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04:01-33 광야학교의 당번 임무의 경계
성막을 관리하는 레위인들이 진영이 전진할 때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성막의 성물들과 기구들을 분리하고 다룰 것인지 직무의 경계를 세워줍니다. 그 순서는 중요한 성물 순으로도 볼 수 있고, 성막을 분리하는 순서(내부 성물 - 외형 덮개 - 기둥등의 구조물)로도 볼 수 있습니다.
1-20절 자신의 직무와, 직무의 경계와, 능력의 한계를 잘 알아야 전진합니다.
성막을 관리하는 일에는 삽십세에서 50세까지 감당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진영이 전진할 때에 지성물을 다루는 것은 철저하게 아론과 그 아들들이 먼저 덮고 싸고 채를 꿴 후에야 고핫 자손이 그것을 메고 옮길 수 있게 했습니다. 지성물에 접근하여 생명을 잃게 되면 거룩한 일을 하다가 오히려 혼란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레위인들이 하는 일은 성막의 거룩을 지키고 보호하며 완충 역할을 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외인의 접근을 목숨을 걸고 막아야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렇게 보호하고 지키는 성막의 지성물에 접촉하여 죽게 되면 이 또한 덕스러운 일이 되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거룩은 우리를 살리기 위함이지 억압하고 제한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넘지 말아야 할 경계도 정해 두었습니다. 우리가 결코 넘지 말아야 할 선이며, 창조주와 피조물로서의 경계를 비롯하여 거룩한 백성으로서 왕되신 주님과의 관계와 거룩한 주님과 부정한 우리들의 한계도 있습니다. 그런 우리들의 한계를 레위인들의 직무의 한계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해서도 안되고, 또한 우리가 가진 능력으로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는 한계를 알아야 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 자신이 넘지 말아야 할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경계를 잘 분별해야 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그것의 한계를 알아야 겸손하고 지혜롭게 처신할 수 있습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직무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직무의 한계가 무엇인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은사와 또 그것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알고 인정하는 겸손함을 가지고 맡겨주신 직무를 감당할 때 우리는 한걸음씩 성숙과 진보와 전진이 가능합니다. 오늘도 허락하신 삶의 영역 속에서 직무와 경계와 한계를 잘 알고 처신하길 원합니다.
21-28절 공동체 내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짐을 잘 감당해야 든든히 설 수 있습니다.
게르손 자손들은 성막 뒤(서쪽)에 진을 치고, 성막의 이동에 담당하는 성물들은 주로 위장과 덮개와 문들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아론과 그 아들들 특별히 이다말 감독의 명령대로 메고 가야 합니다.
게르손 자손들이 담당한 것은 고핫자손처럼 지성물이 아닌 덮개나 휘장과 문등으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주로 외부와 성막, 성소와 지성소를 구분하는 경계선에 해당되는 것들입니다. 겉으로는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성막의 기물 중에서 어느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이러한 기구들을 옮기는 일을 모두 어깨에 메고 가야 하는데 그 안에는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들도 다 옮기고 만들어져야 온전한 성막이 됩니다.
공동체에서도 경계선을 잘 구분해 주거나 중보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중보적 역할이나 완충 역할을 하는 감당해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관계가 불편하고 껄끄러울 때 이런 이들이 중보도 하고 연결도 해주고, 화해과 중재의 역할도 해 줍니다. 그래서 공동체의 다양성 속에서도 서로 협력하게 하고 공존하게도하고 협력하여 선을 이루게도 합니다. 공동체에 없어서는 안될 부분입니다. 살다보면 그런 경계선에 나도 모르게 서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 사리분별과 옳고 그름과 상황과 처지를 잘 고려해서 기꺼이 짐을 지고 중재해 갈 수 있는 지혜로운 처신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공동체는 든든히 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29-33절 힘들고 어려운 일일 수록 그만큼 더 중요한 일일 수 있습니다.
므라리 자손은 지성물들과 덮개들이 제거된 나머지 성막의 뼈대 부분들(널판들 기둥들 받침들과 말뚝들)을 제일 나중에 분리해서 메고 가는 직무를 맡았습니다.
지성물들은 거룩함의 무게가 무겁기에 힘든 일이고, 므라리 자손이 맡은 뼈대 부부들은 그 재료들이 무게 때문에 무겁고 그만큼 힘이 많이 드는 일입니다. 여러개의 조각들이 있기 때문에 갯수도 잘 확인하고 옮겨야하고, 무거운 물건들이기에 잘 협력해서 옮겨야 합니다. 성막에서 이 뼈대들이 없다면 결코 성막을 세울 수 없으며, 지성물들을 보호할 수 없습니다. 옮기고 세우는 일은 어렵지만 그만큼 또 중요한 물건이고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에서도 보이지 않는 기둥과 받침들과 같은 역할들과, 말뚝처럼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과 널판지처럼 든든하게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감당해 줘야 공동체가 흔들리지 않고 잘 연결되어서 든든히 설 수 있습니다. 비슷비슷한 기둥들처럼 공동체의 구성원에도 그렇게 고만고만하고 비슷한 사람들이 있어서 나 하나 쯤이야 하는 맘으로 모임과 직분에서 이탈한다면 성막은 결코 아름답게 세워질 수 없습니다. 모두가 다 귀하고 중요하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제 자리를 지키는 일이 쉽지 않지만 변함없이 있어야 할 그자리에 성실하게 있어 주는 일이 함께 공동체를 아름답게 세우고, 거룩한 예배와 말씀과 생명과 사랑의 공동체 곧 주님의 몸된 공동체로 세워갈 수 있습니다.
* 기도
우리에게 주님의 몸된 공동체의 일원으로 직분을 허락해 주신 주님
제게 맡겨주신 직무를 잘 알고, 또한 경계로 잘 분별하고,
능력의 한계를 깨닫고 분수에 맞게 겸손히 행하게 하옵소서.
또 주님이 허락하시는 만큼 일하고, 맡겨주신 대로 섬기면서
묵묵히 있어야 할 자리와 감당해야 할 직무를 성실히 행하면서
거룩의 무게만큼 영광의 무게도 크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온전히 당번의 직무를 잘 감당할 힘과 능력과 지혜를 주셔서
공동체를 아름답게 세워갈 수 있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