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24:01-12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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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후 첫날 새벽에 여인들이 예수님의 무덤에 갔으나 시체가 보이지 않아 근심할 때 찬란한 옷을 입은 두 사람이 예수님이 다시 살아나셨다는 사실을 전하며, 이전에 예수님이 예고한 기억하라 합니다. 여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돌아가 열한 사도들에게 전하는데 다들 허탄한듯 믿지 않으나 베드로는 무덤으로 달려가 빈무덤을 보고 놀라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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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a절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면 보이는 것 너머를 믿음의 눈으로 바라 볼 수 있게 됩니다.
안식 후 첫날 이른 새벽, 여인들이 향품을 준비해 예수님의 무덤을 찾았지만, 무덤은 비어 있었습니다. 돌은 이미 굴려져 있었고, 시신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여인들은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크게 당황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당혹은 예수님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였기에, 그분이 부활하셨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보이는 현실’에 집중했지만, 예수님의 말씀은 이미 ‘보이지 않는 소망’을 알려주고 계셨습니다. 바울은 “보이는 소망은 소망이 아니니”(롬 8:24)라 했습니다. 믿음은 현실을 초월해 하나님의 계획을 바라보는 눈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눈에 보이는 무덤의 침묵을 깨뜨리고, 제국과 죽음의 질서를 뒤집는 하나님의 대역전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도 때로는 무덤 앞에 선 여인들처럼 “보이지 않음” 때문에 좌절합니다. 그러나 말씀을 기억하면, 눈에 보이지 않아도 하나님이 일하신다는 것을 믿게 됩니다. 오늘도 부활의 주님을 바라보며, 삶의 절망과 공허 속에서도 부활의 약속을 믿는 신앙의 눈을 뜹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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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b-7절 예수님은 전에 예고 하신대로 삼일만에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두 천사가 찬란한 옷을 입고 여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이 살아나셨다고 선포합니다. 그들은 “살아 있는 자를 죽은 자 가운데서 찾느냐”고 책망하며, 예수께서 갈릴리에서 하신 말씀을 기억하라고 합니다.
천사들은 여인들의 마음에 기억을 환기시킵니다. 예수님은 이미 여러 번(눅 9:22; 18:33) 자신이 고난받고 죽은 후 사흘 만에 살아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기억은 믿음의 열쇠입니다. 말씀은 현실을 해석하는 기준이자, 고난과 부활이라는 복음의 구조를 분별하게 해 줍니다. “말씀 없이는 부활도 해석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여인들에게 분명해졌습니다.
말씀을 기억하는 자만이 상황을 바르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신앙은 감정이나 경험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에 근거합니다. 그러므로 고난 중에도, 절망 중에도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읊조립시다. 말씀을 기억할 때, 우리는 다시 삶을 이해하고 방향을 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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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2절 예수님의 부활을 전하고 듣는 자 모두가 복이 됩니다.
여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곧바로 제자들에게 부활의 소식을 전합니다. 하지만 사도들은 이 말을 허탄한 것으로 여기고 믿지 않습니다. 베드로만은 무덤으로 달려가서 빈 무덤을 보고 놀라며 돌아갑니다. 사도들에게 알린 여인들의 이름을 누가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막달라 마리아, 요안나, 야고보의 모친 마리아, 그들과 함께한 다른 여자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여인들이 부활의 첫 증인이었습니다.
여인들의 증언은 당시 사회에서 공식적인 증거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하나님은 그들을 최초의 부활 증인으로 세우셨습니다. 이는 복음이 사회적 장벽과 편견을 뛰어넘는다는 선언입니다. 사도들의 불신은 단순한 회의가 아니라, 말씀보다 경험을 더 신뢰했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달려가 보고 ‘놀람’에서 ‘믿음’으로 전환되는 출발점을 맞이합니다.
우리도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믿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을 따라가다 보면, ‘빈 무덤’이 부활의 시작임을 알게 됩니다. 말씀을 기억하고 전하는 자가 복음을 열며, 듣는 자에게도 변화가 시작됩니다. 우리도 오늘 이 부활 소식을 들고, 가족과 공동체와 세상 속으로 나아갑시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활 예고를 이미 들었고, 여인들이 전해준 이야기도 들었는데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했습니다. 그들에게 부활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말씀보다 경험과 현실을 더 중시했기 때문입니다. 말씀보다 경험과 상식을 우위에 두면 부활도 믿지 못하고, 부활을 믿지 못하면 부활로 난 십자가의 험한 길로도 가지 못합니다. 경험과 현실을 근거로 말씀을 믿고 따르는 일을 방해하는 소리를 경계합시다. 말씀을 믿고 따를 때, 말씀이 경험이 되고 현실이 될 것입니다.”_매일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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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부활은 죽음을 이기신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십자가의 길은 끝이 아니라 생명의 시작이며, 우리도 그 길을 따라 부르심 받았습니다. 부활의 주님은 오늘도 십자가 뒤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기억하고, 달려가며, 전함으로, 우리는 그 나라 백성의 길을 걷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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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주님,
빈 무덤 앞에서 방황했던 여인들처럼
저희도 현실 앞에서 주님의 말씀을 잊곤 합니다.
오늘, 다시 말씀을 기억하게 하시고,
믿음의 눈으로 부활의 주님을 바라보게 하소서.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에 좌우되지 않게 하시고,
말씀의 능력으로 살아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