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헤미야 03:01-32 협력과 헌신으로 짓는 거룩한 공동체의 벽 : 온 백성이 연합하여 자기 몫을 감당한 성벽 재건의 기록

by 평화의길벗 posted Nov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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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헤미야 03:01-32 협력과 헌신으로 짓는 거룩한 공동체의 벽 : 온 백성이 연합하여 자기 몫을 감당한 성벽 재건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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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헤미야 3:1-32은 예루살렘 성벽 재건에 참여한 사람들의 명단과 그들이 책임지고 건축했던 성벽의 구역 및 문들을 상세하게 기록한 목록입니다. 이 명단은 북쪽의 양문에서 시작하여, 서쪽, 남쪽, 동쪽 성벽을 따라 한 바퀴 돌아 다시 양문으로 이어지는 성벽 전 구간을 포괄하며, 대제사장, 제사장, 레위인, 기술자(금장색, 향품 장사), 상인, 지방 관리, 그리고 여성(할로헤스의 딸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동원되어, 자발적인 열정과 분담을 통해 하나님의 사역을 완수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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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적 상황 : 느헤미야가 아닥사스다 왕의 조서를 받고 예루살렘에 도착하여 성벽을 은밀히 시찰(느 2장)한 직후, 실제 건축 공사가 조직적으로 착수된 기록입니다. 이 건축 공사는 대적들(산발랏, 도비야 등)의 조롱과 위협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 문학적 성격 : 느헤미야 3장은 '공사 조직 목록'으로, 인칭 대명사가 1인칭이 아닌 3인칭 완료형으로 기술되어 있어, 느헤미야가 기록했던 회고록에 후에 첨가된 성전 문서 보관소의 원본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목록은 건축 공사가 이미 완료된 것처럼 묘사되어, 일의 성공적인 성취를 강조합니다.

  • 신학적 의미 : 성벽 재건은 단순히 물리적 작업이 아니라,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공동체를 보호하고 하나님의 율법-성전 공동체의 거룩성을 재확립하는 일이었습니다. 이 목록은 느헤미야의 비전이 하나님의 주권 아래 모든 백성의 자발적인 팀워크협력을 통해 성취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선한 손길이 함께하는(느 2:8, 18) 사역은 인간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형통할 것이라는 느헤미야의 신앙을 뒷받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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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절  헌신된 지도력 : 제사장들의 솔선수범과 거룩한 시작

하나님은 당신의 집 재건을 가장 거룩한 제의적 영역에서 시작하게 하시며, 말씀과 예배를 담당하는 지도자들의 솔선수범을 통해 모든 백성에게 사명을 위한 격려와 동기를 부여하시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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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헤미야는 성벽 중건을 북쪽의 양문(Sheep Gate)에서 시작합니다. 대제사장 엘리아십이 그의 형제 제사장들과 함께 일어나 양문을 건축하고 성별(聖別)했으며, 문짝을 달고 함메아 망대에서 하나넬 망대까지 성벽을 쌓았습니다. 그 뒤를 이어 여리고 사람들, 삭굴굴의 아들, 하스나아의 자손들이 건축에 참여했습니다(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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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의 상징성 : 양문은 예루살렘의 북쪽 성벽에 위치하며 사마리아 쪽으로부터 공격을 가장 많이 받는 전략적 요충지였지만, 영적으로는 제사에 바칠 양을 끌고 들어오는 문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양문은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상징하며, 성벽 재건이 단순히 방어를 위한 공사가 아니라, 구속과 제사라는 영적 기반 위에서 시작되었음을 신학적으로 천명합니다. 

제사장의 솔선수범 : 느헤미야는 건축에 대한 공적·법적·종교적 권리가 없는 대적들(산발랏 일당)의 모함을 단호히 거부하고(느 2:20), 성벽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이때 대제사장을 포함한 제사장 무리가 맨 처음으로 공사에 동참한 것은 느헤미야에게 엄청난 격려가 되었을 것입니다. 지도자들의 솔선수범은 나머지 백성이 "일어나 건축하자"고 결단하는 데 강력한 영적 동기 부여가 되었습니다.

