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24:17-27 은혜를 잊은 왕의 배역, 선지자의 피 그리고 공의로운 심판

by 평화의길벗 posted Oct 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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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하 24:17-27 은혜를 잊은 왕의 배역, 선지자의 피 그리고 공의로운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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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제사장 여호야다가 죽은 후, 요아스 왕은 그를 지지하던 유다 방백들의 유혹에 넘어가 하나님을 버리고 아세라 목상과 우상을 섬기는 죄악을 저질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선지자들을 보내어 회개하도록 경고하셨으나 왕과 백성은 듣지 않았습니다. 이에 여호야다의 아들 스가랴가 성령의 감동으로 왕과 백성을 강력하게 책망하자, 요아스는 은혜를 잊고 스가랴를 성전 뜰 안에서 돌로 쳐 죽이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스가랴는 죽어가면서 하나님께 신원(伸寃)을 간구했습니다. 그 예언대로 하나님은 아람 왕 하사엘의 적은 군대를 들어 유다의 큰 군대를 멸망시키셨고, 요아스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결국 요아스는 자신이 살해했던 스가랴의 피에 대한 복수(모반)로 자신의 신하들에게 침상에서 살해당하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고, 왕들의 묘실에 장사되지 못하는 수치를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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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19절 신실한 멘토의 부재와 인간 마음의 허망함

하나님은 당신의 선한 뜻을 이루시기 위해 신실한 지도자를 붙여주시는 은혜를 베푸시지만, 그 지도자가 부재할 때 언약을 저버리는 인간의 허망한 마음을 탄식하며 경고하시는 사랑과 공의의 아버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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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장 여호야다가 죽은 후, 유다의 방백들이 요아스 왕에게 와서 절을 올렸고, 왕은 그들의 말을 들었습니다. 그 결과 왕과 백성들은 그들의 조상들이 섬기던 하나님 여호와의 전을 버리고 아세라 목상과 우상을 섬겼습니다. 이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진노가 유다와 예루살렘에 임했습니다. 그러나 여호와께서는 즉시 심판하지 않으시고, 선지자들을 부지런히 보내시어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오라고 경고하셨으나, 그들은 듣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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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아스의 통치는 여호야다의 생존 여부에 따라 극단적으로 갈립니다. 여호야다가 살아있는 동안 요아스가 정직하게 행했다는 역대기 기자의 강조는, 요아스의 신앙이 자발적이고 내면적인 신앙이 아닌, 멘토에 의존된 조건적인 신앙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여호야다라는 영적 '등불'이 사라지자, 요아스의 마음은 곧바로 우상 숭배의 어둠으로 회귀했습니다.
방백들이 왕에게 '절한 행위'는 단순히 존경을 표하는 것을 넘어, 왕을 하나님처럼 떠받들려는 세속적인 유혹을 상징합니다. 요아스가 이들의 아첨을 받아들인 것은 하나님의 율법(언약)보다 인간적인 관계와 권력욕을 더 중시했음을 의미하며, 이는 신앙 공동체가 세상 권력이나 이익에 타협할 때 나타나는 타락의 전형입니다. 역대기 사가는 이러한 배역의 결과로 하나님의 '진노'가 임했음을 분명히 밝혔지만, 이어서 선지자를 보내 회개를 촉구한 것은 하나님의 공의가 자비로운 경고를 전제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참조, 겔 18:23-24). 그럼에도 백성들이 이를 듣지 않은 것은 마음이 완악해진 (귀를 기울이지 아니한) 결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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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가 살아있는 동안에만' 충성하는 요아스와 같은 조건적인 믿음의 유혹을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이 외부 환경이나 지도자의 영향에만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지 정직하게 점검해야 합니다. 신앙의 멘토(부모, 목회자, 선배)는 귀하지만, 궁극적으로 하나님과 일대일로 맺는 관계만이 우리를 견고하게 합니다. 

