서 남녀노소 빈부격차를 막론하고 공평한 정의가 이뤄지도록 함께 힘써 예방해 가는 노력도 해야한다. 비록 그것이 비싼 대가를 치뤄야 하더라도 말이다.


웃는사람 라종렬

광양시민신문 <쉴만한물가> 기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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