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 6:1-12 왕의 기록으로 입증된 하나님의 주권과 회복을 위한 전폭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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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 재건 공사를 재개한 유다 백성들의 정당성에 대한 총독 닷드내의 보고를 받은 다리오 왕은 즉시 바벨론의 서고들을 조사하도록 명령했습니다. 그 결과, 메대 지방 악메다 궁(Ecbatana)에서 고레스 왕이 예루살렘 성전 건축을 허락하고, 성전 규모, 건축 방식, 국고 지원, 그리고 성전 기물 반환을 명령한 칙령 두루마리가 발견되었습니다. 다리오 왕은 이 고레스의 칙령을 재확인하고, 닷드내 총독에게 유다 백성의 건축을 방해하지 말고 멀리 떠나라고 명령했습니다. 나아가 왕은 성전 건축에 필요한 모든 재정적 비용과 매일의 제사를 위한 물품(짐승, 밀, 포도주, 기름)을 국고에서 전적으로 공급하며, 제사장들이 왕과 왕자들을 위해 기도하게 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왕은 누구든지 이 조서를 어기거나 성전을 훼파하면 극도의 엄벌에 처할 것이며, 예루살렘의 하나님이 그들을 멸하시기를 기원하는 무서운 경고를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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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절 제국 기록 속에서 발견된 하나님의 숨겨진 섭리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의 사역의 정당성을 증명하시기 위해, 세속 제국의 방대한 기록과 아카이브까지도 주권적으로 통제하시고 원하는 때에 응답을 이끌어내시는 진리의 증명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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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프라테스 강 서편 총독 닷드내의 서신을 받은 다리오 왕은 바벨론에 있는 옛 귀중본을 보관하는 서고(문서 창고)에 고레스 왕의 칙령이 있는지 조사하도록 명령했습니다. 그 결과, 메대 지방의 악메다 궁에서 고레스 왕의 원년(元年)에 기록된 두루마리가 하나 발견되었습니다. 이 조서에는 고레스 왕이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되, 그 높이와 너비를 60규빗으로 하고, 견고한 기초와 건축 재료(큰 돌 세 겹, 나무 한 겹)를 사용하도록 명시했습니다. 더욱이 건축 비용은 왕실 국고에서 지급하고,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에서 가져갔던 금은 기명들을 본래 성전 자리에 돌려놓으라는 명령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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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보존과 성취 : 이 발견은 단순한 행정 착오의 수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가 세상의 역사를 얼마나 세밀하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줍니다. 포로 후기 공동체는 성전 재건이라는 거룩한 사명이 인간의 열심뿐 아니라 합법적인 근거 위에 서 있음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이방 왕이 내린 공적인 메시지인 아람어 칙령을 에스라 기자가 포함시킨 것은, 유대인들의 일이 왕의 허락 아래 합법적으로 진행되었음을 증명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조서가 발견됨으로써, 그들의 사역은 지역적인 반역이라는 모함(4:11-13)에서 벗어나 제국의 법적 보호를 받는 정당한 사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습니다. 고레스의 칙령은 성전의 규모와 재정 지원뿐 아니라, 이 새 건물이 이전 솔로몬 성전의 계승이 되어야 함을 왕이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악메다 궁'(Ecbatana) : 이곳은 바벨론이 아닌 페르시아의 여름 수도였던 악메다(엑바타나)의 서고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섭리가 한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제국의 광범위한 행정 시스템 전체를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계획은 세상 권력의 시스템 속에서도 치밀하게 보존되고 실행될 수 있습니다.
느헤미야 역시 성벽 재건을 위해 왕에게서 합법적인 조서를 얻고자 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일이라면, 부당한 방해나 모함에 직면했을 때 좌절하기보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우리의 손을 강하게 하신다는 믿음으로 진실을 담대하게 밝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 칙령의 발견은 방해하려던 대적들의 계획을 수포로 돌아가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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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늘날 세상의 복잡하고 방대한 시스템과 정보가 하나님의 섭리 아래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진리가 왜곡되고 거짓이 횡행할 때, 사람의 지혜나 궤계를 의지하기보다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합법적인 절차와 정직한 증거를 통해 진실을 드러내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정당한 길이라면 확신을 가지고 당당히 걸어가야 합니다.
