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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2만 명 시대와 한국 선교의 미래를 말한다
선교사 2만 명 시대와 한국 선교의 미래를 말한다  
최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2009년 1월 현재 한국 교회의 파송선교사 수가 1만 9,413명으로, 3월에는 2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해 주목을 끌고 있다. 파송 선교사 2만 명 시대를 맞이해 한국 교회 선교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보다 성숙한 발전을 위해서 부족한 점은 무엇이며 그에 따른 대안은 무엇인지 선교 전문가 3인의 시각을 통해 살펴보았다.

일시 2009년 2월 9일 1시 30분
장소 서울 대치동 GMS 이사장실
진행 최원준 편집장
정리 김찬현 기자
사진 한치문 기자


한국세계선교협의회에 따르면 2009년 3월로 파송 선교사가 2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선교에 한 획을 긋는 의미 있는 일입니다. 우선 파송선교사를 어떤 방식으로 누가 집계하는지 궁금합니다.
정민영 이번 한국세계선교협의회의 파송선교사 집계는 그동안 해왔던 방식에 비해 매우 정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듀얼멤버십이중회원의 경우 교단과 선교단체 양쪽에 동시에 집계했었기 때문에 선교사 수를 정확하게 집계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그 부분을 제외해 정확성을 기했습니다.
한철호 파송선교사를 파악하는 것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한국선교연구원KRIM 두 곳에서 하고 있습니다. 집계는 관련된 설문지를 모든 선교 단체에 보내고, 그것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신교 선교가 시작된 지 124년 만에 선교사 2만 명 시대를 맞은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한철호 선교사 2만 명은 한국 교회에 있어 큰 축복이며 감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지역 교회 중 선교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교회는 흔하지 않았습니다. 통계 수치로 보더라도 1979년 한국 교회의 파송 선교사가 92명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2만 명이라는 숫자는 30년 동안 200배의 성장을 거둔 것이죠.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60~80년대 한국 교회의 성장과 부흥의 열매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교사 2만 명이라는 숫자는 한국 교회의 큰 자랑과 자산입니다. 그러나 더 잘 감당해야 한다는 책임도 큽니다. 한국 교회의 선교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잘 극복하고 어떻게 한 단계 더 성장해나갈 것인가가 앞으로 한국 교회에 남겨진 숙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강대흥 저는 1987년 처음 선교지로 나가서 1989년 GMS 소속이 되었습니다. 합동총회 소속 선교사로는 100번째 선교사였습니다. 20년이 지나 현재 GMS 소속 선교사들이 약 2,050명이라는 큰 성장을 거뒀습니다. 이 같은 성장은 한국의 경제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한국 경제가 뒷받침되어 주지 않았다면 선교사 2만 명 시대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2만 명의 선교사가 파송됐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 중 하나가 거기에 걸맞은 재정이 소요된다는 것입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선교사를 파송했다는 것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재정을 선교에 투입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한국 교회가 선교사를 많이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걸맞은 수준을 갖춰야할 때라고 봅니다. 그동안 앞으로만 달려 나갔다면 이제는 한번 멈춰 서서 우리의 현주소를 돌아봐야 할 때가 아닐까요.
정민영 먼저 긍정적인 면으로 하나님께서 한국 선교를 세계 선교의 촉발제로 쓰셨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수백 년 동안 서구 교회 주도로 이루어진 선교의 큰 흐름 속에 한국 교회가 참여하는 형태였다면 한국 선교가 성장하면서 이제는 한국 선교가 선교의 새로운 흐름의 중심에 자리잡았습니다. 선교학자들이 3분의 2가 세계선교운동 또는 지구촌선교운동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평가하는데 그런 변화의 흐름을 바꾸는 중심에 한국 교회가 서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계 교회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전반적으로 선교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인지, 아니면 미국, 영국을 비롯한 서구권과 한국 등의 몇몇 국가에서만 열심인지 궁금합니다.
