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23:44-56 십자가에서 숨지신 의인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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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육시에 어둠이 임하고 성소의 휘장이 한 가운데 찢어지며 예수님은 자신의 영혼을 아버지의 손에 부탁하고 숨을 거두십니다. 백부장은 이 일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예수님을 의인이라하고, 구경하던 이들은 가슴을 치며 돌아가고, 주님을 아는 자들과 갈릴리에서부터 온 여인들도 이 일을 봅니다. 공회 의원인 의로운 요셉은 예수님의 시신을 달라하여 세마포로 싸고 아직 장사한 일이 없는 바위에 판 무덤에 넣어 둡니다. 갈릴리에서 함께 온 여자들은 뒤를 따라 예수님의 무덤을 보고 향품과 향유를 준비하고 계명을 따라 안식에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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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46절 예수님은 세상의 빛이며 구원의 길이십니다.
제육시(낮 12시)부터 제구시(오후 3시)까지 해가 어두워지고, 성소의 휘장이 찢어지는 일이 일어납니다. 예수님은 큰 소리로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말씀하신 후 숨을 거두십니다.
자연의 어둠은 단순한 일식이 아니라, 창조주의 죽음을 애도하는 하늘의 반응이며 출애굽기의 흑암과 연결된 심판의 상징입니다(출 10:21-23). 휘장의 찢어짐은 더 이상 성전 제사 없이도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음을 의미합니다(히 10:19-22). 예수님의 마지막 외침은 고통의 외침이 아니라 순종과 신뢰의 선언이며, 시편 31:5을 성취하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단지 고난이 아닌, 새로운 시대의 서막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담대히 은혜의 보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하나님의 손에 모든 것을 맡길 수 있습니다. 기도는 예수님의 마지막 말처럼 하나님 아버지께 향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세상을 비추는 빛이십니다(4절). 예수님의 임종 전 온 땅이 일시에 어두워졌습니다. 빛이신 예수님의 부재 상태를 알리는 것입니다. 이로써 “나는 세상의 빛이니"요 8:12)라고 하신 예수님의 자기 선언이 증명되고, 예수님 없이는 세상이 제 모습대로 나타날 수조차 없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세상을 어둠 속에 두실 수 없기에 예수님은 부활하셔서 영원한 세상의 빛이 되셨고, 예수님의 빛을 먼저 받은 우리를 ‘세상의 빛’으로 삼아 세상의 어둠을 몰아내십니다(마 5:14)”.
“45절 예수님은 구원의 길이십니다. 예수님의 임종 때에 지성소를 가르는 휘장이 찢어졌습니다. 대제사장에게만 허락되었던 하나님과 만나는 길이 모든 자에게 열린 것입니다. 영원한 대제사장(히 4:14)이신 예수님을 통한다
면, 누구든지 하나님께 담대히 나아갈 수 있습니다(히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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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49절 예수님은 의인이시며 십자가에서 모든 일을 다 이루십니다.
백부장은 예수님의 죽음을 보고 “이 사람은 정녕 의인이었도다” 고백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구경하러 온 무리는 가슴을 치며 돌아가고, 예수를 따르던 자들과 갈릴리 여인들은 멀리서 이를 바라봅니다.
이방인인 백부장은 예수님의 신성과 의로움을 직감적으로 인식하며, 예수를 죄인으로 몰았던 유대인들과 대조되는 신앙 고백을 합니다. 이는 누가복음 전체의 메시지와 맞닿아 있으며, 예수께서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러 오신 분’임을 드러냅니다(눅 19:10). 무리의 가슴침은 회개의 상징이며, 제자들의 침묵은 두려움과 상실감을 나타냅니다.
오늘날 우리는 누구처럼 반응하고 있는가? 십자가 앞에서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진심으로 바라보며 가슴을 치고 있는가? 예수님을 진정한 의인, 나의 구주로 고백하는가? 믿음은 목격만이 아닌 해석과 반응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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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56절 예수님은 하나의 나라를 기다리던 아리마대 사람 공회 의원인 요셉에 의해 장사됩니다. :
공회의원이자 선한 사람 요셉은 예수님의 시신을 요청해 새 무덤에 안치합니다. 갈릴리에서 예수를 따르던 여인들은 시신의 위치와 장례를 유심히 보고 향품을 준비합니다. 요셉은 예수님의 죽음 이후에야 비로소 공개적으로 신앙을 고백하며 행위로 표현합니다. 이는 믿음이 때로는 늦은 순종으로 드러나더라도 귀하게 쓰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여인들의 헌신은 부활의 첫 목격자로 연결되는 복음의 씨앗이 됩니다. ‘준비일’과 ‘안식일’이라는 시간은 고요한 침묵과 기다림 속에 하나님의 새 일이 준비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우리는 믿음을 드러내는 일에 얼마나 담대하게 나아가고 있는가? 복음을 위하여 오늘 내가 요셉처럼 ‘죽음을 수습하는 자’가 되어야 할 때는 아닌가? 그리고 여인들처럼 조용히 준비하며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갈 자리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제자들이 떠난 십자가 곁을 갈릴리에서부터 따라온 여인들이 지킵니다. 말로 신앙을 장담하던 제자들은 온데간데없는데, 아무 말 없이 따르던 요셉이 죽음을 각오하고 예수님의 시신을 장사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죽음에 실망했지만, 이들은 그 죽음에 화답합니다. 묵묵하게, 변함없이 주님을 따르고 그 곁에 머문 이들이 참 제자가 아닐까요?
절망 속에 열리는 생명의 길, 예수님의 죽음은 죄와 사망을 이긴 승리요, 하나님과의 새로운 만남의 길입니다. 이 죽음 앞에 각 사람은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제자들은 그 고요한 죽음을 바라보며 향품을 준비하고, 부활의 새벽을 기다립니다. 오늘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예수님의 죽음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과 구속의 깊이를 다시금 새기게 합니다.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십자가는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도 우리에게 가장 확실한 소망을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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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하나님 아버지
독생자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봅니다.
아버지의 손에 의탁한 간구에
하나님 아버지께서 응답하신 것을 봅니다.
백부장이 돌린 영광을 받으시고
예수님의 의인 되심의 증거를 듣습니다.
구경하는 이들의 뒤늦은 후회와
멀리서 이 일을 바라본 이들의 마음도
오늘 우리와 같음을 고백합니다.
의로운 요셉의 선한 행동과
주님의 장례를 치루고 있는 모습을 보고
갈릴리에서 함께 온 여인들은
다른 제자들보다 더 주님과 가까이 한 모습들도 봅니다.
오늘 십자가의 주님을 바라보고 따름이 무엇인지
앞서간 믿음의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뒤따라 가길 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