개인의 삶에서 억울한 오해를 받거나 일이 멈춰 서는 상황에 직면할 때, 분노나 낙심에 빠지기보다 기도와 인내를 통해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태도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공동체는 외적인 비난과 압박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확고한 기초 위에 서 있음을 잊지 않고 겸손히 공의를 실천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업은 인간의 모략이나 억압으로 완전히 방해받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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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0절 예배 재개를 위한 왕의 공식적인 지지와 전폭적 지원
하나님은 당신의 영광을 회복하시기 위해 예배를 최우선 순위에 두시며, 불의한 대적들을 물리치고 오히려 그들의 권력을 통해 백성에게 물질적, 영적인 전폭적인 지원을 명령하시는 역사의 통제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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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오 왕은 총독 닷드내와 강 서편 관리들에게 예루살렘 성전 건축 공사를 방해하지 말고 멀리 떠나라고 단호히 명령했습니다. 더욱이 유다 장로들이 하나님의 전을 건축하도록 내버려 두라고 지시했습니다. 왕은 이어서 공사에 필요한 비용과 재료를 강 서편 국고에서 지체 없이 유다 장로들에게 공급하며, 성전에서 드리는 매일의 제사에 필요한 수소, 숫양, 어린 양, 밀, 소금, 포도주, 기름 등 모든 물품을 결코 빠뜨리지 말고 공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 모든 재정 지원의 궁극적인 목적은 제사장들이 하늘의 하나님께 향기로운 제물을 드리고 왕과 왕자들의 생명을 위하여 기도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1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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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를 통한 역설 : 하나님께서는 대적들이 악의적으로 뇌물을 주고(4:5) 왕을 기만하여 하나님의 일을 멈추게 하려 했던 부패한 시스템을, 이제 하나님의 일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역전시키셨습니다. 이 명령은 단순한 행정 조치를 넘어, 하나님의 계획에 따른 역사적인 응답이었습니다. 왕은 유다 백성의 사역을 지지함으로써, 하나님의 주권적인 손길이 이 역사를 개입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왕과 왕자들의 생명을 위하여 기도' : 세상 권력의 정점인 다리오 왕이 유다 백성의 제사를 전폭 지원한 목적은 자신의 안녕과 축복을 위한 중보 기도를 받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는 이방 왕이라 할지라도 천지의 하나님의 능력을 인정하고, 그분의 축복을 갈망하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에게 세상을 향한 영적 중보자라는 영광스러운 특권을 부여하셨습니다.
느헤미야는 성벽 재건 중 대적의 위협 앞에서 하나님께 기도하며 동시에 최선의 방비를 세우는 지혜를 발휘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백성은 외부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중심을 지킬 때, 하나님께서는 모든 환경을 동원하여 그들의 필요를 채우시고, 훼방마저 지지로 바꾸시는 능력의 왕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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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나라 백성된 우리는 하나님 중심의 삶을 통해 세상을 이끄는 영적 영향력을 회복해야 합니다. 우리의 기도가 다리오 왕에게 요청된 것처럼, 세상의 안녕과 구원을 위한 진정한 중보의 능력을 가지도록 힘써야 합니다.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사역에서 결과에 집착하거나 재정적인 압박에 흔들리기보다,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며 순종하는 삶을 통해 하나님의 복을 세상에 흘려보내는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안위를 위한 기도보다는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는 것과 그분의 뜻이 세상에 이루어지기를 간구하는 하나님 중심적 기도로 나아가야 합니다. 재정적인 압박이 올 때, 계산보다 순종이 먼저라는 믿음을 가지고,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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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2절 거룩한 사역을 수호하는 공의로운 심판과 경고
하나님은 당신의 거룩한 사업을 보호하시며, 그 권위를 훼손하거나 그 일을 방해하는 모든 행위를 극도의 엄정함으로 다루시고, 그들의 이름을 멸하시는 공의의 수호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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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오 왕은 성전 건축과 관련된 이 조서를 변조하거나 어기어 하나님의 전을 훼파하려고 시도하는 자에게는, 그 집에서 들보를 빼내어 그를 그 위에 매달아 죽이고, 그 집은 걸음더미가 되게 하리라는 매우 엄중한 형벌을 선포했습니다. 더욱이 왕은 이 명령을 어기는 어떤 왕이나 백성에 대해서도 예루살렘의 하나님이 그들을 멸하시기를 기원하며, 이 전을 그 본처에 다시 건축하라고 재차 명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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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 : 다리오 왕이 제시한 형벌은 당시 페르시아에서 극도로 잔인한 형벌이었습니다. 이는 왕의 명령이 단순한 행정 명령을 넘어 하나님의 거룩한 영역을 침범하는 행위에 대한 신성모독죄로 취급될 것임을 선포한 것입니다. 이 명령은 유다의 대적들이 거짓 고발과 모함으로 성전 건축을 방해하려 했던 악한 행위에 대한 공의로운 반전이자 보응입니다. 대적들은 과거에 거짓말을 하였으며, 하나님의 선한 사업을 훼방함으로써 스스로 진노와 심판을 자초했습니다.
