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604 새벽기도회
* 설교제목 : 우리의 간구를 들으시는 주님
* 설 교 자 : 라종렬 전도사
* 찬 송 : 479장 내가 깊은 곳에서
* 성경본문 : 시편 130:1-8
1
지혜로운 노인에게 두 여인이 찾아와 삶에 관한 가르침을 받습니다.(톨스토이[1828-1910]의 돌과 여자)
한 여인은 젊었을 때에 이미 재혼한 경험이 있고 그러한 이성관계로 인하여 큰 죄를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일생동안 무거운 마음으로 회개하며 사는 그런 여인입니다. 또 한 여인은 도덕적으로 깨끗하게 살았노라고 자부하는 여인입니다. 지혜로운 노인은 두 여인에게 각각 지시합니다 : 첫 번째 여인에게는 큰 돌을 주워오라고 합니다. 그 여인은 노인의 말대로 힘껏 들 수 있는 아주 큰 돌을 집어왔습니다. 스스로 깨끗하다고 여기는 두 번째 여인에게는 작은 돌을 가능한 한 많이 주워오라고 명합니다. 그 노인의 명대로 그 여인은 작은 돌을 여기저기서 많이 주워왔습니다.
노인은 다시 두 여인에게 지시하기를, 모든 돌을 다시 제자리에 갖다놓으라고 합니다.
큰 돌을 주워온 여인은 무거운 돌이지만 어디서 가져온줄 알기에 이내 제자리에 갖다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작은 돌을 많이 주워온 여인은 어디서 주워왔는지조차 기억할 수 없었기에, 결국 제자리에 다 갖다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를 지켜본 노인은 두 여인에게 다음과 같이 교훈합니다: "깨끗한 것도 중요하지만 어디서 무슨 죄를 지었는지도 알 수 없는 그 죄가 결정적으로 문제가 된다. 그것을 모르기 때문에 뉘우치지도 회개하지도 않는 것이다."
2
우리가 부른 찬송가 479장은 오늘 본문 시편 130편의 내용에 충실하게 작사한 시입니다: 찬송가
1절은 본문 1-2절의 내용으로 인생의 허다한 일들을 밀어둔 채 오직 주님과 더불어 가지는 내밀(內密)하고 깊은 교제 가운데서 삶의 궁극적인 문제에 대해서 아뢰는 것입니다;
2절은 본문 3-4절에 해당하는 것으로, 죄와 용서, 구원에 관한 시편기자의 이해입니다;
3절은 본문 5-6절에 관한 것으로, 그가 하나님을 바라고 기다림이 얼마나 간절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4절은 본문 7-8절의 표현으로 그의 민족들을 향한 애타는 권유(勸誘)입니다.
본 시편기자는 성도의 올바른 기도자세를 밝히는 동시에 그리스도를 바라볼 때에만 참된 구원과 용서가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자신의 한계와 허물을 깨닫고 하나님 앞에 겸손히 무릎꿇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을 바라보는 성도의 최상의 자세라고 할 것입니다.
절망의 깊은 골짜기로 떨어져 보지 않고도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헤아려 알 수 있다면 이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허물과 죄를 미리 알아 항상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하나님과 바른 관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때로는 우리에게 절망이 찾아오고 고통의 깊은 골짜기에 처하게 됩니다. 예수님이 당하신 고난이 그렇고, 바울과 베드로, 요한등 초대 교회의 사도들이 당한 고난의 늪이 그렇습니다.
우리 인생은 미련하여서 매맞아보지 않고는 그 매가 얼마나 아픈지 알지 못하며, 잃어보지 않고는 내가 갖고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짐작하여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절망가운데서, 깊은 데서 여호와를 부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도움을 청합니다. 이것이 믿지 않는 사람과 믿는 사람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은 절망과 고통 가운데 세상적인 방법으로 그 절망의 늪에서 벗어나려고 허우적대다가 기진맥진하여가지만, 우리 믿는 사람들은 평안할 때는 찾지 않던 주님을, 절망의 깊음 가운데서 찾고자 합니다.