성도는 고린도전서 3장 16절에 따라 성령이 거하시는 하나님의 성전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무너진 영혼을 재건하는 일은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양문)라는 기초 위에서, 그리고 희생과 헌신(번제)의 자세로 시작되어야 합니다. 교회 지도자들(목회자나 직분자)은 말씀과 기도에 전념할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영적·물리적 재건 사업에 가장 먼저 헌신하는 모습을 보일 때, 공동체는 힘을 얻고 함께 동참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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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에서 가장 무너져 황폐해진 부분(습관, 관계, 영적 게으름 등)을 재건하려 할 때, 가장 먼저 예배와 희생의 자리(양문)를 회복해야 합니다. 가정에서는 가장이 먼저 영적인 책임을 지고, 타성적이고 안일한 삶에서 벗어나 거룩한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교회 공동체가 개혁을 추진할 때, 개혁의 불편함과 고통을 지도자들이 먼저 짊어지는 자원하는 마음이 필수적입니다. 이처럼, 가장 거룩한 자가장 고된 일가장 먼저 참여하는 역설적인 헌신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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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4절 다양한 백성의 참여 : 자기 몫을 넘어선 열정과 연대

하나님은 당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신분이나 지역에 상관없이 모든 백성에게 사명을 분담하게 하시며, 개인의 소소한 일상(자기 집 앞)으로부터 시작된 헌신을 통해 공동체 전체의 회복을 이루게 하시는 협력의 주관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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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락은 옛 문, 골짜기 문, 분 문 등 서쪽과 남쪽 성벽 구간의 재건 상황을 기록합니다. 므술람므레못과 같이 이름이 반복되는 인물들이 등장하며, 이들은 자기 몫의 공사가 끝난 후에도 다른 부분까지 수리하거나, '둘째 부분'을 추가로 맡는 등 적극성을 보였습니다. 특히 이 명단에는 예루살렘 거주민뿐만 아니라 여리고, 드고아, 기브온, 미스바 등 다른 지역 출신들이 참여했으며, 금장색상인, 심지어 할로헤스의 딸들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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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워크와 분담의 원리 : 느헤미야는 무너진 성벽을 개별 구간으로 나누어 책임자를 지정하고 공사를 진행하도록 조직했습니다. 이는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백성들에게 자원하는 동기를 부여하고 협력을 유도한 느헤미야의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줍니다. 

‘자기 집과 마주 대한 곳’의 의미 : 백성들이 "각각 자기 집과 마주 대한 부분"을 중수했다는 기록은, 공사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공격을 받을 경우 자신의 가족과 구역을 쉽게 지킬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 지혜로운 조치였습니다. 이는 공동체의 대의를 생각하되, 그 시작은 저마다 가까이에 있는 주변(일상)부터 책임지게 한 원칙을 담고 있습니다. 

다양한 참여의 의미 : 성벽 재건은 제사장이나 레위인(종교 지도자)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의 사람들 (금장색, 상인 등)이 참여하는 전 공동체의 사명이었습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건강하고 견고하려면, 모든 구성원이 은사와 능력을 따라 자기 몫을 충실히 감당해야 함을 상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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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헤미야 3장의 교훈은 공동체를 세우는 일에 누군가 혼자 다 하려 들면 지치게 된다는 진리를 보여줍니다. 개인은 교회 사역이나 봉사에서 '누가 하겠지'라는 무책임한 태도를 버리고, '내 집 마주 대한 곳' (가정의 영적 황폐함, 직장 내 윤리적 문제, 지역 사회의 필요)부터 책임감을 가지고 헌신해야 합니다. 또한, 므레못과 므술람처럼 할당된 몫을 마친 후에도 주변을 돌아보고, 공동체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자발적인 초과 헌신이 오늘날의 교회 연합과 회복에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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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32절 사명의 완수 : 끝까지 지속된 협력과 전체의 회복

