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02:01-18 하나님의 성전을 위한 지혜로운 준비와 연합
*
솔로몬 왕은 여호와의 이름을 위한 성전과 자신의 궁궐을 건축하기로 결심하고, 이스라엘 내 이방 거류민 15만 3천 6백 명을 짐꾼, 돌 떠낼 자, 감독관으로 동원합니다 [2:1-2, 17-18]. 그는 두로 왕 후람에게 서신을 보내 건축에 필요한 레바논 목재와 금, 은, 놋, 철, 염색 기술, 조각술 등을 갖춘 숙련된 장인을 요청합니다. 솔로몬은 이 성전이 하나님을 담는 곳이 아니라 주님의 이름을 위해 제사와 예배를 드리는 장소임을 명확히 하며, 후람에게 그 대가로 곡식과 기름, 포도주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합니다 [2:3-10]. 이에 두로 왕 후람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사랑하사 솔로몬을 왕으로 삼으셨다고 찬양하며, 뛰어난 장인 후람-아비를 보내겠다고 화답하고 솔로몬의 요청에 기꺼이 협력합니다 [2:11-16]. 이 본문은 하나님의 거룩한 사역을 위한 지혜로운 계획과 국제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
# 1,2,17,18절 건축 결심과 인력 동원 – 하나님의 계획과 인간의 준비
하나님은 당신의 위대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당신이 택하신 자에게 구체적인 결단과 준비를 촉구하며, 지혜를 주어 그 계획을 현실로 만들어 가시는 주권적인 통치자이십니다.
.
솔로몬은 여호와의 이름을 위한 성전과 자신의 궁궐을 건축하기로 결심하고 [2:1], 이에 필요한 짐꾼 칠만 명, 산에서 돌을 떠낼 자 팔만 명, 감독자 삼천육백 명을 계수하여 동원했습니다 [2:2]. 나중에 본문은 이들이 이스라엘 땅에 거류하는 이방인들이었으며, 다윗 왕 때부터 계수되어 노동에 동원되었던 자들임을 명시합니다 [2:17-18].
.
역대하 2:1은 솔로몬이 성전과 궁궐이라는 두 가지 거대한 건축 프로젝트를 동시에 결심했음을 보여줍니다. 역대기 사가는 솔로몬의 통치 이야기가 성전과 깊이 관련되어 있음을 강조하는데, 이는 하나님이 다윗에게 약속하신 성전 건축의 과업을 솔로몬이 계승했음을 의미합니다[대상 17:10-14, 22:6-16]. 이 결심은 단순한 개인적 욕망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대한 계획의 일환이었습니다. 솔로몬은 이 결심을 즉시 실행에 옮겨 필요한 인력을 동원합니다[2:2]. 여기에 묘사된 짐꾼 7만 명, 돌 떠낼 자 8만 명, 감독자 3,600명 등 총 15만 3천 6백 명의 노동력은 고대 시대에 유례없는 대규모 조직을 보여줍니다. 주목할 점은 이 노동력이 "이스라엘 땅에 거류하는 이방인들"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입니다 [2:17]. 역대기 사가는 이를 다윗이 계수하여 동원했던 방식에 따른 것이라고 언급하며[2:17-18; 대상 22:2], 이는 토라(모세 율법)의 가르침, 즉 이스라엘 백성을 노예로 삼는 것을 금지하는 레위기 25:39-46의 규정을 따랐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솔로몬의 건축 계획이 단순한 국력 과시를 넘어 윤리적, 신앙적 고려를 포함하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세밀하고 체계적인 준비는 솔로몬이 하나님께 받은 지혜(역대하 1:12)를 실제적인 사역에 적용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역대기 사가는 건설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변화를 위한 중요한 첫걸음임을 강조합니다.
.
개인과 가정 : 우리의 삶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위한 집'을 짓는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삶의 목표와 우선순위가 과연 주님의 영광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나의 궁궐'만을 위한 것인지 성찰해야 합니다. 중요한 목표를 세울 때, 솔로몬처럼 단순히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자원을 동원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우리가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윤리적인 책임감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자원(시간, 재능, 물질 등)을 동원할 때, 그 과정이 정당하고 공의로운지 돌아봐야 합니다. 가정의 비전을 세울 때도, 그 비전이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하며, 구성원 각자의 재능을 존중하고 공정하게 역할을 분담하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교회와 사회 : 교회 공동체는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사명을 받은 주체입니다. 이를 위해 막연한 열정만으로는 부족하며, 솔로몬처럼 사명에 대한 명확한 결심과 치밀한 계획, 그리고 효율적인 인력 및 자원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교회의 성장과 사역을 위해 인력을 동원할 때, 성도들의 은사와 상황을 고려하여 공정하게 배치하고, 모든 봉사자들이 존중받고 합당하게 섬기도록 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도 대규모 프로젝트나 기업 경영에서 인력 운용의 윤리적 측면은 매우 중요합니다. 솔로몬이 이방 거류민을 동원하면서도 이스라엘 백성을 노예로 삼지 않은 것은, 오늘날 이주 노동자나 소수자 문제 등에서 약자들을 공정하게 대하고 그들의 인권을 존중해야 할 사회적 책임을 상기시킵니다. 단순히 목표 달성만을 위한 수단으로 사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질서 안에서 모든 이가 존중받는 공동체를 지향해야 합니다.
