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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8:16-29 손을 펴사 붙잡으시는 하나님 : 내 등불을 켜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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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드리우고 내려오신 하나님은 높은 곳에서 손을 펴 깊은 물에 빠진 다윗을 붙잡아 건져 내십니다(16-19절). 다윗은 자기보다 힘센 원수에게서 건짐을 받아 넓은 곳에 서게 되었고, 그 까닭을 하나님이 자신을 기뻐하셨기 때문이라고 고백합니다. 이어 그는 하나님의 도와 규례를 떠나지 않고 손을 깨끗하게 지켜 온 삶을 돌아봅니다(20-24절). 그리고 하나님은 자비로운 자에게 자비로, 사악한 자에게 거스르심으로 대하시는 분이라고 노래합니다(25-27절). 마지막으로 하나님이 자기 등불을 켜시니 적군을 향해 달리고 담을 뛰어넘는다고 고백하며 오늘 본문을 맺습니다(28-2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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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읽은 1-15절에서 다윗은 사망의 줄에 묶여 부르짖었고, 하나님은 하늘을 드리우고 우레와 번개 가운데 내려오셨습니다. 그 강림의 마지막 장면은 하나님의 콧김에 물밑이 드러나고 세상의 터가 나타나는 모습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바로 그 드러난 물속으로 하나님이 손을 내미시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우주를 흔드신 하나님의 강림이 결국 한 사람을 붙잡기 위한 것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 이 노래는 사무엘하 22장에도 실려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표현은 두 곳이 거의 같지만 몇 군데에서 조금씩 다릅니다. 28절은 사무엘하에서 여호와여 주는 나의 등불이시니라고 되어 있어, 하나님이 등불을 켜시는 분일 뿐 아니라 그 등불 자체이심을 보여 줍니다. 두 본문을 나란히 읽으면 같은 노래가 다윗의 생애 이야기와 이스라엘의 예배 속에서 함께 불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약은 이 등불의 노래가 다윗의 자손으로 오신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이루어진다고 증언합니다.

# 오늘 본문은 세 마디로 짜여 있습니다. 16-19절은 하나님이 다윗을 건지신 일을 짧게 보고합니다. 20-24절은 내 의를 따라라는 말로 시작하고 끝나며 다윗의 순전한 삶을 밝힙니다. 25-29절에서는 하나님을 부르는 말이 그에서 주로 바뀌어, 하나님께 직접 말을 건네는 기도의 말투가 됩니다. 보고에서 고백으로, 고백에서 마주 선 대화로 걸음이 옮겨 갑니다.

# 시편 15편은 주의 장막에 머무를 자가 누구냐고 물으며 정직하게 행하고 공의를 실천하는 자라고 답했습니다. 오늘 20-24절의 의와 깨끗한 손과 완전함은 바로 그 성소에 들어가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왕의 감사 노래 한가운데에 예배자의 자격이 자리 잡고 있는 셈입니다. 15편의 물음에 18편의 왕이 자기 삶으로 대답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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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19절 위에서 내민 손

성부 하나님은 높은 곳에서 손을 펴 깊은 물의 우리를 붙잡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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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높은 곳에서 손을 펴서 다윗을 붙잡으시고 많은 물에서 건져 내십니다. 다윗을 괴롭힌 원수는 그보다 힘이 센 자들이었고, 그들은 다윗이 가장 약해진 재앙의 날을 골라 들이닥쳤습니다. 그러나 그날 하나님이 다윗의 의지가 되어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그를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 이끌어 내셨고, 다윗은 그 모든 구원의 까닭을 하나님이 자신을 기뻐하셨기 때문이라고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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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절의 건져 내셨다로 옮긴 말은 마샤라는 동사인데, 구약에서 이 시편과 그 평행 본문 말고는 출애굽기 2장 10절에만 나옵니다. 바로의 딸이 갈대 상자 속의 아이를 물에서 건져 내고 그 이름을 모세라 지은 장면입니다. 모세라는 이름이 바로 이 동사에서 나왔습니다. 다윗은 자기 구원을 노래하면서 일부러 모세의 이름을 떠올리게 하는 말을 고른 것입니다. 둘 다 여호와의 종이라 불렸고, 둘 다 많은 물에서 건짐을 받았습니다. 많은 물은 창세기 첫 장의 깊은 물처럼 혼돈과 죽음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16절은 한 사람의 구출이 출애굽과 창조의 이야기 위에 겹쳐지는 자리가 됩니다. 갈대 상자 속에서 울던 아기를 건지신 하나님이 광야의 굴속에서 떨던 다윗을 건지셨고, 오늘 깊은 물에 잠긴 우리에게도 같은 손을 내미십니다.

