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 8:21-36 믿음으로 순례하는 여정, 하나님의 은혜로 안전한 귀환과 거룩한 봉헌

by 평화의길벗 posted Nov 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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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라 8:21-36 믿음으로 순례하는 여정, 하나님의 은혜로 안전한 귀환과 거룩한 봉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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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라 8:21-36은 제2차 귀환을 이끈 에스라와 공동체가 아하와 강가에서 출발하여 예루살렘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한 회고담입니다. 이 여정은 인간적인 호위를 거절하고 오직 하나님의 보호하심만을 전적으로 의지하겠다는 믿음의 결단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은 막대한 가치의 성전 예물을 운반하는 막중한 책임을 정직하게 수행했으며, 마침내 하나님의 선한 손에 이끌려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여 예배와 헌신으로 사명을 완성했습니다. 이 기록은 귀환 공동체가 율법에 기초한 새 이스라엘의 형성을 꿈꾸었으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예배와 순종을 최우선으로 두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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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23절 믿음의 결단 : 호위를 거절하고 하나님만 의지함

하나님은 당신을 전적으로 의지하여 겸손히 간구하는 자에게 능력을 보이시며, 그들의 여정을 인도하시는 신실한 왕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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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라는 아하와 강가에서 귀환을 앞두고 금식을 선포하고 하나님 앞에서 겸비하며 기도했습니다. 이 금식의 목적은 자신들과 자녀, 그리고 모든 소유를 위한 평탄한 길을 구하는 것이었습니다(21절). 에스라가 이처럼 오직 하나님께만 의지하기로 결단한 배경에는, 이미 아닥사스다 왕에게 “우리 하나님의 손은 자기를 찾는 자에게 선을 베푸시고... 진노를 베푸신다”고 담대히 믿음을 선언했기 때문에, 왕에게 군대와 마병의 호위를 구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겼기 때문입니다(22절). 그들의 간절한 기도는 하나님의 응답을 받았습니다 (2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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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론에서 예루살렘까지의 4개월에 걸친 여정은, 강도와 매복자들이 도사리는 매우 위험한 길이었으며, 막대한 금은보화를 가지고 이동하는 것은 더욱 큰 위험을 수반했습니다. 에스라가 왕의 호위를 요청하지 않은 것은 인간적 보호를 거절하고 오직 신적 보호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행동으로 입증하려는 결단이었습니다. 이 결단은 에스라 개인의 신앙적 열정뿐 아니라, 아닥사스다 왕 앞에 이스라엘의 하나님에 대한 신실성이 걸린 문제였음을 보여줍니다. 금식은 예상되는 위험 앞에서 하나님의 구원 능력을 기다리는 겸손의 의식이었습니다.

이 단락은 하나님께서 역사의 주관자이시며, 당신의 백성을 인도하실 때 인간의 힘과 능력을 초월하여 일하신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느헤미야의 경우처럼, 하나님의 일을 이루는 데는 인간의 철저한 준비도 필요하지만, 에스라는 여기서 믿음의 모험을 통해 궁극적인 힘의 근원이 하나님께 있음을 선포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찾고 구할 때 하나님께서 응답하신다는 믿음은, 그분이 우리의 연약함 가운데서도 능력을 보이시는 왕이심을 확증합니다.

에스라의 이 전적인 의지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상통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염려하지 말라고 하시며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고 명하셨습니다(마 6:33). 이처럼 세상의 염려(군대의 호위)를 뒤로하고 오직 주님께 의지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 나라 백성이 가져야 할 거룩한 자세입니다. 사도 바울이 썩지 않을 면류관을 얻기 위해 모든 일에 절제의 훈련을 했다고 고백한 것처럼(고전 9:25), 에스라의 금식은 영적인 목표를 위한 자기희생적 헌신이자 훈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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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삶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나 위협에 직면할 때, 가장 먼저 인간적인 안전장치(재정, 권력, 인맥)를 찾으려는 본능적인 유혹에 빠집니다. 에스라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가장 안전한 길은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삶이며, 주님을 왕으로 모시는 백성으로서 마땅히 세상의 호위를 구하기 전에 먼저 기도와 겸손으로 주님께 피해야 함을 가르칩니다. 가정이나 공동체가 어려울 때, 우리의 에너지를 비난이나 불안에 쏟는 대신, 오직 말씀과 기도로 무장하고, 전적인 의존을 선언하는 믿음의 자세로 나아가야 합니다.