*
# 3-10절 두로 왕 후람과의 협력 – 하나님의 일을 위한 초월적 연합
하나님은 당신의 위대한 계획을 이루시기 위해 당신의 백성을 넘어서 이방인들의 재능과 자원까지도 사용하시며, 모든 만물이 그분 아래 연합되어 있음을 드러내시는 분이십니다.
.
솔로몬은 두로 왕 후람에게 서신을 보내 다윗과 후람 간의 우호적인 관계를 상기시키며[2:3], 성전 건축에 필요한 백향목, 잣나무, 붉은 나무와 금, 은, 놋, 철, 자색, 홍색, 청색 실로 일하고 조각할 수 있는 숙련된 장인을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2:7]. 그는 성전이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위한 것'이며, 주님은 '모든 신보다 크신 분'이지만[2:4-5], 어떤 건물도 주님을 담을 수 없기에[2:6], 성전은 단지 주님 앞에 분향하고, 항상 진설병을 차려놓고, 아침저녁으로 번제를 드리며, 안식일과 초하루와 절기에 제사 드리는 곳임을 설명합니다[2:4]. 솔로몬은 요청한 자재와 인력에 대한 대가로 후람의 종들에게 밀, 보리, 포도주, 올리브 기름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합니다[2:10].
.
솔로몬의 후람 왕에게 보낸 서신은 단순한 사업 협상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는 먼저 다윗 왕 때부터 이어진 두로와의 우호적 관계를 언급하며, 협력의 전통을 강조했습니다. 성전 건축에는 당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레바논의 목재(백향목, 잣나무, 붉은 나무)와 희귀하고 비싼 염색 기술, 정교한 조각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 내에서 충당하기 어려운 전문적인 자원과 기술이었으므로, 솔로몬은 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지혜를 발휘했습니다.
솔로몬의 서신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그의 명확한 신학적 선언입니다. 그는 성전이 '여호와의 이름을 위한 것'이며[2:4], 여호와께서 '모든 신보다 크신 분'임을 분명히 밝힙니다[2:5]. 동시에 그는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주를 용납하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내가 건축할 이 성전이오리이까"[2:6]라고 고백하며, 성전이 하나님을 물리적으로 가두는 장소가 아님을 강조합니다. 성전은 오히려 하나님 앞에 분향하고, 진설병을 차려놓고, 번제를 드리며, 절기를 지키는 예배와 기도의 중심지임을 설명합니다[2:4]. 이는 이스라엘의 유일신 신앙과 그 예배의 본질을 이방 왕에게도 명확히 전달함으로써,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선 신성한 목적을 인지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솔로몬이 약속한 대가(밀, 보리, 포도주, 기름)는[2:10] 이스라엘의 주요 생산물로서, 공정한 상거래 원칙을 따르며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구축하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이방 국가와의 협력은 하나님의 광대한 계획 속에 모든 민족이 포함될 수 있다는 확장된 시야를 제시하며, 하나님의 역사가 당신의 백성 안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
개인과 가정 : 우리는 종종 '나의 힘'과 '나의 영역' 안에서만 하나님의 일을 하려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솔로몬의 예는 하나님의 위대한 일을 위해서는 외부와의 지혜로운 협력이 필수적임을 보여줍니다. 우리에게 부족한 재능이나 자원이 있다면, 겸손하게 다른 이들의 도움을 구하고, 그들의 기여에 합당한 존중과 보상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는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만이 아니라, 믿지 않는 이들과도 상호 존중하는 관계 속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길을 찾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또한 우리의 예배와 삶이 '하나님을 가둔 공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삶의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가족 내에서도 각 구성원의 재능과 역할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협력할 때, 더욱 건강하고 아름다운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교회와 사회 : 교회는 세상을 향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세상과 동떨어져서는 안 됩니다. 솔로몬처럼 세상이 가진 지혜와 기술, 자원(예: 건축, 예술, 과학기술, 사회봉사)을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지혜롭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교회의 본질적 가치와 신학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 세상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모든 신보다 크시다"는 솔로몬의 고백처럼, 교회는 세상의 가치관과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선포해야 합니다. 동시에 이방인들과의 교역에서 공정한 대가를 지불했던 솔로몬의 모습은, 현대 사회에서 경제적 불평등과 착취가 만연한 현실 속에서 교회가 윤리적 모범을 보여야 할 책임이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교회는 자신의 건물이나 규모에 안주하기보다, 그 건물이 세워지는 과정과 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예배와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온 땅에 드러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
# 11-16절 후람의 긍정적 응답과 장인 파견 – 하나님의 뜻에 감동하는 세상
하나님은 그분의 위대하심과 당신 백성을 향한 사랑을 이방인들에게까지 드러내시어, 그들로 하여금 당신의 계획에 기꺼이 동참하고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