17절과 18절은 원수의 힘과 다윗의 무력함을 나란히 세웁니다. 그들은 나보다 힘이 세다는 고백은 패배의 인정이 아니라 구원이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왔다는 증언입니다. 18절의 의지로 옮긴 미쉬안은 사람이 몸을 기대는 지팡이를 뜻하는 말로, 시편 23편 4절의 주의 지팡이와 뿌리가 같습니다. 원수가 가장 약한 날을 노려 왔을 때 하나님은 다윗이 몸을 기댈 지팡이가 되셨습니다. 19절의 넓은 곳은 앞서 다윗을 얽었던 사망의 줄과 스올의 올무를 거꾸로 뒤집은 그림입니다. 묶여 있던 협곡에서 발을 마음껏 옮길 수 있는 들판으로 나온 것입니다.

이 단락은 하나님을 어떤 분으로 보여 줍니까. 하나님은 물가에 서서 소리만 지르시는 분이 아니라 몸을 굽혀 물속까지 손을 넣으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그 손을 움직인 힘은 다윗의 공로가 아니라 나를 기뻐하시므로라는 하나님의 기쁨이었습니다. 이 기쁨은 훗날 요단강에서 물 위로 올라오신 예수님께 하늘에서 들린 음성, 곧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는 말씀으로 이어집니다. 사랑하시는 아들을 기뻐하신 아버지는 그 아들 안에서 우리를 붙잡으십니다. 베드로가 물 위를 걷다가 빠져 갈 때 즉시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신 주님의 손이 바로 이 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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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깊은 물에 빠지면 먼저 스스로 헤엄쳐 나오려고 애를 씁니다. 그러다 힘이 빠지면 아무도 나를 붙잡아 주지 않는다고 원망합니다. 오늘 본문은 물에서 건짐을 받는 사람이 할 일은 위를 향해 손을 뻗는 것뿐이라고 가르쳐 줍니다. 오늘 나를 덮고 있는 깊은 물이 있다면 그 물의 깊이보다 위에서 내미시는 손을 먼저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가 구원받은 이유를 나의 자격에서 찾지 말고 나를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에서 찾으면 좋겠습니다. 가정에서는 실패한 자녀에게 왜 그랬느냐는 물음보다 먼저 손을 내밀어 붙잡아 주는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일터에서는 재앙의 날을 맞은 동료를 약점 삼아 밀어내지 않고 그가 기댈 지팡이가 되어 줄 수 있습니다. 우리교회가 물에 빠진 지체를 향해 망설임 없이 손을 내미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좁은 곳에 갇힌 이들을 넓은 곳으로 이끌어 내시는 하나님의 일에 우리교회가 손과 발로 쓰임 받기를 기도합니다. 누군가의 손을 붙잡아 주는 일이야말로 우리가 받은 구원을 가장 분명하게 증언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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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절 깨끗한 손