오늘날 교회와 사회는 효율성과 가시적인 성공을 숭배합니다. 만약 교회가 외적인 풍요나 정치적 힘을 의지하기 위해 신앙의 본질을 타협한다면, 이는 왕에게 군대를 요청하지 않기로 했던 에스라의 결단을 배반하는 행위입니다. 진정한 영적 리더십은 기도에서 시작하며, 눈물의 기도가 공동체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시발점이 됩니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향해 하나님 없는 열정은 결국 공회전에 불과하며, 하나님의 능력만이 궁극적인 회복을 이룬다는 신앙적 관점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믿음은 우리를 세상의 비난이나 오해 앞에서 낙심하지 않고, 주님의 때를 신뢰하며 기다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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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30절 거룩한 헌신 : 맡겨진 사명과 청지기 정신

하나님은 당신의 거룩한 목적을 위해 성별된 자들을 세우시고, 그들이 맡은 사명을 정직함과 책임감, 그리고 거룩함으로 감당하도록 요구하시는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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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라는 제사장 중 우두머리 12명과 레위인들을 따로 세워(24절), 왕과 관원, 이스라엘 백성이 자원하여 성전을 위해 드린 예물(은, 금, 그릇)을 맡겼습니다(25절). 에스라는 이 예물들의 정확한 무게를 달아 기록하고 (26-27절), 그들에게 "여러분은 주님께 속한 거룩한 사람들입니다. 이 그릇들도 주님께 속한 거룩한 기물입니다."라고 일러주었습니다(28절). 이들은 예루살렘 성전에 도착하여 족장들 앞에서 이 기명들을 달아서 넘겨줄 때까지(29절), 삼가 잘 지키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부여받고(29절), 그 무게대로 그것을 받았습니다(3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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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막대한 양의 헌물(1조 원 이상의 가치) 운반은 단순한 물품 이동이 아니었습니다. 에스라가 12명의 지도자를 세운 것은 이스라엘 12지파 전체가 이 거룩한 일에 참여했음을 상징하며, 이들에게 거룩함과 자원함을 강조함으로써 내부의 탐심을 억제하고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예물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이 예물은 하나님께 속한 거룩한 기물이었기에, 에스라는 청지기로서 철저하게 계수하고 관리했습니다. 이는 정직과 투명성이 거룩한 사역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임을 보여줍니다.

귀환의 목적은 단순히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성전의 회복과 신앙의 개혁이었으므로, 이 성물 운반은 사명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이들은 거룩한 예물을 맡은 자들로서, 세상과 구별된 거룩한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이 과정은 하나님의 일에는 열심보다 정체성이, 결과보다 동기가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맡은 바 임무를 정직하게 감당하는 것이 곧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길입니다.

신약 시대의 성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말미암아 거룩하게 구별된 제사장 나라이며, 우리의 몸과 소유 또한 하나님의 거룩한 기물입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들고 나가는 사명자들로서, 맡겨진 재능, 시간, 재정 등 모든 것을 청지기적 자세로 대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다른 사람을 넘어지지 않게 하는 범위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쳤는데, 이는 지도자들이 거룩한 사역을 위해 정직과 절제를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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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에서 맡은 모든 일, 즉 직장 업무, 학교 공부, 가정 관리 등은 하나님께 맡겨진 '거룩한 기물'을 다루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정직하게 일하고, 경건하게 생활하는 것이 곧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임을 의미합니다. 특히 재정 문제나 공적인 책임을 맡았을 때, 세상의 기준 (편의, 이익)이 아닌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 거룩의 경계를 세우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정 내에서든 공동체에서든, 물질을 다룰 때 투명성과 책임감을 갖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존중하고 자발적인 헌신을 귀히 여기는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오늘날 교회는 투명성과 청지기 정신의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부정이 쉽게 번지는 사회 속에서, 교회는 하나님의 이름이 실추되지 않도록 높은 윤리적 기준과 철저한 책임 관리를 실천해야 합니다. 세상의 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투명성 문제로 신뢰를 잃는 현상을 볼 때, 교회는 정직성을 기반으로 한 신뢰 공동체로서 사회의 등불이 되어야 합니다. 이는 구태의연한 윤리 강조가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함이 우리를 통해 세상에 증명되도록 우리의 관점과 태도를 변화시키는 실제적인 적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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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36절 은혜로운 보호: 귀환과 사명의 완성