두로 왕 후람은 솔로몬에게 답장을 보내[2:11],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사랑하사 지혜와 명철을 갖춘 솔로몬을 그들의 왕으로 삼으셨다고 찬양했습니다. 그는 천지와 만물을 지으신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송축했습니다[2:12]. 후람은 솔로몬이 요청한 대로 뛰어난 장인 후람-아비(또는 히람-아비)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장인은 어머니가 단 지파(혹은 납달리 지파) 여인이고 아버지는 두로 사람으로서, 금, 은, 놋, 철, 돌, 나무, 자색, 청색, 홍색 실과 가는 베로 일하며, 온갖 조각과 모든 계획하는 일을 해낼 수 있는 자였습니다[2:13-14]. 후람은 또한 레바논에서 솔로몬이 필요로 하는 모든 목재를 베어 바다로 뗏목을 엮어 솔로몬이 지정하는 곳으로 운반하겠다고 약속하며, 약속된 밀, 보리, 기름, 포도주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2:15-16].
.
후람 왕의 답장은 솔로몬의 서신에 대한 단순한 응답을 넘어선 깊은 영적 통찰을 보여줍니다. 그는 솔로몬의 통치가 하나님의 주권적인 사랑과 은혜의 결과임을 인정하고 [2:11], 심지어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천지를 지으신 분"으로 찬양합니다 [2:12]. 이는 당시 이방 왕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이토록 분명하게 인정하고 찬양하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역대기 사가는 이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이스라엘의 경계를 넘어 이방 민족에게까지 선포되며, 하나님의 보편적인 주권이 인정받는 모습을 강조합니다. 솔로몬이 지혜를 구했을 때 하나님이 약속하신 부와 명성이 이방 왕에게까지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대상 14:17; 대하 20:29].
또한 후람은 솔로몬의 요청에 따라 '후람-아비'라는 뛰어난 장인을 보냅니다. 이 장인은 "어머니는 단 지파(혹은 납달리 지파)의 여인이요 아버지는 두로 사람"이라는 독특한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2:14]. 이는 이스라엘과 이방 민족의 혈통적, 문화적 결합을 상징하며, 하나님의 일을 위해 필요한 재능이 어디에서든 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후람-아비는 금은보화를 다루는 정교한 기술부터 직물 염색, 조각, 모든 디자인을 기획하는 능력까지 겸비한 만능 장인이었습니다[2:14]. 이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일을 위해 최고 수준의 전문성과 기술을 사용하신다는 것을 의미하며, 하나님의 성전 건축이 단순한 기능적 건물이 아니라 예술적 아름다움과 정교함을 요구하는 프로젝트였음을 보여줍니다. 후람 왕은 목재 운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까지 제시하며[2:16], 이 대규모 공사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보여줍니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사업에 이방인까지 기꺼이 동참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드러냅니다.
.
개인과 가정 : 우리가 믿음으로 살아갈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생각과 기도를 뛰어넘어 놀라운 방법으로 필요한 도움을 보내주실 수 있습니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사람이나 상황을 통해 역사하시므로, 우리는 열린 마음으로 주변을 살피고 협력의 손길에 응답해야 합니다. '후람-아비'처럼 다양한 배경과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님의 일에 귀하게 쓰일 수 있음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우리의 가족 구성원 중 아직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면,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선하심과 지혜가 드러나도록 살아가야 합니다. 그들이 저희의 삶을 통해 하나님을 인정하고 찬양하는 기적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교회와 사회 : 교회는 세상에 닫힌 공동체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한 영향력을 세상에 확장하는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솔로몬과 후람의 협력은 교회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예: 건축가, 예술가, IT 전문가, 행정가 등)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하나님 나라의 사역을 감당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협력은 세상의 뛰어난 재능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할 기회가 됩니다. 또한, 후람 왕의 고백처럼 교회가 세상을 향해 하나님의 주권과 사랑을 명확하게 선포할 때, 세상은 우리의 외적인 모습이 아니라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보고 감동할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는 고도로 전문화되어 있으므로, 교회가 모든 분야의 전문가를 자체적으로 양성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외부 인사들과의 건강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이들에게 합당한 존중과 대가를 지불하며, 하나님의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더욱 풍성한 사역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것은 교회가 사회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입니다.