성자 하나님은 우리의 의가 되셔서 우리 손을 깨끗하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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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하나님이 자기 의를 따라 상 주시고 손의 깨끗함을 따라 갚으셨다고 말합니다. 그는 여호와의 도를 지켰고 악하게 하나님을 떠나지 않았으며, 하나님의 규례를 눈앞에 두고 율례를 버리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또 하나님 앞에서 완전하여 스스로 죄악을 멀리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첫머리의 말을 되풀이하며 하나님이 내 의와 깨끗한 손을 따라 갚으셨다고 단락을 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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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락은 20절과 24절이 거의 같은 말로 처음과 끝을 감싸고 있습니다. 내 의를 따라와 내 손의 깨끗함을 따라가 앞뒤에서 울타리를 치고, 그 한가운데인 22절에 하나님의 규례와 율례가 놓여 있습니다. 다윗의 의가 무엇에서 나왔는지를 짜임새로 보여 주는 것입니다. 21절과 23절은 도를 지켰다는 긍정의 고백과 악을 행하지 않았다는 부정의 고백을 짝지어 세웁니다. 23절의 완전함으로 옮긴 타밈은 흠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라기보다 두 마음을 품지 않고 온전히 하나님께 향해 있다는 뜻입니다. 22절에서 하나님의 율례를 버리지 않았다는 말은 왕이 평생 율법서를 곁에 두고 읽어야 한다는 신명기 17장의 왕의 법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렇다면 다윗은 자기 의로 구원을 얻었다고 자랑하는 것일까요. 다윗의 생애를 아는 우리는 그가 결코 흠 없는 사람이 아니었음을 압니다. 이 고백은 하나님 앞에서 공로를 내세우는 말이 아니라, 원수들이 덧씌운 누명 앞에서 자신이 언약 안에 살았음을 밝히는 말입니다. 원수의 공격은 그의 죄 때문에 내린 심판이 아니었고, 그래서 그는 담대하게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시편 15편이 말한 성소에 들어가는 사람의 모습이 여기서 왕의 입술로 고백됩니다. 그의 의는 믿음의 열매였고, 그 믿음마저 하나님이 주신 은혜였습니다. 구원과 순종, 은혜와 정직은 이 고백 안에서 서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 단락은 하나님을 어떤 분으로 보여 줍니까. 하나님은 당신 앞에서 두 마음 없이 사는 사람의 삶을 보시고 기억하시는 분입니다. 그러나 우리 가운데 누구도 내 손이 깨끗하다고 끝까지 말할 수 없습니다. 이 고백을 온전히 드릴 수 있는 분은 다윗의 자손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입니다. 그분은 아버지의 뜻을 한 번도 떠나지 않으셨고, 그 깨끗한 손에 우리를 위해 못 자국을 받으셨습니다. 그리스도가 우리의 의가 되셨기에 우리는 그분 안에서 깨끗한 손으로 다시 하나님 앞에 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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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은혜로 구원받았다는 말을 하면서도 은혜를 핑계로 일상의 정직을 가볍게 여길 때가 있습니다. 다윗은 구원을 노래하는 자리에서 자기 손이 깨끗했는지를 함께 돌아보았습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며 내 손이 무엇을 붙잡고 있는지 조용히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말씀이 내 눈앞에 있는지, 아니면 책장 깊숙이 꽂혀 있는지도 정직하게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가정에서는 자녀에게 정직하라고 가르치기 전에 부모의 손이 먼저 깨끗해야 합니다. 일터에서는 아무도 보지 않는 장부와 서류 앞에서 하나님의 목전이라는 말을 기억해야 합니다. 작은 영수증 하나, 보고서의 숫자 하나에도 두 마음을 품지 않는 것이 깨끗한 손입니다. 주일에 드린 고백과 월요일에 움직이는 손이 같은 사람의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교회가 은혜를 말하면서 삶의 열매도 함께 보여 주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세상이 우리를 향해 누명을 씌울 때 그것이 정말 누명이 되도록 정직하게 사는 교회이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넘어진 지체를 정죄하기보다 그리스도의 의로 함께 다시 일어서는 교회이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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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27절 비추시는 성품

하나님은 우리에게 당신의 자비와 완전하심과 깨끗하심을 비추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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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이제 하나님께 직접 말을 건네며 하나님이 사람을 대하시는 법을 노래합니다. 하나님은 자비로운 자에게 자비로우심을 보이시고, 완전한 자에게 완전하심을, 깨끗한 자에게 깨끗하심을 보이십니다. 그러나 사악한 자에게는 거스르심을 보이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곤고한 백성은 구원하시고 교만한 눈은 낮추신다고 고백합니다. 한 사람의 경험이 모든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길로 넓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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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절과 26절에는 네 개의 동사가 나란히 놓이는데, 모두 자기 자신을 그렇게 드러내 보이신다는 뜻의 재귀형입니다. 자비로운 자로 옮긴 하시드는 언약의 사랑인 헤세드에 충실한 사람을 말합니다. 하나님은 그런 사람 앞에서 당신이 얼마나 헤세드의 하나님이신지를 보여 주십니다. 이 동사가 이런 꼴로 쓰인 곳은 구약에서 이 시와 그 평행 본문뿐입니다. 사람의 신실함이 하나님의 신실함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신실하게 사는 사람이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더 깊이 알아보게 되는 것입니다. 맑은 물에 해가 또렷이 비치듯 깨끗한 마음에 하나님의 깨끗하심이 비칩니다. 흙탕물에도 해는 똑같이 비치지만 그 물은 해를 담아내지 못합니다.

