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23:01-15 언약의 씨앗을 지키는 용기 있는 거사(擧事)와 왕권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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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 왕 아하시야가 죽고(22:9) 악한 왕비 아달랴가 왕위를 찬탈하여 6년간 통치하는 동안, 제사장 여호야다는 다윗 언약의 유일한 씨앗인 어린 요아스를 성전에 숨겨 길렀습니다. 7년째 되던 해, 여호야다는 백부장들과 언약을 맺고, 유다 전역에서 레위 사람들과 족장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이들은 하나님의 전에서 언약을 맺고, 여호야다의 지혜로운 계획에 따라 안식일 교대 시간을 이용해 성전을 봉쇄하고 요아스를 왕으로 옹립했습니다. 왕위에 오른 요아스는 면류관을 쓰고 율법책(증거)을 받았으며, 기름 부음을 받았습니다. 이 소란을 들은 아달랴가 성전에 들어와 '반역'을 외쳤으나, 여호야다의 명령으로 성전 밖으로 끌려 나가 왕궁 말문 어귀에서 살해당함으로써 다윗 왕조가 회복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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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절 언약 백성의 지도자가 세운 지혜로운 구속의 계획
하나님은 당신의 영원한 언약을 지키시기 위해, 위기의 순간에도 믿음의 사람(제사장)을 통해 은밀하고 지혜로운 구속의 계획을 실행하시는 신실하신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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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위 7년째, 대제사장 여호야다는 용기(용감한 행동)를 내어 다섯 백부장들과 언약을 맺고, 유다의 모든 고을에서 레위 사람들과 족장들(지도자들)을 예루살렘 성전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온 회중이 하나님의 전에서 요아스 왕과 언약을 세운 후, 여호야다는 다윗의 자손에게 왕위를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근거로 요아스의 즉위의 정당성을 선포했습니다. 그는 안식일에 당번인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성전과 궁궐을 경계하게 했고, 하나님의 전 안에 있던 다윗 왕의 창과 방패를 백부장들에게 주어 무장하게 했습니다. 요아스는 군대의 호위 속에 인도되어 나와 면류관을 쓰고 율법책(증거)을 받았으며, 기름 부음을 받고 왕으로 세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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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야다의 거사는 단순한 정치적 쿠데타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정통성을 회복하는 신학적 혁명이었습니다. 아달랴가 6년간 다윗 왕조의 맥을 끊으려 했던 악한 시도가 있었으나, 하나님은 다윗에게 약속하신 영원한 왕조(등불)를 지키시기 위해 이 모든 역사를 주관하셨습니다. 여호야다가 6년을 기다려 실행한 이 계획은 성숙, 인내, 지혜가 담긴 행동이었습니다. 특히 거사를 안식일 레위인 교대 시간에 맞춘 것은 성전 봉사자들의 증가된 인력을 활용함과 동시에, 이 사건이 세속적인 반란이 아닌 신성한 행위임을 강조합니다.
요아스가 왕이 될 때 '율법책'을 받은 것은 매우 중요한 상징입니다. 이는 왕의 권위가 자신의 힘이나 군사력(무력)이 아닌 하나님의 율법에 대한 순종(복종)에 기초해야 함을 명시합니다. 율법책(언약의 사본)은 통치의 근간이 되었으며, 왕은 평생 율법을 읽고 겸손히 하나님을 경외하는 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군사 쿠데타가 아님에도 다윗의 창과 방패를 사용한 것은 요아스의 왕권이 다윗의 언약에 근거하며, 하나님의 보호와 승리를 상징하는 무기임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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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같은 제사장 된 우리는 이 시대의 영적 지도자로서 여호야다와 같은 지혜와 용기를 갖추어야 합니다. 특히 가정과 교회 공동체에서 악한 세속의 가치관(아달랴의 영향)이 침투하여 하나님 나라의 정체성을 훼손하려 할 때, 말씀(율법책)을 중심으로 단호하게 진리를 수호해야 합니다. 우리는 개인적인 문제나 공동체의 위기 앞에서 하나님의 언약의 말씀(성경)을 붙드는 믿음이 가장 강력한 무기임을 확신해야 합니다. 우리의 리더십은 인간적인 꾀나 술수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정립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겸손히 하나님 말씀에 복종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길을 평탄하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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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5절 반역자의 몰락과 성소의 성결 수호