본문 1-2절은 하나님께로 향한 시편기자의 간구, 간절한 부르짖음입니다.
1절에, "여호와여 내가 깊은 데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 합니다. 내가 왜 이 깊은 가운데 처하여 있는지는 어쩌면 믿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혹은 나의 죄에 대한 징계로서 일시적으로 당하는 절망일 수 있고, 혹은 주님의 이름을 위하여 영광스럽게 통과하여야 할 고난일 수 있습니다. 유다의 하나님께로부터 돌아선 죄를 지적하다 옥에 갇힌 예레미야의 부르짖음, 사자굴에 갇힌 다니엘의 부르짖음, 예수님의 십자가상의 부르짖음, 그리스도를 증거하다가 옥에 갇힌 바울과 실라의 찬송하는 조용한 부르짖음은 하나님의 이름을 위한 깊은 데서의 부르짖음입니다. 큰 물고기 뱃속에서 사흘 밤낮을 머문 요나의 깊은데서의 부르짖음은 징계를 통하여서도 그에게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께 대한 감사의 부르짖음입니다. 다행스럽고 감사한 것은 우리가 우리의 얼굴을 돌려 부르짖을 대상, 하나님이 있다는 것입니다.
2절에 "주여 내 소리를 들으시며 나의 간구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소서"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시고 작은 소원도 들어주시기를 원하시는 분입니다. 시편 121편에서 시편기자는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했습니다.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께서 우리를 도우시되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고 항상 우리 곁에 계셔 우리의 간구를 들으시고 응답하십니다. 하나님은 예레미야서 33:3에서 말씀하시기를,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하십니다. 우리 주님은 우리의 간구에 귀를 기울이시고 주님의 뜻 안에서 응답하시글 즐겨하십니다.
본문 3-4절은 우리 인간의 죄의 문제와 하나님의 사유(赦宥)와 구원(救援)에 관한 것입니다.
3절에 "여호와여 주께서 죄악을 감찰(監察)하실진대 주여 누가 서리이까?" 합니다. "죄악을 감찰하다"를 영어 KJV은 "mark iniquities"(=죄과를 표시하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우리 인간의 죄와 허물중 어느 것 하나 하나님 앞에 숨길 것이 없습니다. 우리 마음 속의 부정한 것까지 밝히 드러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외적인 것, 머리털 하나까지 밝히 세실 수 있는 분이며, 내적인 것, 우리의 모든 속사정까지 세세히 아시는 분입니다. 작은 마을의 이장(里長)보다도 사람들의 사정을 더 잘 아시는 분이지만, 마음 씀씀이는 쫌스럽지 않은 대범한 분이십니다.
4절에 "그러나 사유(赦宥)하심이 주께 있음은 주를 경외케 하심이니이다" 합니다.
운전면허를 갖 딴 아들이 운전을 하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해서, 마침 아버지가 출장중인 틈을 타서 아버지의 차를 몰고 나갑니다. '조심해서 몰면 별일 없으리라' 하는 마음으로 나갔지만 어디 그렇게 됩니까? 신나게 기분을 낸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만 parking을 잘못하여 차 뒷쪽을 기둥에 들이받아 한 쪽에 흠이 생겼습니다. 다행히 차 뒷편의 아래부분이라서 그렇게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고치려면 몇백불이 들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돌아오시면 말씀드려야지 했는데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삼일이 지났는데 아버지가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말씀이 없으십니다. 삼일이 지나면서부터는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차라리 야단을 치시면 낟겠는데, 입은 떨어지지 않고, 이제나 저제나 아버지의 불호령만 기다리며 불안한 순간들을 보냅니다. 아버지와 눈이 마주칠까봐 겁이 납니다. 일주일쯤 지났는데, 차의 찌그러진 부분이 말짱하게 고쳐져 있습니다. 내가 그런줄 아셨으면 아버지가 야단을 안 치실 리가 없는데 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며 차옆에 서있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다가오시며 빙그레 웃으시며 차 열쇠를 내미십니다. "네가 운전 해볼래?" 아들은 대답을 못하고 엉거주춤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 차를 너 줄려고 생각하고 있었어. 새 차를 사줄까도 생각해보았지만, 운전을 처음 하는 사람에겐 중고차가 오히려 부담이 없고 좋을꺼야. 한 2-3년 지나서 새 차를 장만해줄께."