26절의 사악한 자는 굽고 뒤틀린 사람을 가리키고, 거스르심은 그 굽은 길을 가로막고 서시는 하나님을 말합니다. 눈여겨볼 것은 선한 자를 향한 갚으심이 세 번 이어진 뒤에야 악인을 향한 거스르심이 한 번 덧붙는다는 점입니다. 하나님의 기쁨은 심판보다 선을 갚아 주시는 데 먼저 있습니다. 27절은 개인을 넘어 곤고한 백성과 교만한 눈이라는 두 무리를 맞세웁니다. 곤고한 자는 본래 억눌리고 가난한 사람이었지만, 시편에서는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는 겸손한 사람을 가리키게 됩니다. 교만한 눈은 눈높이로 속마음을 드러내는 그림이며, 잠언은 이것을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일의 첫머리에 둡니다.

이 단락은 하나님을 어떤 분으로 보여 줍니까. 하나님은 언제나 같은 분이시지만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다르게 경험되는 분입니다. 낮은 자에게 하나님은 끌어올리시는 손이시고, 높아진 눈에게는 낮추시는 손이십니다. 마리아는 하나님이 비천한 자를 높이시고 교만한 자를 흩으셨다고 노래했고, 예수님은 마음이 청결한 자가 하나님을 볼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결국 이 단락은 우리가 어떤 하나님을 만나는지가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서 있는지와 이어져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알아 가는 길은 내 마음을 낮추고 맑게 하는 길과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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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님이 왜 나에게는 침묵하시느냐고 묻곤 합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은 먼저 내 마음의 물이 흐려져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합니다. 교만한 눈으로는 낮은 곳에 계신 하나님을 볼 수 없습니다. 오늘 하루 내가 누구를 내려다보며 살았는지, 누구 앞에서 눈을 높였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기 전에 내가 먼저 누군가에게 자비를 베풀 자리를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가정에서는 부부와 자녀 사이에서 먼저 낮아지는 사람이 하나님의 자비를 가장 먼저 맛봅니다. 일터에서는 힘없는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들어 주는 귀가 곤고한 자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닮은 귀입니다. 우리교회가 높은 자리를 다투는 공동체가 아니라 곤고한 이들이 편히 기대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말씀 앞에서 서로의 눈높이를 낮추며 하나님의 깨끗하심을 함께 비추어 내는 교회이기를 기도합니다. 그렇게 낮아진 자리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자비를 가장 또렷하게 보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가장 낮은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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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29절 등불과 담

성령 하나님은 꺼져 가던 등불을 켜시고 흑암을 밝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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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하나님이 자기 등불을 켜시고 자기 흑암을 밝히신다고 노래합니다. 하나님의 빛을 받은 그는 이제 주님을 의뢰하며 적군을 향해 달려 나가고, 하나님을 의지하여 담을 뛰어넘습니다. 깊은 물에 빠져 있던 사람이 어둠을 지나 원수의 성벽을 넘는 사람으로 바뀌었습니다. 그의 발걸음은 더 이상 숨는 걸음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걸음입니다. 오늘 본문은 구원받은 사람의 새 힘을 노래하며 내일 읽을 승리의 노래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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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절의 등불로 옮긴 네르는 올리브기름을 붓고 심지를 꽂은 작은 흙 등잔입니다. 이 등불은 지식이나 깨달음보다 생명과 활력을 가리킵니다. 구약에서 등불이 꺼진다는 말은 생명이 끊어지고 집안의 대가 끊어진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윗의 신하들은 싸움터에서 위태로웠던 그에게 다시는 함께 나가지 말라고 하며 이스라엘의 등불이 꺼지지 않게 하라고 간청했습니다. 하나님은 훗날 다윗에게 그의 등불이 예루살렘에 항상 있게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등잔의 불은 저절로 붙지 않고 누군가의 손이 심지에 불을 옮겨 주어야 켜집니다. 켜심이여라는 말에는 바로 그 손길이 담겨 있습니다. 28절 하반절의 흑암은 4-5절의 죽음의 그늘이며, 11절에서 하나님이 숨는 곳으로 삼으셨던 그 흑암입니다.