'변조(變造)' : '변조'는 권한 없이 기존물의 형상이나 내용을 변경하는 부정적인 행위를 말합니다. 왕은 자신의 조서를 변조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했는데, 이는 하나님의 백성들 역시 진리의 순수성을 임의로 타협하거나 변경하지 말아야 함을 영적으로 시사합니다. 교회는 세상의 편리나 인본주의적 사상 때문에 복음의 본질을 훼손하거나 말씀의 기준을 낮추는 영적인 '변조'를 경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만물을 지으신 후 사람에게 만물을 다스리게 하셨으나, 인간이 자신의 자유의지를 하나님의 뜻에 순복하도록 사용하지 않고 자기중심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악이라고 명시하셨습니다. 마찬가지로, 대적들은 왕의 권한을 이용하려 했으나, 결국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행위를 하다가 심판을 받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하나님의 법이 세상의 법보다 권위 있음을 기억하고, 권세가 하나님의 법과 질서를 어기게 할 때에는 하나님 나라의 법을 지키며 순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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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님의 일을 할 때 하나님의 공의와 거룩함의 기준을 훼손하는 모든 종류의 타협을 경계해야 합니다. 개인의 삶에서 진실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이나 과장을 하거나, 공동체 안에서 불의한 이익을 옹호하는 행위는 결국 하나님의 공의를 거스르는 행위입니다.
오늘날 사회에서 윤리적 기준이 무너지고 부당한 이득을 취하기 위해 법과 진실을 변조하는 행위들이 만연할 때, 그리스도인은 정직하게 걷는 이의 땀방울을 귀하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교회 공동체는 진리의 순수성을 지키고, 부당한 권력의 압박이나 거짓 고발 앞에서 두려움 대신 담대함과 정직한 응답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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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사랑과 위로의 하나님,
에스라 6장의 말씀을 통해,
저희가 무기력과 좌절 속에 멈춰 서 있을 때에도
당신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심지어 세속 왕의 서고 속에서까지
저희의 정당성을 증명할 역사의 기록을 준비하고 계셨음을 깨닫습니다.
저희의 사역이 인간의 궤계와 대적의 방해로 인해 꺾이지 않도록
주권적인 눈으로 지켜 주시니 감사합니다.
주님,
다리오 왕을 통해 전폭적인 지원을 명령하시어
저희의 예배를 회복시키신 것처럼,
저희의 삶에서도 예배를 모든 것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순전한 믿음으로 당신께 나아가게 하옵소서.
저희의 기도가 왕과 왕자들의 생명을 구하는
능력을 갖춘 영적 중보가 되게 하시고,
세상의 안녕과 평화를 위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게 하옵소서.
누구든지 당신의 거룩한 사업을 변조하거나 훼방하려 할 때,
당신의 엄중한 공의가 반드시 세워짐을 기억하며,
저희는 거짓이나 타협 없이 오직 진실함과 정직함으로
오늘 맡겨진 삶을 살아가게 하옵소서.
멈춰 선 그 자리가 좌절의 심연이 아니라
기도를 시작할 자리임을 믿고,
오늘의 순종을 통해 하나님의 일을 완성해 가는
소망의 백성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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