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2:01-18 에스더가 이름대로 별(왕후)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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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후 와스디에게 행한 일을 생각할 때 측근들은 그에게 새 왕후를 구하라 조언합니다. 베냐민 자손 모르드개도 바사로 포로로 끌려왔는데, 삼촌의 딸 에스더(히:하닷사; 뜻:별)를 딸같이 양육하는 중에 왕의 명령을 따라 왕궁으로 이끌려 가게 됩니다. 열 두 달 동안 정결 기간이 다한 후에 왕의 은총을 얻게 되어 마침내 에스더가 왕후가 됩니다. 왕은 이를 기념하여 잔치를 베풀고 세금을 면제하며 왕의 이름으로 큰 상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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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더 서의 묵상 키워드 : 부림, 숨어계신 하나님, 평범한 이들의 하나님, 정체성, 죽으면 죽으리라(매일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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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절 세상 왕은 후회하지만 하나님은 식언치 않으신 분이십니다.
아하수에로 왕은 자신이 취기와 분노로 내린 결정, 곧 와스디를 폐위한 일을 후회하게 됩니다. 이에 측근들은 새로운 왕후를 찾는 방안을 제시합니다.
인간 왕의 후회는 감정과 여론에 휘둘린 결과입니다. 하지만 성경의 하나님은 “후회하지 않으시며 변개하지 않으시는 분”(삼상 15:29)이십니다. 인간의 실수와 후회마저도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는 도구로 사용되어, 하나님의 역사를 준비하는 과정이 됩니다. 왕이 와스디를 폐위한 것은 에스더를 왕후로 세우기 위한 하나님의 섭리의 발판이 되었습니다. 비록 하나님이라는 이름은 본문에 등장하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손길이 역사와 마음을 움직이십니다.
우리도 감정과 환경에 따라 후회하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은 자기 결정의 결과 속에서도 하나님이 일하고 계심을 믿어야 합니다. 후회할 과거 속에서도 하나님의 구속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확신이 우리 삶을 붙듭니다. 우리는 왕의 명령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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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1절 하나님은 우리를 거룩하고 사랑스럽게 양육하시는 아버지이십니다.
모르드개는 포로로 끌려왔지만, 사촌 에스더를 자기 딸같이 맡아 사랑으로 돌봅니다. 에스더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품성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납니다. 궁궐에 들어간 뒤에도 모르드개는 그녀의 안부를 살핍니다.
모르드개의 모습은 아버지로서의 하나님의 사랑을 떠올리게 합니다. 포로로서의 고단한 삶 속에서도 그는 친족을 신실하게 돌보고, 세상 속에서 믿음을 지키며 살았습니다. 에스더 역시 믿음과 순종의 자세로 자라, 궁중에서도 품행이 방정하고 지혜로운 여인으로 인정받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딤후 2:15 참조). 더불어, 모르드개는 외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내면에 ‘말씀의 교훈과 사랑’으로 자녀를 세운 참된 양육자의 표본입니다.
우리도 모르드개처럼 교회학교의 자녀들, 가정의 자녀들을 하나님의 말씀과 인내로 양육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세상 속에서 정체성을 숨기지 않되, 지혜롭게 처신하며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도 아름답고 거룩한 모습으로 양자 삼아 사랑 안에 길러 가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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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8절 하나님은 우리를 기름 부어 세우시고, 기쁘게 여기시는 분이십니다.
궁녀들은 왕의 규례에 따라 12개월간의 정결 예식을 치릅니다. 에스더는 담당 관원에게 은혜를 입고, 왕에게 나아갈 때도 특별한 요구를 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 왕은 에스더를 누구보다 기쁘게 여겨 왕후의 자리에 올립니다.
‘은혜’(헤세드)는 하나님과 그의 백성 사이의 언약적 사랑을 상징하는 표현입니다. 에스더가 헤개에게 은혜를 입고, 왕에게 기쁨을 주며 선택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인간의 시스템 안에서 철저히 준비된 듯 보이나, 실제로는 하나님께서 일하심으로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사람’으로 세우신 것입니다. 왕후의 자리에 오르는 사건은 단지 정치적 승진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사를 위한 자리배치입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도, 하나님이 은혜 주셔서 세우신 자들입니다. 교회와 가정에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기름 부으심은 궁궐에서의 왕후의 자리에 못지않게 중요한 사명입니다. 세상의 화려함을 좇는 대신, 주신 위치에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선택할 때, 하나님은 우리를 높이 들으십니다. 결국 우리는 하나님의 신부요, 왕의 자녀로서 거룩한 삶에 대한 대가로 하나님의 면류관을 받게 됩니다(딤후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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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하나님,
우리는 후회하며 실수하는 자들이지만,
주님은 실수하지 않으시고
변함없는 사랑으로
우리를 이끄시는 분이신 줄 믿습니다.
우리의 삶과 자녀와 교회를 아름답게 빚으시고,
사랑받는 자로 자라게 하옵소서.
탐욕이 아니라 자족함과 은혜로
왕 되신 주님을 기쁘게 하는 백성 되게 하옵소서.
주님께서 우리를 기억하시고,
영광의 관으로 씌워주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