*
# 17-18절 노동력 계수와 확정 – 하나님의 사역을 위한 질서와 효율성
하나님은 당신의 거룩한 사역을 위해 필요한 자원과 인력을 질서 있게 조직하고 배치하시며, 모든 이가 각자의 위치에서 합당하게 기여하도록 이끄시는 효율적인 주관자이십니다.
.
솔로몬은 그의 아버지 다윗이 이스라엘 땅에 있는 이방 거류민들을 계수했던 것처럼, 그들을 다시 계수하여 그 수가 총 십오만 삼천육백 명임을 확인했습니다. 이들 중 칠만 명은 짐꾼으로, 팔만 명은 산에서 돌을 떠낼 자로, 삼천육백 명은 백성을 감독하는 자로 삼아 하나님의 성전 건축에 배치했습니다.
.
이 단락은 솔로몬의 성전 건축 준비의 마지막 단계이자 핵심적인 관리 원칙을 보여줍니다. 솔로몬은 이미 2:2에서 계수되었던 노동자들에 대한 세부 정보를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이들이 이스라엘 땅에 거류하는 이방인들이었음을 명확히 합니다. 이는 앞선 단락에서 설명했듯이, 이스라엘 백성을 노예로 삼지 않는 토라의 윤리적 가르침(레위기 25:39-46)에 대한 솔로몬의 순종을 보여줍니다. 다윗 왕 때부터 이방 거류민을 공사에 동원했던 전례를 따름으로써, 솔로몬은 왕국의 방침에 일관성을 유지합니다 [대상 22:2]. 총 153,600명에 달하는 이 대규모 인력을 짐꾼, 돌 떠낼 자, 감독관이라는 세분화된 역할로 배정하고 관리하는 것은 솔로몬의 탁월한 조직력과 행정 능력을 보여줍니다. 고대 사회에서 이 정도 규모의 인력을 동원하고 관리하는 것은 엄청난 지혜와 리더십을 요구하는 일이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이 부여하신 지혜(역대하 1:12)는 단순한 영적 통찰을 넘어, 현실적인 문제 해결과 자원 관리에도 적용되는 실제적인 능력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역대기 사가는 이러한 질서 정연한 준비와 효율적인 인력 배치가 성전 건축이라는 거룩한 사역을 "결점 없이" 완공하는 데 필수적이었음을 암묵적으로 강조합니다. 하나님의 일은 영적인 열정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으며, 현실적인 계획과 체계적인 실행이 동반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
개인과 가정 : 우리는 종종 '영적인 일'과 '세속적인 일'을 분리하여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솔로몬의 예는 하나님의 위대한 사역이 세밀한 계획과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의 삶에서 어떤 목표를 추구하든지, 그것이 아무리 '영적인' 목표일지라도, 게으르거나 무질서하게 임해서는 안 됩니다. 시간을 관리하고, 재능을 개발하며, 물질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등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자원을 질서 있게 조직하고 배치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또한, 우리가 리더의 위치에 있다면, 솔로몬처럼 자신에게 맡겨진 '노동력'(사람들)을 존중하고, 각자의 역량에 맞는 역할을 부여하며, 공정하게 관리하는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가정에서도 가사 분담이나 자녀 교육에 있어 체계적인 계획과 효율적인 협력을 통해 평안과 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교회와 사회 : 교회 공동체는 다양한 은사와 재능을 가진 성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들을 효과적으로 배치하고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는 것은 교회의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솔로몬의 인력 관리 방식은 교회가 사역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들의 헌신에 합당한 존중을 표하며, 윤리적인 기준을 가지고 모든 일을 추진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무분별한 열정이나 무질서한 활동은 오히려 하나님의 사역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볼 때, 공공 프로젝트나 기업 운영에서도 대규모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각 개인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것은 성공의 필수 조건입니다. 솔로몬이 이방 거류민을 동원하면서도 그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역할을 부여한 것은, 오늘날 다문화 사회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의 노동력을 활용할 때 효율성뿐 아니라 존중과 공정함이 동반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중요한 교훈을 제공합니다. 이는 모든 구성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의미 있게 기여하도록 돕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일깨웁니다.
*
# 거둠의 기도문
사랑과 은혜가 풍성하신 하나님 아버지,
오늘도 말씀을 통해 주님께서 지혜와 능력으로
당신의 거룩한 목적을 이루시며,
이방인의 재능까지 사용하시는 주권적 통치자이심을
묵상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저희의 교만과 부족함을 용서하옵소서.
솔로몬처럼 저희에게도 맡겨진 사명을 감당할
지혜와 분별력을 주옵소서.
모든 삶에서 주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겸손히 순종하며,
주신 모든 것을 주님의 영광과 이웃을 위해
지혜롭고 윤리적으로 사용하게 하옵소서.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 된 왕 같은 제사장으로
합당하게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