정민영 제가 지켜본 바로는 서구 교회나 서구 선교 운동의 체면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캐나다입니다. 과거에 비하면 열심이 덜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이 두 국가가 서구 선교의 큰 흐름을 이끌고 있습니다. 또 유럽은 세속화의 중심이 되어버렸지만 영국이나 스칸디나비아권에서는 현재도 활발하게 선교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그동안 피선교지였던 나라들이 선교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데, 한국을 비롯해 인도, 그리고 브라질,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등이 굉장히 활발하게 선교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한철호 선교는 특별한 것이라기보다는 본 것을 전하는 일입니다. 타문화권에 복음을 전하는 것은 교회가 성장하고 크리스천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1900년대 초에는 세계 기독교인구의 80%가 서구권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1980년을 기점으로 서구권에 살고 있는 크리스천보다 비서구권인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에 살고 있는 크리스천의 비율이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비서구권의 교회에서도 자연스럽게 선교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전에는 선교를 하기 위해서는 서구권에서 비서구권으로 와야 했지만 지금은 그러한 구분이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서구 교회가 줄어들고 비서구 교회가 성장하면서 흐름이 변화되고 결국 세계 모든 교회가 선교에 참여하는 시대가 시작됐습니다.
정민영 그런 현상을 ‘글로벌 미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미션은 이전에는 선교의 개념이 일방통행이었다면 이제는 복음이 있는 모든 곳에서 복음이 없는 모든 곳으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글로벌 미션이 일어나는 시대에 한국 선교는 아직도 서구 선교가 해왔던 과거의 사고방식으로 선교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선교의 주체인 우리가 피선교지에 우월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명이 더 발달하고, 경제가 풍요롭기 때문에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다는 일방통행적인 선교의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은 잘못된 것이죠. 한국 교회에서 인도로 많은 선교사들을 보내고 있지만 인도 교회의 선교 역시 한국 교회와 비교해 뒤쳐지지 않습니다. 글로벌 미션의 시대가 왔음을 한국 교회와 선교사들이 자각하지 않으면 오히려 시대착오적인 선교를 할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에 나타난 예루살렘 교회를 살펴보면 당시 예루살렘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선교운동이 크게 일어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케도니아 교회가 찢어지게 가난했지만 선교를 했습니다. 즉 하나님의 경제적인 축복이 있어야만 선교 운동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한국 선교가 2만 명 시대가 되기까지 우리가 모델로 삼았거나 많은 영향을 끼친 나라가 있다면 미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선교사 2만 명 시대를 맞이하면서 모델로 삼았던 미국 교회의 선교를 뛰어넘기 위해서 한국 선교가 발전시켜야 할 점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십시오.
강대흥 서구 선교를 다양한 형태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저는 ‘스테이션 선교’라고 하고 싶습니다. 스테이션 선교는 선교지에 도착해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교회보다는 학교, 병원을 세우고 이후에 교회를 세우는 방식을 말합니다. 한국에서 사역했던 미국이나 서구선교사들 역시 이러한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서구 교회는 이제 이런 방식을 반성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태국에서 오랫동안 사역을 했지만 한국 교회의 선교 방식 역시 이것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었습니다. 한국 목회자들의 경우 과거 한국에서 사역했던 서구 선교사들이 병원을 세우고, 학교를 만들면서 사역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선교지에 가면 제일 먼저 병원이나 유치원, 학교 등의 센터를 세워야 한다고 생각하죠. 이러한 패러다임에서 속히 벗어나는 것이 한국 교회와 목회자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민영 어떤 방법이 선교의 정도를 걷는 것일까라는 고민이 있어야 합니다. 목회도 마찬가지지만 선교 역시 성육신 하셨던 예수님의 모습을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전해야 하는 것은 복음이지 한국 교회가 아니지요. 미국 선교사들이 한국에서 사역하는 동안 미국 교회의 방식을 그대로 심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한국 선교 역시 선교지에 한국 교회를 그대로 심으려는 시행착오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난 1월에 열렸던 방콕포럼에서 논의했던 내용 중에서 의미 있는 설문 조사가 있었습니다. 동부 아프리카에서 한국인 선교사와 함께 사역하고 있는 현지인 신학교 교수, 교회 관계자 등 사역자들에게 한국 선교사들에 대한 인식조사를 했는데 현지인들에게 모범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64% 나왔습니다. 또 한국 선교사들이 우월의식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67%가 그렇다고 응답했습니다. 