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05:01-10 광야학교의 정결윤리
인구조사를 마무리 한 후에 이제 진을 정결하게 하는 윤리를 육체의 부정을 다루는 규례(1-4절), 윤리적 부정을 다루는 규례(5-10절), 가정 내에서의 부정을 다루는 규례(11-31절) 순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전체 거룩은 구속의 목적이면서 새 백성의 정체성입니다.
보배로운 소유, 거룩한 백성, 제사장 나라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향해 주신 정체성과 사명에 대한 표현입니다. 출애굽한 이유도, 광야에서 이스라엘이 깨닫길 바라고 살아갈 이유가 되는 것도, 그리고 출애굽하게 하신 목적도, 약속의 땅에 도달할 수 있는 것도, 그 땅에서 살아가면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기도 합니다. 유월절 은혜를 통해 살려 주셨기에 이스라엘은 이제 하나님의 보배로운 소유가 되었습니다. 다시는 애굽의 통치와 세계관과 삶의 방식을 따른 하나님의 통치를 거역하는 백성이 아니라 하나님의 다스리심과 인도에 온전히 순종하며 동행하는 삶을 살아가는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열방의 축복의 통로가 되어야 하는 제사장 나라가 되는 사명에 순종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구별된 정체성에 대한 기억이 거룩을 살고 지키고 추구하게 할 것입니다. 왕같은 제사장으로 부름받은 교회된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1-4절 부정한 자의 분리(거룩)는 결국 당사자와 공동체를 살리기 위함입니다.
나병환자와 유출증 있는 자와 주검으로 부정(不淨, 不正, 不貞)하게 된 자는 남녀를 막론하고 모두 진영 밖으로 내보내서 진영을 더럽히지 말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진영 가운데 거하시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 경우만 언급되었으나 대표적으로 언급되었고 일상에서 부정하게 되는 모든 경우에 다 해당된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이들을 진영 밖으로 격리하는 것은 공동체에서 추방시키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이들의 부정으로 공동체가 부정에 노출되어 전염되게 되면 거룩한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성막까지 부정하게 될 위험이 있고, 이러한 부정은 결국 죽음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고자 함입니다. 결국 부정하게된 자와 진영의 공동체와 성막 모두를 보호하고 살리기 위한 규례로 볼 수 있습니다. 인구조사후에 가장 먼저 정결 규례 곧 거룩에 대한 언급을 하는 이유는 바로 이 거룩이 광야에서 이스라엘이 승리할 수 있는 이유이면서, 목적이고 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부정에 대한 관리가 하나님과의 관계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사소한 육체적인 부정의 문제에 대해서 소홀히 여기거나 가벼이 여기는 처사는 부정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하고 거룩에 대한 필요성을 잃게 만듭니다. 부정에 대한 민감한 자세와 반응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거룩은 사소 부분에서 분리하고 멀리해야 할 것들을 작은 것이라고 가볍게 여기지 않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그래야 살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며 점검합니다.
5-8절 사람과의 관계는 곧 하나님과의 관계를 반영합니다.
사람들이 범하는 죄(사람을 상대로 저지르는 범죄)는 결국 여호와를 거역하는 죄와 연관됩니다. 이러한 죄를 지은 자들은 자복할 뿐 아니라 죄 값을 온전히 갚아야 합니다(20%의 죄값을 더해서 돌려주어야 합니다).
사람을 대하는 모습은 결국 하나님을 대하는 모습과 연관되고, 사람과의 관계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통해서 그 내용이 달라지게 됩니다. 보이는 사람에게 행하는 자세와 인격은 보이지 안흔 하나님께 행하는 자세와 인격과 결국 같습니다. 보이는 바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보이지 않는 바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설령 그런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믿음과 삶이 분리된 이상한 신앙일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소자에게 한 것이 내게 한 것이라고 말씀하시던 주님의 말씀르 기억한다면, 오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죄를 범하지 않는 것이 하나님을 향한 신앙고백을 몸으로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죄를 범했을 경우에는 회개를 위해서 심적 물적 회개와 보상이 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갑이 회개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말로만 회개한다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손해를 끼친 것에 대한 보상, 범한 잘 못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 그리고 이후의 태도에 있어서도 일관된 회개의 모습과 자세가 수반되고 지속되어야 진정한 회개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향하여서도, 하나님을 향하여서도 동일합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향한 회개에 대한 보상은 제사장의 몫으로 귀결됩니다.
9-10절 거룩은 제사장에게 혜택과 책임을 수반합니다.
속죄의 숫양등 제사장에게 가져오는 속죄의 성물들은 제사장에게 돌리라고 합니다. 구별해서 드린 것들은 모두다 제사장의 것이 되게 합니다.
이 부분이 언급된 이유는 단순하게 속건제등에 대한 제사의 규례들을 보완하는 뜻도 있겠으나 거룩에 대한 책임이 제사장에도 있다는 것을 상기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보상의 성물을 제사장에게 돌리고 소유권이 전적으로 제사장이 가지게 됩니다. 성물을 얻는 혜택도 있지만 백성들이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죄를 범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할 책임이 제사장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훗날 제사장들이 타락할 때에 죄를 많이 지을 수록 자신들이 가질 수 있는 제물의 양이 많아지기에 오히려 죄를 방조하는 웃픈 일들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법을 아는 이들이 오히려 부정과 심각한 죄를 범하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제물의 문제보다 죄와 부정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은혜에 대한 합당한 반응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은혜와 책임, 혜택과 의무, 신앙과 삶은 늘 한세트로 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 둘을 분리하거나, 어느 한켠만을 강조하고 무시한다거나, 둘 사이의 관계를 소홀히 여기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오늘 믿음과 삶에 대한 일치된 삶을 추구해야 할 이유를 다시한 번 더 생각하고 기도할 수 있게 하는 말씀입니다.
*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아버지
육체의 부정을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멀리하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잘못한 죄에 대해서는
하나님께 대하여 회개하는 것은
자백과 보상이 함께 이루어지도록 하옵시며,
거룩한 제사장으로서의 혜택과 책임을 잘 살피고
삶과 신앙이 일치된 삶을 살아가며
공동체를 정결케 하는 일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