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랴 08:01-13 손을 견고히 할지니라 : 절망의 땅에 희망을 심는 손
*
하나님께서는 7장에서 백성들의 자기중심적인 종교 생활을 책망하신 후, 8장에서 당신의 뜨거운 사랑과 열심에 기초한 놀라운 회복의 약속들을 폭포수처럼 쏟아내십니다. 하나님께서 시온으로 돌아와 친히 거하심으로, 예루살렘은 진리와 거룩의 도시가 될 것입니다. 그 안에는 노인들의 평안한 쉼과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가득한 완전한 평화(샬롬)가 임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불가능해 보이는 미래의 약속을 근거로, 현재를 살아가는 백성들에게 과거의 불순종을 끊고 성전 재건의 사명에 “손을 견고히 하라”고 격려하십니다. 그 순종을 통해 저주의 상징이었던 그들이 이제 복의 근원이 되는 위대한 역전이 일어날 것을 약속하십니다.
*
# 1-3절 회복의 엔진, 하나님의 불타는 사랑
단락 핵심 주제 :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향한 뜨겁고 지독한 사랑(질투) 때문에, 그들의 죄를 징계하시고 또한 그들을 다시 회복시켜 진리와 거룩의 백성으로 삼으시는 분입니다.
핵심 명제 : 하나님의 징계는 버림의 증거가 아니라,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는 사랑의 또 다른 표현입니다.
.
1)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을 향한 언약적 사랑이 너무나 뜨거워, 그들이 죄악 가운데 머무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시며, 당신의 임재를 통해 그들을 궁극적으로 ‘진리의 성읍’, ‘성산’(聖山)으로 변화시키시는 거룩한 열정의 하나님이십니다.
.
2) 관찰 (Observation)
만군의 여호와께서 “내가 시온을 위하여 크게 질투하며 그를 위하여 크게 분노함으로 질투하노라”고 선포하십니다. 이 질투는 하나님께서 다시 시온으로 돌아와 예루살렘 가운데 거하시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 결과, 예루살렘은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되는데, 바로 ‘진리의 성읍’과 ‘여호와의 산, 곧 성산’입니다.
.
3) 해석 (Interpretation)
하나님의 질투 : 여기서 '질투'는 인간의 시기심이나 소유욕과는 차원이 다른, 언약에 기초한 거룩한 열정이며 배타적인 사랑입니다. 이는 당신의 신부 된 백성이 다른 우상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더러워지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으시겠다는 하나님의 불타는 마음입니다. 7장에서 그들의 죄를 책망하신 이유도, 8장에서 그들을 회복시키시는 이유도 바로 이 동일한 ‘질투’, 즉 사랑 때문입니다.
+
회복의 본질 : 하나님과의 동행 - 모든 회복의 핵심은 “내가 시온에 돌아와 예루살렘 가운데에 거하리니”라는 하나님의 임재 약속에 있습니다. 건물이 세워지고 경제가 나아지는 것이 회복의 본질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거하시는 것, 그것이 바로 에덴의 회복이며 모든 축복의 근원입니다.
새로운 정체성 : ‘진리의 성읍’, ‘성산’: 하나님이 거하시면, 도시의 정체성이 바뀝니다. 거짓과 불의가 판치던 죄의 소굴이 ‘진리’(אֱמֶת, 'emeth - 진실, 신실, 언약적 성실함)가 통치하는 도시가 됩니다. 세속적 욕망의 언덕이 하나님께 구별된 ‘거룩한 산’이 됩니다. 이는 물리적 재건을 넘어, 공동체의 도덕적, 영적 성품이 완전히 변화될 것을 의미합니다.
.
4) 적용 (Application)
개인과 교회 : 때로 우리가 겪는 인생의 징계와 고난 앞에서, ‘하나님이 나를 버리셨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은 그 징계조차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의 표현임을 가르쳐줍니다. 그 사랑에 의지하여,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진리의 사람’, ‘거룩한 백성’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내가 먼저 나를, 우리 공동체가 서로를 포기하지 말고 하나님의 긍휼의 품에 맡겨야 합니다.
*
# 4-8절 하나님의 꿈, 완전한 평화(샬롬)의 스케치
단락 핵심 주제 : 하나님은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완전한 평화와 기쁨을 누리는 공동체를 꿈꾸시고, 인간의 눈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그 꿈을 당신의 능력으로 반드시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핵심 명제 : 한 공동체의 영적 건강은 가장 약한 자(노인과 어린이)가 얼마나 평안하고 자유로운가로 측정됩니다.
.
1)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하나님은 전쟁과 폭력이 없는 세상을 넘어, 노인이 존경받으며 평안히 쉬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노는 생명력 넘치는 공동체를 기뻐하시며, 그 비전을 현실로 만드시는 창조주 하나님이시다.
.