하나님은 당신의 주권을 찬탈하고 언약의 씨앗을 진멸하려는 악한 세력을 용납하지 않으시고, 거룩한 구역 밖에서 심판을 집행하여 그분의 공의를 이루시는 엄위하신 재판장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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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달랴는 백성들이 요아스 왕을 찬송하며 소란하게 분주한 소리를 듣고, 여호와의 전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녀는 왕이 문 기둥 곁에 서 있고, 찬송을 인도하는 노래하는 자들과 장관들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달랴는 이에 옷을 찢으며 "반역이로다! 반역이로다!"라고 소리쳤습니다. 제사장 여호야다는 군대를 거느린 백부장들에게 아달랴를 "반열 밖으로 몰아내고", 여호와의 전에서는 그를 죽이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무리가 그녀를 체포하여 왕궁 말문 어귀에 이를 때, 거기서 그녀는 칼로 죽임을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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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달랴의 "반역이로다"라는 외침은 아이러니의 극치입니다. 다윗 왕조의 씨앗을 진멸하려 하고, 왕위를 불법으로 찬탈했던(여호람과 아하시야의 어둠) 그녀야말로 진정한 반역자였습니다. 그녀의 몰락은 악인의 만용이 하나님의 공의 앞에서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역대기 저자는 이 사건을 통해 하나님의 심판은 악행에 대한 정당한 보응임을 강조합니다.
특히 여호야다가 아달랴를 "여호와의 전에서 죽이지 말라"고 명령한 것은 성소의 성결(聖潔)을 수호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성전은 피 흘림과 부정한 것들(우상숭배와 살인)이 용납될 수 없는 거룩한 구역이었기 때문입니다. 요아스 왕이 훗날 여호야다의 아들 스가랴를 성전 뜰 안에서 돌로 쳐 죽인 행위는 이 거룩한 원칙을 무시한 신성 모독이었음을 볼 때, 여호야다의 행동은 진정한 신앙의 모범이었습니다. 악인이 심판을 받더라도 그 과정이 하나님의 거룩한 질서 안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가르칩니다. 아달랴가 궁궐 문(세속적 권력의 상징) 어귀에서 죽임당함으로써, 그녀의 불법적인 권력은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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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은 세상을 바라볼 때, 외적으로 강력해 보이는 악의 권세(아달랴의 6년 통치)가 하나님의 섭리 아래에 있음을 확신해야 합니다. 왕 같은 제사장 된 우리는 개인의 영적인 삶과 교회 공동체의 거룩함(성결)을 지키는 데 최우선적인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악과 불의에 맞서 싸우되, 그 싸움의 방식이 세상적인 폭력이나 분열이 아닌, 말씀과 기도로 영적 정결을 유지하며 사랑 안에서 공의를 실현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특히 지도자나 성도는 개인의 감정이나 복수심 때문에 하나님의 거룩한 영역(양심, 교회, 성소)을 더럽히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를 경계하고 절제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법적인 권력의 찬탈이나 부정한 행위에 대해, 우리는 영적 분별력을 가지고 그 악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참된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만이 유일한 해결책임을 선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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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신실하신 하나님 아버지,
아달랴의 암흑 속에서도 다윗과의 언약을 기억하시어
요아스를 보존하신 주님의 자비와 긍휼에 감사드립니다.
영원한 왕권을 지키시기 위해
용기 있는 제사장 여호야다를 사용하신 것처럼,
저희도 믿음의 사람들을 통해 역사하시는 주님을
전심으로 신뢰하게 하옵소서.
왕 같은 제사장으로 부름받은 저희가
모든 악한 세상 권력과 혼합주의적 유혹을 단호히 거부하고,
오직 말씀(율법책)의 통치 아래 거하게 하옵소서.
우리의 삶의 자리인 가정과 교회에서
거룩함의 경계를 분명히 지키며,
불의와 죄악의 피 흘림으로
주님의 임재를 더럽히지 않도록 깨어 있게 하소서.
저희가 세상의 혼란 속에서도
악인의 일시적인 형통을 부러워하지 않고,
참된 왕이신 그리스도의 영광만을 바라보는
소망의 백성이 되게 하옵소서.
오직 주님만이 우리의 왕이시요,
주님의 공의와 섭리가 이 땅에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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