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6 - 집단의 광기
"광기란 똑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고 또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이다.”(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 "개인에게서 광기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집단, 당파, 민족, 시대 등에는 거의 예외없이 광기가 존재한다."(프리드리히 니체). ‘광기’는 사전적으로는 미친 듯한 기미지만 대중 매체에서는 정신이 나간듯한 행동을 보이거나 정신이 나간 상태를 칭하는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잦다.
중세시대의 마녀사냥, 나찌 지배하의 독일, 그리고 역사적으로 독재에 동조했던 이들, 학교나 여타 조직 안에서의 왕따 현상, 사이비 종교들의 집단 자살과 종말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현실 부정, 온라인 상에서의 여론을 선동하거나 호도하는 일등 끊임없이 반복되고 더욱 지능화 되어가는 집단의 광기는 역사적으로도 예외 없이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겉잡을 수 없이 비관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커 보인다. 인터넷의 속도와 망이 증가함에 따라서 이러한 집단의 광기는 자체 정화 능력을 상실할만한 위태한 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1967년 미국 캘리포니아 Cuberly고등학교의 론 존스라는 교사는 체험을 통한 역사 교육을 위해 하나의 실험을 진행한다. 역사 수업을 듣는 30명의 학생을 상대로 세 가지 곧 공동체의 상징, 구호와 경례, 공동체의 회원증을 발급하는 설정을 통해 ‘파도’운동을 시작한다. 그리하여 훈련을 통한, 공동체를 통한, 실천을 통한 힘의 집결을 시도한다. 히틀러의 홀로코스트를 왜 막지 못했는지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에 대해 산 교육을 통해 가르쳐 주기 위해서 진행한 이 실험은 5일 만에 교실 밖으로까지 확산되는 실제 집단의 광기로 이어진다. 실험을 진행한 교사마저도 독재자의 역할에 빠져 들었고, 학생들 또한 이성을 상실한 집단의 광기에 몰입되어 버린 자신들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EBS 지식채널 “환상적인 실험” 참고).
공교롭게도 사람들은 독재를 좋아한다. 집단의 광기에 병행되는 정치구조는 독재다. 그런데 의외로 독재자들이 공포정치보다 자기만 따르면 앞으로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경제정치를 통해 집단을 광기로 몰아간다. 그래서 이 희망을 경험하도록 눈에 보이는 실적과 언론을 통한 반복적인 세뇌로 호도해 간다. 히틀러도 김일성도 마오쩌둥도 모두 경제개발에 대한 정책들을 펼쳤으며 우리나라도 새마을 운동이나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을 펼친 7,80년대 독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민주주의 체제의 정치인보다 독재자들이 훨씬 경제에 관심이 많은 것처럼 신경을 쓴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경제 정책들은 결국 몰락하게 되는데 그럴 때는 궁여지책으로 헌법을 건드려 종신집권을 도모하게 된다. 유신헌법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3S계책 등으로 국민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도 한다. 이러한 속내를 모르는 이들은 신기루같은 ‘희망’에 중독되어 행복하다 생각하며 살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시절이 좋았다고 말한다. 위기에 몰릴 때마다 ‘서민경제살리기’ 운운하는 오늘의 어떤 정치인들은 어쩌면 이런 이들의 후예인지도 모른다.
종교 지도자들 중에도 이러한 독재를 마치 능력있는 리더십으로 포장하여 교묘히 외줄타기를 하는 부류들이 있다. ‘경제’를 ‘복’이라는 개념으로 포장하여 신의 이름으로 희망을 말하면서 지금은 어려우나 후에는 구원도 받고 보상도 받아 잘 되리라는 말로 호도하면서 이성을 마비시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하고 집단을 광기로 몰아 가정과 사회에서의 바른 삶을 부인하고 종교적 제의만 치루면 모든 것이 보장 되는 복을 받는 다는 잘못된 교리(법)까지 교묘하게 왜곡하여 신앙과 삶이 분리된 이중적인 신자를 양산하게 된다. 정의와 공의를 실현해 가야 할 삶은 실제 손해를 보는 것이며, 현실은 이런 이들을 어리석은 자로, 실패자라 낙인 찍히니, 오히려 불의와 불법을 행하는 이들이 더 득세하고 잘 되는 것 같은 것을 보고서 지금 눈에 보이는 떡에 목을 맨다.
민주화와 정의를 위해 봉기하여 저항하면서도 집단의 광기에 휩쓸리지 않으며 자발적 시민들의 질서 유지로 LA흑인폭동 때처럼 약탈이나 치안 부재 없이 시민군 스스로 총기 관리와 치안 관리를 했으며, 프랑스 혁명 때처럼 일부 죄 없는 이들을 몰아 죽고 죽이는 일들도 없었고, 시내에 총기가 깔려 있어도 총기 강도 사고도 없었고, 전기와 수도가 끊겨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물건을 내어 놓아 함께 먹게 했고, 학생들은 헌혈에 동참하는 등 세계 역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도덕적 항쟁이었다고 하는 80년 5월 광주 민주 항쟁을 종북 몰이와 폭도로 몰아가는 집단의 광기에 빠진 이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그런 이들을 정치적으로 교묘히 이용하는 의심도 사고 있는 것이 오늘 우리의 슬픈 현실이다.
그러나 이런 현실 속에서도 소시민으로서 상식과 양심을 가지고서 여전히 정의와 정직과 공의를 행하며 손해를 보더라도 집단의 광기에 빠지지 아니하고 이성적 사고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민주화를 위해 모든 것을 던져 스러져간 선배들의 희생의 혜택을 입은 자들이 마땅히 살아야 할 정도(正道)요 자녀들에게도 가르쳐 주고 보여주어야 할 삶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