2) 관찰 (Observation)
하나님이 거하시는 ‘진리의 성읍’의 구체적인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예루살렘 길거리에 늙은 남자들과 늙은 여자들이 다시 앉을 것인데, 나이가 많으므로 저마다 손에 지팡이를 잡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 성읍 거리에는 소년과 소녀들이 가득하여 뛰놀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일이 남은 백성의 눈에는 ‘기이하게’(불가능하게) 보일지라도, 당신의 눈에는 결코 기이하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동쪽과 서쪽, 온 세상에 흩어진 당신의 백성을 다시 구원하여 예루살렘에 거하게 하실 것을 약속하십니다.
.
3) 해석 (Interpretation)
샬롬의 구체적인 모습 : 성경이 말하는 평화, 즉 샬롬은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그것은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어 온전하고, 풍성하며, 조화로운 상태를 의미합니다. 스가랴는 그 샬롬을 ‘노인들의 평안’과 ‘어린이들의 기쁨’이라는 가장 구체적인 이미지로 보여줍니다. 고대 사회에서 전쟁과 기근이 닥치면 가장 먼저 희생되는 이들이 바로 노약자와 어린이였습니다. 그들이 길거리에서 평안히 쉬고 자유롭게 뛰놀 수 있다는 것은, 그 사회가 누리는 안전과 풍요, 평화의 최고 지표인 셈입니다.
+
“이 일이... 기이하게 보이겠느냐?” : 폐허와 절망 속에서 70년을 살아온 백성들에게 이 평화로운 노년과 유년의 풍경은 그야말로 불가능한 꿈, ‘기이한 일’(히, יִפָּלֵא, yippale')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4장 6절의 말씀, “이는 힘으로 되지 아니하며 능력으로 되지 아니하고 오직 나의 영으로 되느니라”를 상기시키십니다. 인간의 눈에는 불가능한 일도, 전능하신 하나님께는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
새로운 출애굽 : 백성을 해 뜨는 데(동쪽)와 해 지는 데(서쪽)에서부터 모으시겠다는 약속은, 단순히 바벨론 포로 귀환을 넘어 전 세계에 흩어진 모든 하나님의 백성을 다시 모으시는, 더 크고 완전한 구원을 예고합니다.
.
4) 적용 (Application)
교회와 사회의 비전 : 우리가 꿈꾸고 만들어가야 할 교회와 사회는 어떤 모습입니까? 높은 빌딩과 화려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다음 세대 아이들이 마음껏 꿈꾸며 뛰놀고, 어르신들이 존경받으며 평안한 노후를 보내는 공동체여야 합니다. 공평과 정의가 흐르는 세상이 되도록 영향을 끼치는 공동체여야 합니다. 비공감이 아닌 세상의 아픔에 함께 동참할 줄 아는 공동체여야 합니다. 이 하나님의 꿈이 오늘 우리가 교회를 섬기고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이유와 비전이 되어야 합니다. 현실이 아무리 암울해 보여도, 이 ‘기이한 일’을 이루실 하나님을 신뢰하며 소망의 씨앗을 심어야 합니다.
*
# 9절. 역사의 전환점, 순종의 그 날
단락 핵심 주제 : 하나님은 당신의 위대한 약속을, 그 말씀을 믿고 순종하여 첫걸음을 내딛는 백성들의 결단의 순간을 통해 역사 속에서 실현해 가시는 분입니다.
핵심 명제 : 하나님의 역사는, 미래의 약속을 붙들고 현재의 순종에 “손을 견고히 하는” 사람들을 통해 쓰여집니다.
.
1)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하나님은 과거의 실패에 주저앉은 백성들에게 미래의 소망을 보여주심으로, 현재의 사명을 감당할 용기와 힘을 주시며 그들의 순종을 통해 새 역사를 여시는 격려의 하나님이십니다.
.
2) 관찰 (Observation)
하나님께서는 이제 앞서 보여주신 위대한 미래의 약속(1-8절)을 근거로, 현재를 사는 백성들에게 직접적으로 명령하신다. “너희 손을 견고히 할지어다!” 이 명령의 대상은 바로 “만군의 여호와의 집 곧 성전을 건축하려고 그 지대를 쌓던 날에 있었던 선지자들의 입의 말을 들은 자들”이다.
.
3) 해석 (Interpretation)
역사의 분기점 : ‘성전 지대를 쌓던 날’은 이 공동체의 역사를 ‘이전’과 ‘이후’로 나누는 분기점입니다. 16년간 중단되었던 공사를 학개와 스가랴의 예언을 듣고 순종하여 재개했던 바로 그 날(학 2:18), 그들의 순종이 절망의 시대를 끝내고 희망의 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
약속에 근거한 격려 : “손을 견고히 하라”는 명령은 막연한 구호가 아닙니다. 이는 방금 선포된 하나님의 놀라운 약속들(1-8절)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내가 너희와 함께하여 이런 미래를 만들 것이니, 너희는 현실의 어려움 앞에서 낙심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믿음으로 너희에게 맡겨진 사명을 계속 감당하라”는 강력한 격려입니다. 우리의 힘의 근원은 나의 의지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신실한 약속입니다.