하나님은 광야 같은 인생길에서 당신의 백성을 '선한 손'으로 보호하시며, 그들의 예배와 순종을 통해 역사를 완성하시는 주권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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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십이 일에 아하와 강을 떠난 에스라 일행은, 여정 내내 "우리 하나님의 손이 우리를 도우사 대적과 길에 매복한 자의 손에서 건지신지라"는 경험을 하며 무사히 예루살렘에 도착했습니다(31절). 그들은 3일간 휴식한 후(32절), 제4일에 성전에서 은과 금과 기명들을 책임자들에게 정확히 달아서 넘겨주고 그 총량을 기록했습니다(33-34절). 이후 사로잡혔던 자의 자손들이 이스라엘 전체를 위한 번제와 속죄제를 드렸습니다(35절). 마지막으로 무리는 왕의 조서를 관원들에게 전달했고, 그 관원들은 백성과 하나님의 전을 도왔습니다(3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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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라의 이 고백("우리 하나님의 손이 우리를 도우사")은 출발 전 금식하며 간구했던 기도에 대한 명확한 응답입니다. 이 여정은 종종 제2의 출애굽(출바벨론)으로 비유되는데, 광야에서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인도하셨듯이, 하나님은 귀환 백성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셨습니다. 예루살렘 도착 후, 가장 먼저 행한 일은 예물 봉헌과 거대한 규모의 제사였습니다. 수소와 숫염소 각 12마리를 드린 것은 흩어진 이스라엘 12지파 전체가 회복되었음을 상징하며, 새로운 공동체의 시작을 하나님과의 언약적 관계 재건으로 기념했습니다.

이 단락의 핵심 교훈은 예배가 삶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귀환자들은 자신들이 살아갈 터전을 닦는 일보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맡겨진 책임을 다하는 것을 우선시했습니다. 또한, 왕의 조서가 이방 관원들에게 전달되었을 때 그들이 하나님의 백성을 도운 것은, 하나님의 주권이 세상 권력 위에 군림하시며, 이방 권세마저도 당신의 목적을 이루는 도구로 사용하신다는 진리를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찾는 자에게 선한 손을 베푸시는 분이며, 이 선한 손의 인도하심은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된 구원의 여정과 연결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영원한 목자로서, 우리를 죄와 사망의 매복에서 건져내셨습니다. 기도가 응답된 순간에 감사의 제사를 드린 행위는, 우리 성도들이 삶의 모든 순간, 특히 은혜를 경험했을 때 감사를 잊지 않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함을 교훈합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와 부끄러움을 참으신 이유가 장차 주어질 기쁨 때문이었다고 했는데(히 12:2), 귀환 공동체의 기쁨 역시 고난의 여정 끝에 있을 회복과 완성을 바라본 결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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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의 인생길에서 겪는 모든 위험으로부터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구해야 하며, 우리의 기도가 응답되었음을 경험했을 때 그 응답을 나의 능력이나 행운으로 돌리지 않고, 지체 없이 예배와 헌신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합니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성공을 경험했다면, 그 결과를 나의 노력으로만 계산하지 말고, 하나님의 은혜의 개입으로 인정하며 감사를 나누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예배와 하나님의 사명을 나의 안전과 성공보다 뒷전으로 미루지 않는 삶의 태도를 결단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바라볼 때, 악인이 번영하는 모순된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의 공의와 심판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믿는 종말론적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이방 관원들이 결국 성전 일을 도왔듯이(36절), 교회는 세상과의 관계에서 때로는 방해를 받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주권 아래 세상의 시스템이 당신의 거룩한 목적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는 소망을 품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세상 권력에 대해 체념하거나 굴복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거룩한 백성으로서 합당한 처신을 하며, 공의를 행하고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으로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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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오, 신실하신 주 하나님, 

저희의 참된 왕이시며 목자 되시는 분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에스라와 귀환 공동체의 여정을 통해, 

주님께서 이 땅의 모든 권세 위에 계시며, 

당신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저희의 길을 

선한 손으로 친히 인도하신다는 위로와 소망을 얻습니다. 

저희의 삶이 광야와 같고, 눈앞의 위험과 유혹이 거셀지라도, 

왕의 군대를 구하지 않고 오직 주님만 의지하기로 결단했던 

에스라의 믿음을 저희에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저희에게 맡겨진 가정과 교회, 직장과 학교, 

이 모든 삶의 터전이 주님께 속한 거룩한 기물임을 잊지 않게 하시고, 

저희의 시간과 재능, 물질을 정직함과 책임감을 가지고 관리하는 

충성된 청지기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세상의 논리와 이익을 앞세워 주님의 사명을 뒷전으로 미루지 않게 하시고, 

사명을 완수한 후에는 반드시 예배와 감사로 주님께 영광을 돌리는 

거룩한 백성이 되게 하옵소서.

주님의 뜻이 우리의 삶을 통해 이 땅에 실현되기를 열망하오니, 

저희가 이 세상을 향해 공의와 인애를 실천하며, 

주님의 거룩한 통치를 증언하는 참된 증인이 되게 하옵소서. 

저희를 결코 버리지 않으시고, 

끝까지 은혜와 사랑으로 저희의 구원을 이루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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