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22 01:39

개념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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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1 - 개념 찾기 _ 147

 

자녀를 양육해 가는 일이나, 목회를 하면서 뒤늦게 깨닫는 부분들이 많다. 그래서 늘 부족함을 느끼기에 더욱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있다. 자녀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알아서 크는 줄 알았다. 물론 그렇게 커가는 부분들이 있었다. 친구들을 통해서 여타 자기들만의 정보를 통해서 생각도 마음도 커가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부모가 보여주고 가르쳐 줘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반복해서 말하고 때론 잔소리처럼 들리더라도 차근차근 말해주고 설명해 주면서 납득할 만한 이유를 들어서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설명하면서 습관처럼 생각하고 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부모의 언행심사를 통해서 배우는데 아무래도 평소에 익숙한 언행이 아이들에게 훨씬 더 많이 주입되기 때문에 한 두 번의 명언이나 행동으로는 소용이 없다. 몸에 밴 부모의 사상과 습관이 자녀들에게 하나하나 인격으로 형성 되는 것을 알았다. 하여 늘 아쉬워만 하다가 어느새 훌쩍 자란 아이들의 모습에서 늘 닮지 말았으면 하는 부모의 언행이 발견되면 미안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성도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신앙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기에 익숙하게 신앙생활을 익혀가고 온전한 신앙인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일에는 가치관의 변화와 세계관의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삶의 전반에 대한 재고와 교정 내지는 성찰과 반복적 훈련들이 필요하다. 거기에는 문화적 종교적 사상적인 이민 만큼이나 크나큰 전환을 경험하기 때문에 하나하나 세심한 가르침이나 전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상한 신앙과 종교인이 되고 만다. 어른이기 때문에 다 안다라고 생각하고, 상식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 것이라 생각하면 꼭 뒤통수를 맞는다. 의외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신앙생활을 하게되면 이성을 버리거나 마비시키는 것 같다. 그래서 조금 배웠다 하는 분들도 이상한 교리나 이단에 빠지는 것을 보면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금새 알 수 있는 것도 이상하게 이성적 사고를 거부하다가 넘어지는 경우를 본다. 최근 젊은이들을 집중적으로 이단, 사이비 단체들이 포섭해 가는 경우들도 보면 상식과 개념이 제대로 정리되지 못하고 무시해서 넘어가는 경우들을 본다.

 

개혁은 근본과 본질을 제대로 찾아가는 것이다. 16세기 르네상스시기의 종교개혁도 그랬다. 당대 성경의 개념에서 멀어져서 타락한 종교를 향하여 근본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종교개혁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이성과 개념을 상실하고 사제의 전유물로 굳어진 성경을 모든 사람의 손에 주고 번역해서 누구나 직접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만날 수 있게 한 것이 혁명적인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사실 성경에서도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강조한 것은 역사와 근본에 대한 교육이었다. 근원을 알아야 오늘 자신들의 정체성을 분명히 알고 그것은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아는 것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그런 역사 교육을 절기와 반복되는 암송 등을 통해서 끊임없이 상기하게 했다. 그런 교육이 소홀해지고 역사를 잊을 때 그들은 비도덕적 삶으로 타락하여 곁 길로 가고 주변 열강들의 틈에서 여지없이 추풍낙엽처럼 흔들리게 되었다. 그런 그들을 향해 선지자들이 외친 것도 근본과 정체성에 대해 상기하도록 한 개념정리였다.

 

‘정본청원’(正本淸源)이라는 말은 한서(漢書) 형법지(刑法志)에 나오는 문구인데, ‘근본을 바로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는 뜻이다. 2015년 년초에 교수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라 한다. 어지러운 세상의 상태를 바로 잡아 근본을 바르게 세우고 정의 와 상식이 통용되는 세상을 만들자는 국민의 마음을 오롯이 담아낸 말이라 한다. 사실 최근 수년 동안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세상을 정신없이 겪고 있다보니 자꾸만 ‘개념없는 세상’이 되고 ‘개념없는 사람들’이 양산되고, ‘개념을 혼돈하는 세상’이 되어 가는 느낌이다. 흔히들 ‘알만한 사람이 왜 그럴까?’하는데 결국 모르든지 알면서도 제대로 모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물론 관점의 차이로 오는 상반된 개념 이해를 가진 경우들을 본다. 그래서 토론을 하는 것을 보면 같은 사건을 두고서 서로 상반된 견해들을 피력하는 것을 보며 좀처럼 의견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는 경우들을 여전히 보게 된다. 그렇다고 포기하진 말아야 한다. 개념이 바로 설 때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의와 상식이 통하도록 가르치고 배우고 변화되도록 기다려 주어야 한다.

 

최근 다시 인문학에 대한 관심들이 고조되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공교육의 한계와 개념을 제대로 세워가야 할 대학이 취업학원으로 전락해 버린 작금의 상황을 보면 젊은이들이 개념을 제대로 고민하고 배워서 세워갈 시간도 없을 뿐더러 이들에게 비춰진 세상사는 왜곡된 처세술만 가르치고 보여주고 있기에 정의와 상식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기피하게 만든다. 결국 개념없는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삼포(연애, 결혼, 출산 포기)와 오포세대(인간관계와 내 집 마련 포기)를 양산한 것은 모두 어른들이 만든 개념없는 세상 때문이 아니던가? 노블레스 오블리제라는 말에 빗대어 누군가 요즘은 가진 자들보다 노인들이 더 책임과 의무를 잘 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노인들이 다 가져서 그런가?). 어디 그들 뿐이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개념을 제대로 배우고 세워가는 일에 모두가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웃는사람 라종렬

광양시민신물 쉴만한물가 기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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