+
순종의 지속성 : 하나님은 그들이 시작했던 순종을 끝까지 이어가기를 원하셨습니다. 삶의 전환점이 되었던 그 첫 순종의 감격과 결단을 잊지 말고, 완성의 날까지 계속해서 손을 견고히 하라고 촉구하십니다.
.
4) 적용 (Application)
개인의 삶 : 내 인생에도 ‘성전 지대를 쌓던 날’과 같은 순종의 결단이 있었을 것입니다. 처음 주님을 만나고 모든 것을 드리기로 고백했던 그 날, 혹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말씀에 순종하기로 결단했던 그 순간을 기억합니까? 시간이 지나며 그 결단이 흔들리고 손에 힘이 빠질 때, 하나님은 오늘 우리에게도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준 약속을 기억하고 다시 손을 견고히 하라!”
*
# 10-13절 순종의 열매, 저주에서 축복으로
단락 핵심 주제 : 하나님은 당신의 말씀에 순종하는 백성들의 삶의 모든 영역을 황무함에서 풍성함으로, 반목에서 화평으로, 저주에서 축복으로 바꾸시는 신실한 분입니다.
핵심 명제 : 순종은 하나님의 축복을 얻어내는 공로가 아니라, 이미 약속된 축복이 흘러들어오는 통로입니다.
.
1)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이 순종의 길을 걸을 때, 그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하늘의 이슬과 땅의 소산을 내리시며, 그들 자신을 복의 근원으로 삼아주시는 은혜의 하나님이시다.
.
2) 관찰 (Observation)
하나님은 순종의 분기점이었던 ‘그 날 이전’과 ‘이제’의 삶을 극명하게 대조하십니다. 이전에는 사람도 짐승도 삯을 얻지 못했고, 대적으로 인해 평안히 출입하지 못했으며, 사람들 사이에 다툼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남은 백성을 이전과 같이 대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땅은 풍성한 소산을 내고, 하늘은 이슬을 내릴 것입니다. 과거에 열방 가운데서 ‘저주’의 대명사였던 유다와 이스라엘 족속이, 이제는 구원받아 ‘복’의 대명사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두려워하지 말고 손을 견고히 하라고 다시 한번 격려하십니다.
.
3) 해석 (Interpretation)
총체적인 회복 : 순종이 가져오는 회복은 영적인 영역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경제적인 안정(삯을 얻음), 사회적인 평화(평안히 출입함, 다툼이 그침), 자연의 회복(땅의 소산, 하늘의 이슬) 등 삶의 모든 영역에 걸쳐 나타납니다. 이는 하나님의 통치가 우리의 삶 전체를 다스리실 때 경험하는 총체적인 샬롬입니다.
+
저주에서 축복으로의 역전 : 가장 놀라운 약속은 이것입니다. “너희가 이방인들 가운데에서 저주가 되었었으나… 너희를 구원하여 너희가 복이 되게 하리니”. 포로 생활 동안 그들은 이방인들에게 “저 유대인들처럼 되지 말자”는 조롱과 저주의 본보기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저들처럼 복을 받자”는 부러움과 축복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
아브라함 언약의 성취 : 이는 창세기 12장 2절에서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너는 복이 될지라”는 언약의 회복이자 성취입니다.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들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통해 온 열방이 복을 받게 하는 ‘복의 근원’으로 삼으시는 데 있습니다.
.
4) 적용 (Application)
순종의 길 : 때로 순종의 대가가 당장 보이지 않고, 오히려 손해 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약속하십니다. 순종 이전과 이후는 분명히 다릅니다. 우리가 두려움을 이기고 믿음으로 손을 견고히 할 때, 주님께서 우리의 삶을 통해 일하시고 마침내 우리 자신을 다른 사람을 살리는 ‘복’이 되게 하실 것입니다. 낙심하지 말고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우리가 되자(고전 15:58).
*
# 거둠의 기도
사랑과 질투의 하나님 아버지,
저희를 향한 주님의 뜨거운 사랑이 저희를 단련하시고
또한 회복시키시는 힘임을 믿습니다.
저희를 진리의 성읍, 거룩한 산으로 빚어 가시는
주님의 손길에 온전히 순종하게 하여 주옵소서.
저희의 눈을 열어,
주님께서 꿈꾸시는 평화의 나라를 보게 하옵소서.
노인과 아이들이 함께 기뻐하는 그 샬롬의 비전이,
오늘 우리 교회와 사회를 섬기는 이유와 능력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현실의 어려움 앞에서 힘이 빠진 저희 손을
다시 견고히 붙들어 주옵소서.
주님의 위대한 약속을 믿고 순종의 걸음을 내디딜 때,
저희의 삶을 저주에서 축복으로 바꾸시고,
마침내 저희를 세상의 복이 되게 하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