우리의 죄를 판단할 권한이 있는 분이 우리의 죄를 묻지 않으시며, 아니 기억하지 않으시기로 작정하실 때, 우리는 그분의 고마움에 경외감(敬畏感) 마저 느낍니다.
5-6절은 우리의 부르짖음을 응답하시며,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구원하시는 주님에 대한 간절한 기다림입니다.
"나 곧 내 영혼이 여호와를 기다리며 그 말씀을 바라는도다" 했습니다. "내 영혼이 주를 기다리되, 그 기다림이 파숫군이 그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하다"고 했습니다. 주를 기다리는 시편기자의 간절함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군대에서 보초를 서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밤에 보초를 서는 것이 얼마나 지루하고 시간이 안가는지 잘 알 것입니다. 특히, 추운 겨울 날에 파수를 서는 사람에게 파수의 임무가 끝나는 아침은 얼마나 간절하게 기다려지는 시간인지 모릅니다. 아니면, 먼길을 떠난 남편이 돌아오기를 밤새껏 기다리는 젊은 아내의 심정이 어떠한 것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의 시편기자는 파숫군의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 간절한 심정으로 주님의 응답을, 용서를, 구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즈음 현대의 교인들의 문제는 이와같은 간절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죄에 대한 의식부터가 희미하고, 해서 용서나 구원의 간절함도 별반 없습니다. 겉으로 본 현재의 삶이 편안하기에 절실하게 구함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의식함이 없다고 해서 우리에게 죄가 없는 것은 아니며, 우리에게 죄사함의 용서가 필요없고 구원이 필요없는 것이 아닙니다.
7-8절에서 시편기자는 그에게 뿐아니라 그의 동족에게까지 은혜(恩惠)를 베푸시는 주님의 긍휼(矜恤)을 기대하며, 그의 동족 이스라엘에게 인자(仁慈)와 구속(救贖)의 주님을 바라보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아 여호와를 바라지어다. 여호와께는 인자하심과 풍성한 구속이 있음이라" "저가 이스라엘을 그 모든 죄악에서 구속하시리로다" 합니다.
죄와 허물이 많은 이스라엘이 지금이라도 여호와께 돌아와서 그에게 그들의 모든 죄를 고백하며, 그의 용서를 간구할 때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구속하실 뿐 아니라 풍부한 축복으로 채워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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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1서 1:9-10에서, 요한은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저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모든 불의(不義)에서 우리를 깨끗케 하실 것이요, 만일 우리가 범죄하지 아니하였다 하면 하나님을 거짓말하는 자로 만드는 것이니 또한 그의 말씀이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하니라" 합니다.
우리 믿는 사람들은 우리의 죄와 허물을 사유하시는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평안한 때에도 하나님을 바라야 할 것이며, 우리가 절망의 깊은 늪에 있을 때에는 더더욱이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할 때 하나님은 우리의 의로운 상태에도, 불의한 상태에도 우리를 저버리지 아니하시고 우리에게 응답하여 주실 것입니다. 엘리야가 절망 가운데 '죽기를 원하였지만' 하나님께서는 그의 천사를 보내어 물과 떡으로 마시우고 먹이셨으며, 그를 하나님의 산 호렙으로 인도하시고, 거기서 '작고 세미한 음성' 가운데 그를 만나 주셨습니다.
하나님 앞에 설 때, 우리는 우리의 허식(虛飾)과 자만(自慢)을 버리고 겸손한 모습으로 서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겉과 속을 아시는 분이십니다. 우리 골약교회에 속한 성도님들 모두가 인자(仁慈)와 구속(救贖)의 하나님을 바라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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