심각하게 반성해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철호 사실 한국 선교사들이 선교 현지에서 이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선교사들을 비롯해 한국 교회에서도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런 문제는 어떤 부분을 조금 고치면 될 것이라는 태도로는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선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 자체가 바뀌어야 하는 큰 문제입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선교가 무엇이며, 그리스도인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이것은 한국 교회 전체의 문제로 확대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부흥하고 한국 사회 내에서 어려운 이들을 가장 많이 도우면서도 사회로부터 부정적인 인식을 많이 받고 있듯이 한국 선교와 선교사들 역시 마찬가지라는 말입니다. 한국 선교사들이 일도 가장 많이 하고 교회도 가장 많이 세우고 또 그것으로 인해 칭찬도 많이 받지만 또 반대로 자질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도 받고 있거든요. 이 양면성의 뿌리와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지금 한국 선교에 가장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민영 제가 처음 선교지로 나갔던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선교사들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선교사 후보들은 수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교사 다량생산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선교사들이 배출되고 있는 현재에는 그런 부분이 매우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문제점으로는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한국 사람들만의 태도입니다. 심지어 선교 현장에 나갔을 때 자신보다 먼저 선교지에 온 선배 선교사들의 의견도 잘 듣지 않습니다. 현지인의 이야기에는 더 귀를 기울이지 않죠. 예수님이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려고 오셨듯이 선교사는 선교지를 섬기고 현지인들을 섬기러 간 것인데도 불구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한국 선교사들은 “내가 봤을 때 어느 지역에 사역이 필요하고, 나를 파송한 한국 교회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고, 나의 후원자들이 무슨 일을 하기를 원하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대흥 앞의 말씀에 동감하면서 또 한 가지를 더 지적하고 싶습니다. 한국 교회는 개교회가 매우 독립적으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개교회 중심적인 사역을 하다 보니 선교에서도 전문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선교는 전략적이고 전문적인 부분이 요구되기 때문에 지역 교회가 전문 선교단체들을 후원하고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한데, 이러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민영 사실 우리는 공동체성이 강한 문화인데 산업화 과정 속에서 공동체성이 많이 깨졌습니다. 심지어 한국의 문화 학자들이 한국에 문화가 존재하는가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화파괴 현상이 일반 사회뿐만 아니라 교회에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극단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한국 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를 통해 선교 현장에까지도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죠. 선교 현장에 있는 현지인 지도자가 한국 선교사와는 더 이상 함께 일하지 않겠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슬픈 현실입니다. 그런데 그 원인을 살펴보면 선교 부분에만 국한시킬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선교사는 교회의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교회가 선교에 열정을 가지고 선교운동에 뛰어든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양적인 팽창이 질적인 저하를 가져오기도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한국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많은 선교사를 보내는 것이 하나의 목표가 되어있다 보니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선교동원가이지만 양적인 성장이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선교사를 100만 명 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2만 명 선교사가 2천 명으로 줄어들더라도 정말 하나님이 원하는 사역을 하는 사역자가 필요합니다.
한철호 이런 지적들이 혹시 선교사가 지역 교회를 비판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보다는 한국 교회와 선교사들에게 이런 긍정적인 점이 있고, 다만 부족한 부분들을 어떻게 채우고 건강하게 바꿔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한국 교회가 건강해야 한국 선교가 건강해질 수 있다는 차원에서 교회와 선교를 연관짓는 것입니다.

선교사 2만 명의 시대를 맞이해서 지금까지 제기된 모든 문제를 풀기 위해 꼭 해결해야 할 문제와 앞으로 한국 선교의 방향성에 대해 각자 가지고 있는 의견을 나눠주십시오.
한철호 사역을 하다보면 목표가 흐려지거나 중심이 흩어지는 경우를 맞을 때가 있습니다. 한국 교회의 선교에 다시 한 번 초점을 맞춘다면 우리가 왜 선교를 하는가에 대한 심각한 통찰이 지금 한국 교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교회와 선교가 지금까지 성장해 온 속도에서 조금 늦춰지는 부분이 있더라도 이런 물음을 가져야 합니다. 한국 교회 역시 사회로부터 교회가 무엇이냐에 대한 질문을 자꾸 받지 않습니까.