그 흑암이 오늘 본문에서는 하나님이 밝히시는 흑암이 되었습니다. 원수에게 두려운 심판의 어둠이었던 것이 하나님의 종에게는 등불이 켜지는 밤이 된 것입니다. 이 등불은 어둠을 한꺼번에 없애지 않고, 어둠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합니다. 29절에서 다윗은 말을 타지 않고 발로 달려 적군을 쫓고 성벽을 넘습니다. 그 시절 이스라엘에는 기병이 없었고 그들의 병거와 마병은 오직 하나님이셨습니다. 아말렉의 군대를 쫓아 빼앗긴 가족을 되찾던 시글락의 다윗이 겹쳐 보이는 장면입니다.

이 단락은 하나님을 어떤 분으로 보여 줍니까. 하나님은 해처럼 멀리서 비추기만 하시는 분이 아니라 어두운 방 안까지 들어오셔서 내 등잔에 손수 불을 붙이시는 분입니다. 예수님은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시는 분으로 오셨습니다. 그리고 오순절에 성령은 불의 혀처럼 제자들 위에 임하셔서, 두려움에 갇혀 있던 그들 안에 꺼지지 않는 불을 켜셨습니다. 그 불을 받은 제자들은 닫힌 문을 열고 세상의 담을 넘어 땅끝까지 나아갔습니다. 담을 넘게 하는 힘은 나의 용기가 아니라 하나님이 켜신 등불에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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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도 등불이 꺼져 가는 밤이 있습니다. 심지는 타들어 가고 기름은 바닥나는데 앞길은 캄캄하기만 합니다. 그런 밤에 우리는 해가 떠서 모든 것이 환해지기를 기다리지만, 하나님은 먼저 내 손에 든 작은 등잔에 불을 붙여 주십니다. 오늘 이 말씀을 펴는 시간이 바로 내 등잔에 기름을 채우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 내 앞을 막아선 담이 무엇인지 이름 붙여 하나님께 아뢰고, 그 담을 넘을 한 걸음의 빛을 구하면 좋겠습니다. 가정에서는 어둠 속에 있는 가족에게 모든 답을 주려 하기보다 함께 등불을 들고 곁에 앉아 줄 수 있습니다. 일터에서는 넘을 수 없어 보이는 벽 앞에서 한숨부터 쉬기보다 주를 의뢰한다는 고백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교회가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는 공동체가 되어 지친 이들의 등잔에 다시 불을 붙여 주기를 바랍니다. 성령의 불을 받아 우리 앞의 담을 함께 뛰어넘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한 사람의 작은 등불이 다른 이의 등잔으로 옮겨 붙을 때 우리교회는 어둠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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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높은 곳에서 손을 펴시는 하나님,

깊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제 힘으로 나오려 애쓰지 않고

위에서 내미시는 손을 붙잡게 하옵소서.

저를 기뻐하시는 그 사랑만이

저희 구원의 까닭임을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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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규례를 눈앞에 두고

두 마음 없이 살게 하옵소서.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도

주님의 목전임을 기억하며

그리스도의 의로 씻긴 손으로

오늘 하루를 정직하게 살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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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한 눈을 낮추시는 주님,

저희 눈높이를 낮추어 주시고

곤고한 이웃 곁에 서게 하옵소서.

맑아진 마음에 주님의 자비와

깨끗하심이 비치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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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시는 성령님,

저희 등잔에 다시 불을 켜 주시고

흑암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게 하옵소서.

우리교회가 주님을 의뢰하여

앞을 막은 담을 함께 뛰어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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