가정과 공동체에서 지도자는 여호야다처럼 말씀에 입각한 지혜와 충성을 보여주어야 하며, 백성들은 우상을 제거했던 것처럼 세상적인 아첨과 유혹을 단호히 거부하고 언약의 본질에 충실해야 합니다. 오늘의 교회는 세속적인 권력이나 세상의 성공 논리에 귀 기울여 진정한 주인(하나님)을 버리는 배역을 저지르지 않도록 선지자의 쓴소리를 겸손히 경청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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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절: 불의한 권력의 극치와 신실한 순교자의 증언

하나님은 당신의 영을 받은 참 선지자를 통해 왕과 백성의 죄악을 질책하시고, 당신의 공의로운 심판이 임박했음을 선포하게 하시며, 진리를 위해 피 흘리는 순교자의 피를 기억하고 반드시 신원(伸寃)하시는 의로우신 재판장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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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영이 제사장 여호야다의 아들 스가랴를 감동시키시매, 그가 백성 앞에서 "너희가 어찌하여 여호와의 명령을 거역하여 스스로 형통하지 못하게 하느냐? 너희가 여호와를 버렸으므로 여호와께서도 너희를 버리셨느니라"라고 강력하게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백성들은 함께 꾀하고, 왕의 명령에 따라 스가랴를 여호와의 전 뜰 안에서 돌로 쳐 죽였습니다. 스가랴는 죽어가면서 "여호와께서 감찰하시고 신원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요아스는 자신을 살려준 여호야다의 은혜를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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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랴의 예언은 하나님의 계명을 복종하는 것(형통함)과 하나님을 버리는 것(하나님께 버림받음) 사이에 즉각적인 보응의 원리가 적용됨을 분명히 합니다. 이는 역대기 사가의 핵심 신학적 주제입니다. 스가랴가 살해된 장소는 성전 뜰 안이었습니다. 성전은 거룩한 곳으로 피 흘림이 금지된 곳이었는데, 왕이 이 거룩한 장소에서 생명을 살해한 것은 신성 모독이며, 그의 죄악이 극에 달했음을 상징합니다. 이는 훗날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순교했던 선지자들의 피를 언급하실 때 인용되기도 했습니다 (마 23:35; 눅 11:51).
이 범죄는 잔인함을 넘어선 배은망덕의 극치입니다. 요아스는 생명의 은인인 여호야다의 아들을 죽임으로써, 인간적인 의리(헤세드)마저 저버렸습니다. 이는 신앙을 잃은 인간이 얼마나 잔인하고 비인간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슬픈 역사적 사례입니다.

스가랴의 마지막 기도인 "여호와께서 신원하여 주옵소서"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종의 고통을 잊지 않으시고 반드시 공의를 행하실 것이라는 믿음의 최후 선언입니다. 비록 요아스가 여호야다의 충성(헤세드)을 잊었을지라도, 스가랴의 이름 자체가 '여호와께서 기억하셨다'는 뜻을 지니며, 하나님은 결코 당신의 백성을 잊지 않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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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진리를 수호하는 대가로 미가야처럼 혹은 스가랴처럼 고난과 핍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실된 목소리가 세상의 탐욕과 권력에 의해 억압받을 때, 우리는 스가랴처럼 담대히 진리를 선포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특히 공동체 안에서 선지자적 목소리가 사라지고, 듣기 좋은 말만 난무한다면, 그 공동체는 멸망의 길로 들어설 위험이 큽니다. 

가정이나 교회에서 사랑과 헌신을 통해 베푼 은혜를 요아스처럼 망각하고, 자신의 욕망을 위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배은망덕의 죄를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의 고통이나 억울함이 있을 때, 우리는 하나님의 신원하심을 믿고 모든 판단을 주님의 공의로우신 심판대에 맡기는 영적 평정을 훈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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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27절 하나님의 주권적 심판과 비참한 말로