강대흥 제가 섬기고 있는 GMS의 경우에는 최근 지역선교본부를 활성화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도 지역선교본부라는 시스템이 있지만 활동이 미비합니다. GMS의 경우에는 약 2천명의 선교사가 동남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 선교사들이 사역하고 있기 때문에 선교 현장에서 일어난 일들을 한국에 있는 본부에서 결정해주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한국 본부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지역 전문가가 아닌 제가 결정을 하는 것입니다. 한국 선교가 보다 성숙되고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이제 선교 현장의 시니어 선교사들이 자신이 속한 지역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결정권도 가지면서 책임도 지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더욱 성숙되면 한국 교회도 선교 현장에서 내리는 선교사들의 결정들을 받아들이고 지원할 수 있는 성숙함이 생겨날 것입니다.
정민영 지금 물어보신 것은 진단과 처방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좀 더 잘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방콕포럼과 같은 진단과 처방을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죠. 방콕포럼이 올해로 6회째가 되었지만 지난 5~6년 사이에 선교를 이슈로 이런 유사한 포럼이나 모임들이 일어나는 것을 볼 때 저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한국 교회가 이런 일을 별로 하지 못했거든요. 평가하고 진단하고 잘한 것은 더욱 잘 하도록 칭찬해주고 잘못한 부분은 고쳐주는 노력을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이죠. 그래서 이런 한국 선교에 대한 진단과 처방의 역할을 하기 위해 모인 결과가 방콕포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철호 한국 선교사들과 서구선교사를 비롯한 다른 나라 선교사들의 특징을 비교해볼 때, 한국 선교사들은 굉장히 행동중심적입니다. 서구 선교사들이 하지 못했던 사역을 한국 선교사들은 불과 6개월 만에 해결하기도 하고, 10년 동안 교회를 세우지 못했던 지역에 교회를 세우기도 하는 것이 한국 선교사들인데, 이러한 점은 장점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장점은 단점이 수반되지 않습니까?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한데, 선교 현장에서 한국 선교사들이 행동하는 측면으로 많이 발전해왔다면 이제는 생각하고 고민하고 만약 지금까지 해온 사역이 잘못이었다면 내려놓고 다시 출발하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정민영 조금 더 보완해서 이야기하자면 세계 선교 속에서 한국 선교를 놓고 본다면 한국 선교는 분명히 세계 선교 운동의 선두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한 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우리의 선교 역사가 불과 수십 년에 불과하지만 세계 선교 운동은 2000년이라는 긴 역사가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선교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아닙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해 온 서구 선교의 성장과정을 보고 배우는 것이 지금 한국 교회에 필요한 숙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작은 구멍가게를 운영하기 위해서도 노하우를 어깨너머로 배우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선교는 묻지마선교를 하고 있는 것인지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선교가 새로운 선교 모델이 되기 위해서 한국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을 말씀해주십시오.
강대흥 저는 한국 교회 내에 선교에 대한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선교지에서 한국으로 돌아와서 느낀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매스컴의 영향력입니다. 선교가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한국 교회가 건강해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교회 목회자를 비롯해 평신도 사역자, 청년까지 총체적으로 건강해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독교 매스미디어가 한국 선교를 위해 선교에 대한 건강한 모델을 찾는 노력을 하고 한국 선교에 대한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글들이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철호 다시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선교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지금이 한국 교회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자기부인에 대해 돌아봐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선교사들이 선교지에 뼈를 묻을 각오를 하고 선교지에 첫 발을 디딥니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는 그런 다짐과는 상관없는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선교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일인 것 같지만 저는 지금 선교사들의 자기부인을 확인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민영 2만 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한국 교회가 지금 해야 하는 가장 시급한 일은 바로 세계 교회와 손잡고 함께 사역하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 안에서 우리만의 잔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교회와 함께 뛸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소속되어 있는 국제위클리프의 경우만 해도 48개의 국가에서 파송 받은 선교사들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만 선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작년 10월 태국에서 열렸던 세계복음주의연맹 총회에 참석했는데 100여 개 국, 500여 명의 각국 선교계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 복음주의 교회의 현안을 다뤘습니다. 그곳에 한국 대표로 딱 한 분이 참석하셨는데, 저는 이것은 정말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교회가 얼마나 세계 교회와 함께 손잡고 일하는데 관심이 없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선교는 국제적인 사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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