하나님은 당신의 계획에 따라 시작된 거룩한 사역이 끝까지 헌신된 순종을 통해 완수되도록 인도하시며, 완벽하게 회복된 공동체를 통해 영광을 받으시는 언약의 성취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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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락은 샘 문, 수 문, 말 문, 함밉갓 문, 양 문에 이르기까지 동쪽과 남쪽 성벽 구간의 재건을 기록함으로써 성벽의 전체 둘레를 완성합니다. 특히 드고아 사람들은 다른 이들이 자기 구간만 한 것과 달리, 둘째 부분까지도 힘써 중수했으며, 마지막 부분(31-32절)은 점호 문에서 성 모퉁이 누각을 거쳐 다시 양문으로 연결되면서 성벽 공사가 완전한 한 바퀴를 돌아 완성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이 구간에는 세공장이상인들이 다시 언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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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의 완성과 온전함 : 이 목록은 성벽 재건이 양문에서 시작하여 양문으로 끝나는 완전한 한 바퀴의 과정을 통해 예루살렘의 온전함을 회복했음을 서사적으로 증명합니다. 성벽의 완성은 유다 공동체가 외부로부터 안전을 확보하고, 거룩한 신앙 생활을 지킬 수 있는 경계를 세웠음을 의미합니다. 

지속적인 헌신 : 드고아 사람들과 같이 할당량을 넘어선 헌신은, 성벽 재건이 단순히 의무나 노역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한 손길이 함께 하심을 깨닫고 기쁨으로 반응한 영적 열정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믿음의 순종이 항상 낙관적인 형태(단 3:13-23)로 나타나지는 않더라도, 하나님의 약속을 의지하여 끝까지 인내하며 달려가는 성도의 자세를 교훈합니다. 

신분, 지역을 초월한 연합 : 재건에 참여한 사람들의 명단은 차별 없는 귀환자 명단처럼, 신분과 계층을 초월하여 하나님의 사명을 위해 단합된 힘을 발휘했을 때, 위대한 일이 단기간에 성취될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하나님은 순수치 못한 다수보다 순수한 소수를 더 기뻐하신다는 점을 상기하며, 이들의 순수한 열심이 그 일을 이끌었음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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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목표를 세울 때 초기의 열심을 내지만, 사명을 완수하는 데는 지속적인 인내와 헌신이 필요합니다. 개인의 신앙적 성숙은 '힘써' 일하는 것에만 있지 않고, 맡겨진 일을 끝까지 완수하는 성실함에 있습니다. 공동체적 차원에서, 교회는 다양한 은사와 재능을 가진 모든 성도가 자원하여 참여하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특히, 느헤미야 3장의 기록이 모든 참여자의 이름을 상세히 기록한 것처럼, 교회는 뒤에서 묵묵히, 혹은 자신의 몫을 넘어선 이름 없는 헌신자들의 수고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리더십을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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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하늘의 하나님, 

저희의 삶과 공동체를 향한 위대한 회복의 역사를 

느헤미야 3장을 통해 보여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대제사장부터 상인과 세공장이, 그리고 여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백성이 연합하여 자신의 집과 마주 대한 부분부터 힘써 성벽을 쌓았듯이, 

저희도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저희에게 가장 가까운 영적 황폐함부터 책임지고 재건하는 

자발적인 헌신을 다하게 하옵소서. 

주께서 저희의 기도에 응답하시고, 

저희의 사명이 형통하도록 길을 여셨음을 믿으며, 

맡겨진 몫을 넘어 기쁨으로 둘째 몫까지 감당하는 열정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이 모든 성취가 오직 주의 선한 손길로 이루어졌음을 고백하며, 

완성된 성벽처럼 견고하고 거룩한 공동체를 통해 영광 받으시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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