하나님은 당신의 공의로운 말씀(예언)을 반드시 성취하시며, 악한 자들을 그들의 죄에 합당한 방식으로 징계하시고, 스스로 낮추지 않은 자를 낮추시어 그분의 주권적인 통치 아래 있음을 만방에 드러내시는 심판의 주재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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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랴가 죽고 한 해가 바뀔 무렵, 아람 군대가 유다와 예루살렘을 침공했습니다. 아람 군대는 "적은 무리"였으나, 여호와께서 유다의 "심히 큰 군대"를 그들의 손에 넘기셨기 때문에 유다는 크게 패배했습니다. 아람 군대는 유다의 방백들을 죽이고 노략한 물건을 다메섹 왕에게 보냈습니다. 요아스 왕은 전쟁 중 중한 부상을 입었고, 결국 그의 신하들이 여호야다의 아들(스가랴)의 피를 이유로 모반하여, 요아스를 침상에서 살해했습니다. 요아스는 그의 조상들처럼 다윗 성에 장사되었으나, 왕들의 묘실에는 묻히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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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락은 요아스가 멸망할 것이라는 스가랴의 예언이 정확하게 성취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유다 군대는 수적으로 압도적이었으나 (심히 큰 군대), 아람의 적은 무리에게 패배했습니다. 이는 군사력의 승패가 하나님의 개입 여부에 달려있다는 역대기의 일관된 보응 신학을 강조합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버린 왕을 아람의 손에 넘기심으로써, 하나님만이 역사의 주권자임을 보여주셨습니다.
요아스가 자신의 신하들에게 침상에서 살해당한 것은 스가랴를 성전 뜰에서 살해한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직접적인 보응입니다. 악한 권력이 반역(불법)으로 세워졌다가 결국 반역(모반)으로 무너지는 비극적인 결말은, 세속 권력의 허망함을 보여줍니다.

요아스가 왕들의 묘실에 장사되지 못한 것은 역대기 사가가 내린 최종적이고 부정적인 평가이며, 그가 아무리 초기에 성전 중수(보수)라는 선한 업적을 쌓았을지라도, 나중에 하나님을 떠난 죄로 인해 영광을 잃었음을 명확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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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 우리는 이 세상에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모든 역사와 사건 뒤에 하나님의 주권적인 심판과 섭리가 작동하고 있음을 확신해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적은 무리가 큰 군대를 이긴 사건(24절)은 그리스도인이 세상의 압도적인 조류 속에서도 오직 하나님을 의지할 때 승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영원한 교훈입니다.

우리가 거룩한 백성으로 합당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은혜를 잊지 않는 자세가 필수적입니다. 요아스의 비극적인 말로를 통해, 우리는 신앙의 마침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고, 초기에 아무리 선한 업적을 쌓았더라도 끝까지 겸손과 순종을 지켜야 합니다. 오늘의 교회 지도자들은 하나님과의 언약을 배신하고 백성을 우상에게로 이끌었던 유다 방백들의 길을 따르지 않도록, 말씀과 공의에 대한 헌신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개인의 삶의 마무리가 하나님께 인정받는 '선한 행위'로 채워져, 세상의 명예보다 더 귀한 영광을 얻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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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신실하신 하나님 아버지, 

여호야다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자마자 

우상에게 돌아선 요아스의 배역을 통해 

인간 마음의 허망함을 깨닫습니다. 

저희의 믿음이 환경이나 지도자에게 의존된 조건부 믿음이 아닌, 

오직 당신과의 언약에 근거한 자발적인 충성이 되게 하옵소서. 

은혜를 잊고 선지자 스가랴를 살해했던 요아스의 잔인함을 경계하며, 

왕 같은 제사장으로서 진리의 목소리에 

겸손히 귀 기울이는 용기를 주옵소서. 

적은 무리를 들어 유다의 큰 군대를 심판하신 

주님의 공의로우신 주권을 찬양하며, 

세상의 위협 속에서도 오직 주님만을 의지하여 

승리하는 백성이 되게 하옵소서. 

저희가 처음 시작의 열심뿐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겸손과 정직으로 일관하여 

주님께 인정받는 선한 삶을 살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 억울함과 고통을 감찰하시고 

신원하시는 주님만을 바라보며, 

영원한 위로와 소망 안에서 거하게 하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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